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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권자 무속 의존은 위험”…"尹 샤머니즘"목청 올리는 與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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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대책본부에 무속인이 관여했다는 의혹에 총공세를 폈다. ‘건진법사’라 불리는 무속인 전모씨가 국민의힘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전날 언론보도로 불거진 윤 후보의 ‘무속 리스크’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국가의 주요한 의사결정을 무당과 무속에 의존하는 국가결정권자가 있다면 대단히 위험하고 불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본인 개인의 위기뿐만 아니라 성남시의 부도 위기와 경기도의 여러 난제를 풀어 실적으로 능력을 입증한 후보”라며 “위기의 시대에 위기를 스스로 풀어간 리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논란과 무속인 중용 논란을 싸잡았다. 윤 원내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은 무당이고, 왕윤핵관은 부인 김건희였다”며 ”윤석열 집권 시 제2부속실을 폐지하고 ‘제2무속실’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중의 얘기가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윤 후보의 ‘무당 선대본’ 실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선거 공식기구에 대놓고 무당을 임명할 정도면 이는 샤머니즘 숭배일 것”이라며 “선거부터 주술의 힘에 의존한다면, 당선 이후 기다리는 더 많은 결정들은 대체 어떻게 판단할 작정인가”라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무속 논란에 대한 윤 후보 측 대응을 비판하는 논평도 쏟아졌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전씨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삭제된 것과 윤 후보가 이날 오전 논란의 ‘네트워크본부’를 해산시킨 것을 두고 “증거인멸이 따로 없다. 이처럼 발 빠른 꼬리 자르기야말로 무속인 ‘건진법사’의 선거 활동을 여실히 증명하는 셈”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윤 후보를 향해 “건진법사에게 ‘길일’을 물어서 일정을 택일했던 것 아닌가. 혹여 국가안보 문제도 무속인에 물으려 하느냐”고 물었다.

전용기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윤 후보를 둘러싼 ‘도사’, ‘법사’는 한 두 명이 아니다”라며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탄핵은 온 국민의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무속인이 국정을 쥐락펴락한다는 국민들 우려를 당장 불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거티브 경쟁보다는 포지티브 경쟁을 해야 우리한테 강점이 있다”(지난 10일 중앙일보 인터뷰)던 이 후보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건진법사’ 논란에 화력을 집중하는 건 윤 후보와의 대결을 ‘유능 대 무능’ 구도로 각인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선대위 관계자는 “건진법사 의혹은 ‘도사들과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는 김씨의 육성과도 맥락이 일치하지 않느냐”며 “‘무속인이 국정을 조종한다’는 지점을 부각하는 건 네거티브가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서 윤 후보의 무능을 꼬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정책라인 관계자는 “무속 논란을 유능 대 무능 문제로 돌려놓고 TV토론을 이를 확인하는 자리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도 “무속 논란은 무분별한 인신공격이라기 보다는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문제제기”라며 “윤 후보 지지율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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