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용 증여'도 끝물? 작년 하반기 부동산 증여 30% 감소

전국 부동산 수증인 반기별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지난해 하반기(7~12월) 부동산 증여 건수가 2014년 상반기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다주택자들의 '절세용 증여'가 대거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전국에서 부동산을 증여받은 사람은 14만3954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2014년 상반기(13만7240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었다.

지난해 상반기(20만5793명) 대비 30%, 2020년 하반기(23만3114명)보다 38.2% 감소한 수치이기도 하다. 2020년 하반기에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증여 건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여받은 사람(수증인)을 연령별로 보면 40세 미만은 3만6901명, 40~59세 6만9544명, 60세 이상 3만7503명으로 조사됐다. 모든 연령대에서 전 분기 대비 수증인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2010년 통계 발표 이후 처음으로 60세 이상 수증인이 40세 미만 수증인을 상회했다.

전국 부동산 수증인 현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증여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 수증인은 2020년 하반기 7만6010명에서 50.1% 줄어든 3만7922명이었다. 지방 부동산 수증인은 지난해 하반기 10만6032명으로 전년의 같은 기간보다 32.5% 줄었다.

2020년과 지난해 상반기에는 주택 가격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양도소득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등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고 다주택자들이 대거 증여에 나섰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40세 미만에 대한 수능을 중심으로 증여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증여를 계획하고 있던 보유자들이 일정 부분 증여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며 "올해 절세 등 목적으로 증여가 다시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