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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후 몸져누웠다"…미셸 오바마 인용, 김건희 엄호 나선 野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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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보도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투 트랙’ 대응 기조로 방향을 잡았다.

윤 후보 부부는 최대한 낮은 자세로 공방을 피해가되, 참모진은 적극적으로 맞대응하는 식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1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날 밤과 오늘 아침 여러 단위에서 회의를 갖고 윤 후보 부부와 참모진이 이번 ‘김건희 이슈’를 분리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나 발언 당사자인 김씨가 일일이 논쟁할 경우 되레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보고, 윤 후보 부부는 최대한 공방을 피하고 대신 참모들이 사실관계를 바로잡거나 역공을 펴는 식으로 역할 분배를 했다는 것이다.

이런 기조 하에서 윤 후보는 짧게 유감 표명을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당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오후 공개일정을 소화하는 중에 기자들이 물으면 길지 않게 유감 표명을 하는 식으로 대응할 것 같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지난 주말 행보 내내 부인 김씨 관련 질문에 “지금은 할 얘기가 없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 뒤 기자들을 만나 “배우자가 남이 아닌 만큼 적절한 시기에 후보의 입장 표명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공개 활동 시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021년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021년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선대본부 내부 회의에선 “부인 김씨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선대본부 관계자는 “김씨 본인이야 억울한 것도 있겠지만, 국민에게 불편함을 끼친 것에 대해선 사과를 하고 가는 게 맞는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과 시기를 두고는 MBC 스트레이트 2차 방송을 본 후에, 방식은 공개 사과보단 서면 사과가 거론됐다고 한다. 김씨와 자주 소통하는 한 인사는 본지에 “방송 후 김씨가 완전히 몸져누웠다. 식사도 거의 못하고 있다”며 “몸을 추스르는 대로 입장을 밝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선대본부는 ‘막을 건 막고 칠 건 치겠다’는 전략이다.
논란이 되는 김씨 발언 중 엄호가 필요한 대목은 적극적으로 배경·맥락 설명을 하면서, '서울의 소리 녹음-MBC 보도'로 이어지는 과정을 집중 공격하는 식으로 맞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권 본부장은 선대본부 회의에서 “더 비열하고 더 악랄한 정치 관음증을 악용해 후보 배우자에게 씻을 수 없는 낙인을 찍어 정권을 도둑질하려는 작태가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20년 전 이런 비열한 정치 공작으로 정권을 도둑맞은 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관련한 ‘김대업 병풍 공작’과 ‘한인옥 여사 10억원 수수 공작’, ‘측근(최규선) 20만 달러 수수 공작’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저들은 저급해도 우린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 문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윤희석 공보특보는 MBC 라디오에서 “누나 동생하면서 ‘누나, 나 거기 가면 얼마 줄 거야’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건 일반적인 기자와 취재원과의 관계가 아니다”라며 사적 대화였음을 강조했고, 김은혜 공보단장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채널A가 당했던, 함정 보도의 2탄”이라고 비판 대열에 뛰어들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지난 1월 6일 서울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신도시 재정비’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지난 1월 6일 서울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신도시 재정비’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선대본부는 ‘건진 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모씨가 선대본부 업무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전씨의 소속 기구로 지목된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는 공보 알림을 통해 “거론된 분은 선대본부 네트워크 부문에 고문으로 임명된 바가 없고, 무속인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선대본부는 이날 오후 지난 1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후보 캠프에 무속인이 상주하고 있다”는 취지로 처음 말한 강진구 열린공감TV 기자와 진행자 김어준씨 등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와 함께 MBC 측 김광중 변호사와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등의 혐의로 따로 고발했다. 유상범 법률자문위원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고발 이유에 대해 “김씨의 ‘7시간 통화내용’ 중 법원이 방송을 금지한 문서(별지2ㆍ3)를 이들이 유출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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