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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정책도,DJ정책도"말했던 李 ‘유승민 공약’ 흡수했다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8일 “디지털ㆍ에너지ㆍ사회서비스 대전환을 통해 3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일자리 대전환 6대 공약’을 발표하면서 첫머리로 내놓은 약속이다. 지난 11일 ‘신경제 비전 선포’와 12일 ‘산업대전환 공약 발표’에 이어 이른바 '경제 대통령'이미지 굳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일자리 대전환 6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일자리 대전환 6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李 “유승민 공약 수용”…李 측 “윤석열 공약도 채택 검토 중”

이날 이 후보가 발표한 6대 공약은 ▲대전환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 체계 구축 ▲일자리 정책 체계 정비 ▲기업 주도 일자리 성장 촉진 ▲ 혁신형 지역 일자리 창출 ▲청년 일자리 지원 등이다. “일자리가 곧 경제이며, 일자리가 곧 복지” 등 공약 발표문에서 ‘일자리’라는 단어만 68번 등장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300만개 일자리 창출의 세 가지 원동력 중 하나인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135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비ㆍ지방비ㆍ민간자금을 포함한 135조원을 조성해 디지털 인프라 조성, 데이터 고속도로 구축” 등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후보는 300만 일자리 창출의 또 다른 원동력 중 하나인 ‘사회서비스 대전환’을 설명할 땐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유승민 전 의원을 콕 집어 언급했다. “돌봄ㆍ간병ㆍ보육의 사회서비스와 코로나19팬데믹 극복을 위한 공공보건 분야에서 반듯한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는 공약을 설명한 뒤, 이는 “(국민의힘 경선 당시) 유 전 의원의 훌륭한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 공약을 실사구시 입장에서 과감히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좋은 정책이라면 진영을 가리지 말고, 활용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 사진은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10차 토론회에 참여한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유승민 전 의원. 사진은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10차 토론회에 참여한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지난해 말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김대중 정책이든 박정희 정책이든 따지지 않고 채택하겠다”고 말해온 이 후보는 최근 정책 수용 범위를 더 넓히고 있다. 지난 16일 강원 강릉의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 이미 “유 전 의원이 공공 일자리를 많이 만들자는 정책을 주장하신 것 같은데 제가 곧 그거 베껴서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같은 자리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GTX를 춘천까지 연결하겠다고 했는데 좋은 생각”이라며 “수요가 있다면 타당성을 검토한 뒤 안 할 이유가 없다”라고도 했다.

본인과 경쟁하는 정당 주자들의 공약까지 수용하며 실용주의적 이미지를 더 확산하려는 것이다. 이 후보 측 정책 라인의 핵심 관계자는 “GTX 공약을 포함해, 윤 후보의 정책도 선대위에서 검토 중이며 필요하면 조만간 발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청년 고용률 5%p 향상”…2030 청년 겨냥 행보

이 후보는 취약지점으로 꼽히는 청년층을 겨냥해 “임기 내, 청년 고용률 5% 포인트 향상을 목표로 과감한 상상력을 지닌 담대한 일자리 정책을 펼치겠다”라고도 약속했다. 구체적으론 “국민내일배움카드를 개편해 청년 지원금을 현재보다 두 배 더 늘리겠다”, “직업훈련기관에 대한 심사평가 요건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 청년이 더 다양한 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 등의 제안이 나왔다.

아울러 청년 실업자는 많은데 일부 IT 기업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지역경제를 키우는 ‘기업도시 2.0 프로젝트’도 제시했다. 기업도시ㆍ대학도시ㆍ혁신도시를 3개 축으로 묶어,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제공 받고 학생은 졸업하면 언제든지 취업할 수 있는 대전환이 필요하다”(이광재 선대위 미래경제위원장)는 구상에서 나온 공약이다.

이밖에 이 후보는 이날 “국가대표 혁신기업 3000개, 유니콘 기업 100개, 다수의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기업 육성”, “50조원의 K-비전 펀드 조성”,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사업을 10개 이상 추가 발굴해 50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지원” 등의 공약을 냈다.

친기업 행보도 계속…李 측 “합리적 행보로 승부” “설 연휴에 국민이 판단”

공약 발표 직후엔 서울 마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자리에서 이 후보는 “규제를 합리화하고 기업들이 창의와 혁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부의 첫 번째 할 일”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운데)가 18일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간담회를 마친 후 중견기업연합회 임원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운데)가 18일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간담회를 마친 후 중견기업연합회 임원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는 실제론 합리적이고 친기업적인 인물인데, 시중에 잘못 알려져 있다”며 “진영을 가리지 않는 정책 채택과 합리적인 시장 행보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도 이날 대선 D-50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이재명 다움’에서 ‘대통령 다움’으로 전환하는 시기”라며 “누가 국민의 삶을 이해하는 사람인지는 설 연휴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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