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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바다' 달 기지, 꿈이 아니다…美는 110조, 한국 예산은?

중앙일보

입력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는 한국 정부가 달에 건설한 연구 기지를 배경으로 한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는 한국 정부가 달에 건설한 연구 기지를 배경으로 한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에 등장하는 미래 한국 정부는 달에 기지를 세워 연구 활동을 벌인다. 극중 한국 달 연구팀의 성과는 다른 나라로의 유출을 걱정해야 할 만큼 앞서 있다. 2022년 현실의 한국과는 거리가 있지만, 정부는 ‘고요의 바다’에서처럼 우주를 오가는 연구팀을 키우기 위한 발걸음을 이제 본격화하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우주 연구개발(R&D) 관련 예산으로 6400억원을 편성했다. 지난해(4600억원)보다 39.1% 증액한 규모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그동안 한국이 개척하지 못했던 신산업 분야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분야가 달 탐사다.

올해 달 탐사 예산 256억원

올해 8월에는 처음으로 한국형 달 궤도선(KPLO)을 발사한다. 궤도선은 달 상공 100㎞에 떠서 약 1년 동안 달 탐사와 연구를 진행한다. KPLO에서 검증한 기술을 바탕으로 달 착륙에 도전하는 게 다음 목표다. 정부는 KPLO 사업에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총 2367억원의 예산을 들였다. 올해는 198억원을 편성했다.

한국형 달 궤도선 개요.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국형 달 궤도선 개요.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국이 달 기지를 건설하기까진 아직 갈 길이 한참이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우주산업을 선도하는 국가가 주도하는 우주 개발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한국은 현재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197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으로, 2028년까지 달에 상주 기지를 짓겠다는 게 목표다. 미국은 이 프로그램에 2025년까지 930억 달러(약 110조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고요의 바다’처럼 단독 기지는 어려워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고요의 바다’에서처럼 달 기지를 한국이 단독으로 개발하는 데는 막대한 자본과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르테미스처럼 여러 국가가 블록화해 추진하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다국적 탐사에서 한국이 지분을 확대하려면 우리가 지구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는 통신 인프라나 소형 원자력 발전 등을 주종목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11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탐사 로켓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 센터에 설치돼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탐사 로켓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 센터에 설치돼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은 세계 각국이 평화적 달 탐사를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인 ‘아르테미스 약정’에도 서명했다. 올해 약정 이행을 위한 예산 58억원을 편성했다.

아르테미스 약정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영국 등 미국의 우방국이 주로 참여해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오는 2027년까지 달에 합작 연구 기지를 세울 예정이다. 당초 로드맵보다 8년 앞당긴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미국의 달 기지 건설 계획에 위협을 느껴 계획을 변경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중국 우주 당국은 미국과 서방이 ‘달에 영역을 표시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올해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등 신규 사업이 착수하면서 우주 R&D 예산의 확대 폭이 특히 컸다”며 “우주 분야 R&D는 앞으로도 중점 분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 투자가 확대될 분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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