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문장으로 읽는 책

노리나 허츠 『고립의 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양성희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고립의 시대

고립의 시대

공개적으로 인기 없는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역시 가장 어린 세대에게 큰 불안을 유발한다. 어느 아버지는 딸이 새 글을 게시한 뒤에 다른 사람도 자기에게 ‘좋아요’를 눌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모든 글에 미친 듯이 ‘좋아요’를 누르는 모습을 불편한 모습으로 지켜보아야 했다. (…) 젊은 층에 인기가 중요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실제로 인기를 고등학교를 무대로 펼쳐지는 거의 모든 드라마의 주요 테마다. 여기서 다른 점은 소셜 미디어가 기존의 역학 관계에 몰고 온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영향력이다.

노리나 허츠 『고립의 시대』

오랜만에 방치해온 SNS 계정에 들어가 본다. 나만 빼고 다 잘살고 있는 느낌, 어쩐지 초라한 기분이라 후다닥 창을 닫는다.

세상 모두가 연결되는 SNS 시대에 깊어지는 외로움에 주목한 책이다. 저자는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일컫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를 넘어 자기 빼고 모두가 친구인 세상에서 혼자만 친구가 없는 것 같은 두려움 ‘봄프(BOMP·A Belief that Others are More Popular)’에 주목한다. 한마디로 남들이 더 인기 있다는 믿음으로, 역시 SNS에 의해 강화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사회적 비교가 유례없는 심리적 쓰나미를 불러오는 시대다. 가장 멋진 나를 과시하듯 게시하며 ‘좋아요’ 수에 일희일비한다. “이것은 자기 자신을 팔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연속이고, 아무도 자신을 사고 싶어 하지 않으리라는 공포의 연속이다. 이것이 바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