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출근→아프면 쉬고 4만4000원 받기…7월부터 시범시행

중앙일보

입력 2022.01.18 12:08

업데이트 2022.01.18 12:38

직장인의 상당수는 아파도 회사를 쉬지 못하고 출근한다. 소득이 주는 게 걱정돼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상병수당 제도가 7월 시범적으로 시행된다.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 출근길 시민들의 모습. 연합뉴스

직장인의 상당수는 아파도 회사를 쉬지 못하고 출근한다. 소득이 주는 게 걱정돼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상병수당 제도가 7월 시범적으로 시행된다.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 출근길 시민들의 모습. 연합뉴스

근로자가 아파도 잘 쉬지 못한다. 회사 눈치를 봐야 하는 데다 쉬면 소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는 사회보험이 상병수당이다. 미국과 한국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시행한다.

정부, 상병수동 시범사업 실시
이재명 후보는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윤석열 후보는 공약 준비 중

우리도 7월 상병수당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보건복지부는 6개 시·군·구를 공모로 선정해 시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18일 발표했다. 근로 불가 기간 하루 4만4000여원을 받게 된다. '아파도 출근'에서 '아프면 쉬고 4만4000원 받기'로 바뀐다. 그동안 복지 투자를 확대하면서 웬만한 제도가 도입됐으나, 선진국에서 보편화한 상병수당이 빠져 있었다.

상병수당은 코로나19가 촉발했다. 코로나 유사 증세가 나타나면 출근하지 않고 쉬어야 하는데도 회사에 나가게 되면서 감염을 확산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2020년 초 논의가 시작됐고, 그해 7월 노사정 협약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3단계 시범사업을 거쳐 2025년 모든 건강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상병수당은 이번 대선에서 공약으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조기에 도입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공약으로 내세우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안철수 후보는 17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의 공약 질의서에 대해 "취지에는 공감하나 건강보험 재정이 문제"라고 답했다.

상병수당은 질병의 종류와 관계없이 병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을 때 지급한다. 단 업무 외 질병이어야 한다. 업무상 질병은 이미 산재보험이 담당하고 있다. 중복 지급은 안 된다. 가령 근로자가 일하다 다치면 산재보험을, 주말 운동을 하다 다치면 상병수당을 적용받는다.

보건복지부 변성미 상병수당 TF팀장은 "업무상 질병과 업무 외 질병의 구분이 애매할 수도 있다. 상병수당을 먼저 지급했다가 나중에 산재로 판명되면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예산은 109억 9000만원이다.

상병수당 시범사업은 세 가지 모형으로 시작한다. 근로자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하지 못할 경우 못하는 기간만큼 수당을 지급한다. 입원 여부와 관계없는 방식이 a,b 모형이다. 근로 불가가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질병이나 부상 후 8일째(대기기간 7일, a형) 또는 15일째(b형)부터 지급한다. 1년간a형은 최대 90일 치, b형은 120일 치를 지급한다. c형은 입원 4일째(대기기간 3일)부터 1년 이내 최대 90일 치를 지급한다.

대기기간을 두는 이유는 일할 수 없을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안 그러면 경증환자에게도 지급해 오남용이 발생한다. 외국에서도 모두 대기기간을 두고 있다.

상병수당 시범사업 적용 절차. 보건복지부 제공

상병수당 시범사업 적용 절차. 보건복지부 제공

모형에 상관없이 하루 4만3960원을 지급한다. 최저생계비의 60% 선이다. 최대 120일 받는다고 가정하면 527만5200원을 받게 된다. 직장인이 대상포진에 걸려 3일 이상 입원하면 입원과 외래진료 일수만큼 상병수당을 받게 된다. 시민단체는 금액이 너무 적다고 지적해왔다. 복지부 변 팀장은 "시범사업이어서 장기간 보장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병수당은 건보가입자이면서 취업자이면 시범사업 대상에 든다. 근로 형태와 무관하다. 다만 월 최소 취업기간이나 근로시간의 제한을 두게 된다. 직장건보나 고용보험은 월 60시간 이상으로 근로시간 제한을 두고 있다.

상병수당 도입이 늦어진 이유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얼마나 들지 정확한 추계는 없다. 다만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2019년 보고서에서 연간 8000억~1조7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처럼 사회보험 방식의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나라는 대부분 건보 재정으로 상병수당을 부담한다. 이번 시범사업 비용은 일반 예산으로 조달한다. 2025년부터 건보재정을 동원할지, 예산으로 할지 결정해야 한다.

상병수당 공모에 참여하려는 지자체는 19일부터 복지부 홈페이지에서 세부 공모 내용과 양식을 확인하면 된다. 지자체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3월 말 6곳을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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