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극초음속 무서운 건 속도 아닌 우회비행…부산 타격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2022.01.18 11:45

업데이트 2022.01.18 11:53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예측 불가능한 궤도로 날아와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18일 보도한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지난 12일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한 사진 속 '극초음속미싸일비행계획'을 확대한 모습. 네이선 헌트 트위터 계정

지난 12일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한 사진 속 '극초음속미싸일비행계획'을 확대한 모습. 네이선 헌트 트위터 계정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지난 5일과 11일 쏜 극초음속 미사일과 관련해 “모든 미사일이 극초음속을 내기 때문에 현재 논의되는 건 (속도보다는) 미끄러지듯 날아가는 활공체(glider)에 대한 것”이라며 “북한이 시험 발사한 건 ‘기동식 재진입체(maneuvering reentry vehicleㆍMARV)’라고 부르는 약간의 활공과 방향 전환 같은 간단한 기동을 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험 발사 결과에 대해 “MARV는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이미 안정적인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소장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주목한 것은 ‘속도’가 아닌 우회 비행 등 ‘기동 능력’이었다. 앞서 군 당국이 두 차례 시험 발사를 속도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선 그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1분 만에 서울을 타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런 분석은 기술적으로 부정확하다”며 “스커드 미사일을 포함해 모든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활공체는 활공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속도가 더 느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비행 속도는 느려지지만 기동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망을 피하고자 좀 더 우회적인 비행경로를 택했다”며 “동해로 쏜 미사일이 방향을 바꿔 부산 같은 목표물을 향해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일 발사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합동참모본부·조선중앙통신]

11일 발사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합동참모본부·조선중앙통신]

루이스 소장은 이같은 특성 때문에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요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기동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요격이 어렵고, 레이더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며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제타격의 필요성에 대해 “한국이 순항미사일뿐 아니라 (전술 지대지 미사일인) 현무 미사일 시리즈를 개발한 이유”라며 “군 당국자들의 말을 잘 살펴보면, 늘 그것을 선제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였다”고 짚었다.

하지만 루이스 소장은 기술적으로 선제타격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을 거론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를 찾아내 파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한국이 실행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은 북한 지도자가 발사 명령을 내리기 전 그를 겨냥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해 '대성공'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했다.뉴스1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해 '대성공'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했다.뉴스1

다만 “이것은 극도로 위험한 전략”이라며 “양쪽 모두 자기가 먼저 움직이리라 생각하는데, 한쪽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위기 속에서 상황을 극도로 확대하고 위험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김정은이 ‘리스트’에 담긴 무기 개발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음 노동당대회(* 통상적인 주기로 보면 2026년 개최 예상) 이전에 군사용 위성 발사와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다탄두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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