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 … 적자에도 공항 늘리겠다 선언한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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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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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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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고속철 길이가 4만㎞를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베이징~홍콩 노선의 안칭(安慶)~주장(九江) 구간이 개통되면서부터다.

중국의 첫 고속철은 2008년 베이징~톈진을 300㎞로 연결하는 고속철도였다. 그렇게 첫 구간 개통 이후 불과 13년 만에 4만㎞를 깔았다. 이는 지구 적도를 한 바퀴 돈 거리이며, 중국 철도의 총 운행 거리는 15만㎞를 돌파했다.

그러나 중국의 철도사업은 천문학적인 부채를 일으켜 추진됐다. 중국 국유 철도기업인 국가철도그룹(國鐵集團)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기준 총부채는 5조 8400억 위안(약 1089조 원)에 달한다. 이는 철도 시스템 자산 가치의 약 68%에 해당한다. 해가 지날수록 국가철도그룹이 갚아야 하는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중국철로는 2022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으로 여객 수송량을 전년 대비 20% 늘어난 30억 3천800만 명으로 확대하고, 화물은 2.1% 증가한 38억 400만 톤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 올해 연간 투자 목표를 완수하며 촨짱철도 등 국가 중점 공사를 추진해 3천300㎞(일반 철도 약 1천900㎞ 포함) 이상의 신규 철도를 건설할 예정이다.

ⓒred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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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 허덕여도 고속철 확장을 미루지 않는 중국.
이제는 하늘길을 뚫겠다 나섰다.

지난 7일 중국민용항공국(CAAC, 이하 민항국)은 오는 2025년까지 민간 공항을 27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민항국은 최근 발표한 '14차 5개년(2021∼2025년) 민용항공발전계획'에서 2025년까지 항공편 이착륙 횟수가 1천700만 회로 확대되고 여객수송량과 화물수송량을 합친 운송 회전량이 1천750억 톤킬로미터(t·㎞, 화물 무게에 이동 거리를 곱한 수송량 단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여객과 화물 우편 운송량은 각각 연인원 9억 3천만 명, 95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쥔(韓鈞) CAAC 발전계획사사장은 이날 지나온 성장 과정, 업계 자원, 수요 예측 등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14차 5개년' 시기를 회복기 2년과 성장기 3년의 발전 단계에 따라 목표를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지난해 중국 민간항공의 성적표만 봐도 알 수 있다.

ⓒftchin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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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중국민항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운송 회전량은 857억 톤킬로미터, 여객수송량은 4억 4천만 명(연인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3%, 5.5% 증가한 수치이며, 2019년의 66.3%, 66.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초 20219년 대비 여객운송 물량의 90%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21년은 코로나 19팬데믹이지속한 두 번째 해이자 민간항공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두 번째 해다. 매년 3분기는 민간항공사의 전통적인 성수기였으나 대부분의 항공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샤먼항공, 선전항공 등 비상장 항공사를 포함한 10개의 중국 항공사는 3분기에 총 119억 9700만 위안의 손실을 보았고, 흑자를 낸 항공사는 중국 최대 저비용 항공사인 춘추항공뿐이었다.

올 1~3분기 중국의 10개 항공사는 총 315억 위안(약 5조 8873억 원)의 적자를 냈다. 또 잇따른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민간 항공사들의 올해 4분기 시장 전망도 지난해보다 낮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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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민항국은 지난해부터 기업 운영 압박을 해소하고 업계 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했다. 이미 출범한 16개 항목 정책을 바탕으로 △ 재정 △ 업계 △ 화물운송 관련 8개 지원정책을 추가로 마련했다. 이를 통해 항공기업의 부담이 연간 100억 위안(약 1조 7184억 원) 경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하루 수천만, 심지어 수억대 적자를 내는항공사들에이러한 구제금융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관계자들은 “2021년 한 해 동안 각 민간항공사는 버티는 방법을 찾아내려 했지만 결국 매각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항공 업계 지원 정책이 잇달아 출범되고는 있지만, 항공기업의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거다.

중국민영항공사 난산(南山)그룹이 보유하던 칭다오항공의 지분은 지난해 칭다오정부의 완전 소유로 바뀌었다. 윈난의 민영항공사인 루이리(瑞麗)항공도우시(無錫)정부 산하의 우시(無錫)교통그룹지주로 넘어갔다. 중국의 4위 항공그룹인 하이항(海航)그룹은 2021년 파산·재편을 완료했으며 항공부문은 랴오닝팡다(遼寧方大)그룹으로 전환됐다.

노선이 적고 물동량을 늘리지 못하면 공항은 적자를 면치 못한다.
현재 중국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지선공항은 수백 곳이 넘는다.
줄적자에 줄매각 행진 중인데, 중국은 왜 자꾸 공항을 늘리려는 걸까.

최근 몇 년 동안의 운영 상황으로 볼 때 중국 공항은 대체로 수익성이 있지만 수익을 내는 공항은 대체로 대형 공항이다. 또한 초기 건설투자를 고려한다면 대규모 공항이라 할지라도 투자액회수기간 내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남징항공우주대학 민항학원 정샤오저우(曾小舟) 교수는 “공항은 기능적 속성을 갖고 있다"라며 “지역 교통의 발달 정도에서 말하자면 국내는 지선 비행장 수를 줄여야 하지만, 종합적인 교통 발전의 구도로 볼 때 지선공항 건설의 합리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공항은 위치적 측면에서 경제와 민생을 바탕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일부 지선공항은 기업 개인으로서 적자를 내고 있지만 공항 건설이 이끄는 지역 경제 활성 기여도는 방대하다고 보았다.

국제공항협회 연구는 공항의 항공 여객 100만 명당 물동량에서 총 경제효과와 1억 3000만 달러, 관련 일자리 2500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공항 건설은 국방의 속성을 갖추고 있으며 모든 공항이 여객운송 위주는 아니기에 공항 건설이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통달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공항 주변 인프라에 대한 파급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거다. 건설을 위해 필요한 기자재 생산과 일자리 창출, 주변 상권의 활성화, 지하철 개통, 도로 건설과 같은 부분에서 수익이 창출된다. 공항 자체의 득실만 따질 것이 아니라 공항 건설 운영으로 인한 주변 생태계 전반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입장이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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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 민항국은 2025년까지 중국 항공 노선 취항 국가(지역)가 70개를 넘어서고 그중 '일대일로' 주변국이 50개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밖에 중국 국제 화물운송 시장에서 중국 항공 기업의 점유율을 40% 이상으로 늘리고, 공항과 기타 교통수단을 융합해 허브 공항의 철도 접근성을 80%에 육박하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민항국은 올해 국내 항공사들의 흑자 전환을 위해 항공권 가격 인상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항국은 올해 여객 수송량을 5억 7000만 명으로 늘리고, 화물 수송량은 780만t으로 늘려 전체적인 업계 상황을 코로나 19 사태 이전의 8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19, 오미크론 등의 확산으로 산시(陝西)성은 봉쇄됐다. 베이징시 당국은 춘절 연휴 기간(1월 31일∼2월 6일) 타지역으로 이동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바이러스에 베이징 동계 올림픽도 관중을 최소화하는 '무관중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맞서 올해 민간항공사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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