安선대위원장 맡은 최진석 교수 "나라 수습할 사람은 安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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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함평군 대동면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자택을 찾아 최 교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8일 ‘도가(道家) 철학의 대가’이자 중도 보수 성향의 원로학자인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를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캠프의 얼굴이자 지휘 체계의 정점인 상임 선대위원장에 명망 있는 학자를 초빙한 안 후보는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한 뒤 전남 함평군 대동면에 있는 최 교수의 자택을 찾았다. 지난해 10월에 이은 두 번째 만남으로, 면담에는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동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함평군 대동면 '호접몽가'에서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와 만난 뒤 집 밖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온 최 교수는 최근 저서와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여러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이 ‘5·18역사왜곡처벌법’을 일방 처리하자, 이를 저격하는 시 「나는 5·18을 왜곡한다」를 써서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던 광화문 촛불 시위를 ‘권력 눈치 보지 않는 야생의 율동’이라 표현했던 그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에서 “촛불 혁명은 실패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종의 혁명 주도 세력 격인 현 정부가 스스로 바뀌지 않은 채 학습된 것들만 따랐다는 이유에서다.

안 후보는 이날 한 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누며 최 교수에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최 교수는 이를 수락했다. 만남 뒤 안 후보는 “평소 최 교수님이 쓰신 책을 읽고 배움을 얻으며 존경해왔다. 캠프의 사상적 중심이 돼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뭘 해야 하는지 대중에게 열심히 알려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대한민국이 진영정치로 많이 흐트러졌는데 이를 수습할 사람은 도덕적 결함이 없는 안철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가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정치한다'고 했는데 저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과거에 갇혀있었고 이를 건너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19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선대위 사무실을 찾아 실무를 파악하면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최 교수 영입 외에 126명의 지역 선대위원장을 선정하면서 내부 정비에 속도를 냈다. 국민의당 선대위는 “지난달 30일부터 열흘간 공모를 진행한 결과 158개 지역에서 260명이 지원했다”며 “아직 선정되지 않은 곳들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일 독자 행보와 대선 완주를 강조해온 안 후보는 이날도 같은 메시지를 냈다. 안 후보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단일화는 없느냐”는 질문에 “(안철수로 단일화하는) 안일화”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지금 현재 국민의힘은 정권 교체 자체가 목적이다. 그런데 저는 정권 교체뿐만 아니라 그다음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를) 더 좋은 정권 교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녹취록 보도에 대해서는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를 폄훼하고 피해자에 2차 가해를 가하는 발언은 사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