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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1분기 가계 신용위험 커질 것…대출 계속 깐깐하게"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 연합뉴스

시중 은행들이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올해 1분기(1~3월) 가계의 신용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해 지난해 강화했던 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1분기 신용 위험 지수는 16으로, 지난해 4분기(11)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이 조사에서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했다.

지수가 양(+)이면 신용위험이나 대출수요는 '증가' 또는 대출태도 '완화'라고 응답한 금융기관 수가 많다는 뜻이다.

대출 주제별로는 가계의 신용위험지수가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5로 3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은 12에서 18로 6포인트 뛰었고, 대기업은 3에서 0을 기록해 신용위험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차주 상환능력 저하,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가계의 신용위험이 전 분기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코로나로 실적 회복이 지연되는 일부 취약업종, 영세 자영업자의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1분기 은행 대출태도 지수는 4분기(-19)보다 19포인트 높아져 중립 수준(0)이 됐다. 특히 가계대출 태도 지수의 경우 직전 분기보다 35%포인트나 뛰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현재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주류였다는 뜻"이라며 "지난해 큰 폭의 대출 강화 상태에서 더 조이지 않겠다는 것이지, 은행들이 대출을 완화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대출수요 지수는 7로 4분기(-5)에서 12포인트 높아졌다.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는 뜻이다.

가계의 경우 주택대출과 일반대출이 모두 0으로 각각 18포인트, 9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6→12)의 대출 수요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대출 수요는 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 신규취급 재개 등의 영향으로 직전 분기의 감소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됐다"며 "기업의 대출 수요는 설비투자 자금 등을 중심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3일부터 31일까지 203개 금융기관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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