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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 번 조우한 윤석열과 안철수, 눈인사와 악수만 했다

중앙일보

입력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당 대선 후보들이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 세 번째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부겸 국무총리, 이상택 매일신문사 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당 대선 후보들이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 세 번째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부겸 국무총리, 이상택 매일신문사 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7일 하루 동안 두 번 조우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50여일 남은 대선 레이스의 주요 분수령으로 꼽히는 가운데, 당사자들이 같은 행사장에 두 번 나란히 앉은 것이다. 그러나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은 채 목례와 악수 정도만 나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오후 2시 서울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서였다. 윤 후보는 “화쟁(和諍ㆍ더 높은 차원에서 통합하자) 정신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 해결하고 국민통합의 정치를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축사했고, 안 후보는 “중생이 아프면 부처님 마음도 보살님 마음도 아프다는 ‘동체대비(同體大悲)’야 말로 국민통합과 위기극복의 핵심 정신”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5인용 원형 테이블에 마주 앉아 1시간30분가량 행사를 지켜봤지만, 대화나 악수를 나누는 장면은 없었다.

오후 4시30분에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복을 차려입은 두 사람은 행사를 마칠 때 악수를 나눈 정도가 전부였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지난해 7월 따로 오찬을 한 적이 있다. 당시 국민의힘 조기 입당에 선을 긋던 윤 후보가 ‘제3지대’ 인물인 안 후보를 만난다는 사실만으로 눈길을 끌었다. 오찬 후 양측 대변인은 “정치적, 정책적 연대와 협력을 위해 필요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내비쳤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윤 후보가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사이 안 후보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국민의힘 내홍으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안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한 뒤엔 단일화 협상 상대가 됐다.

최근엔 중도층의 지지세가 많은 안 후보가 잇따라 보수 색채가 짙은 주장을 통해 영역 확장을 꾀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더 껄끄러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양자 TV 토론에 합의한 것에 대해 안 후보가 불편한 기색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게 대표적이다. 안 후보는 전날 “윤 후보는 계속 공정성, 선택할 자유 이런 걸 신념이라고 했다. 그런데 불공정한 토론에 합의했다는 것 자체가 지금까지의 말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화두인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윤 후보는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니다”는 입장이고, 안 후보는 “혹시 ‘안일화’라고 못 들어봤나. ‘안철수로 단일화’”라는 입장이다. 자신으로서의 단일화를 제외한 양보 내지 더 이상의 ‘철수’는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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