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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절삭 경계선 넘어가면 멈춤…로봇 신호로 무릎관절 수술 ‘정답’ 찾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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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최첨단 로봇 인공관절 수술

정용욱 부산큰병원 대표원장은 마코 로봇의 센서가 실시간 알려주는 환자의 무릎 정보를 통해 최상의 치료법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정용욱 부산큰병원 대표원장은 마코 로봇의 센서가 실시간 알려주는 환자의 무릎 정보를 통해 최상의 치료법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앉거나 서고, 걷거나 달릴 때 가장 바쁜 부위가 바로 ‘무릎’이다. 무릎이 망가지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무릎관절이 퇴화한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에게 주어지는 최후의 선택지는 인공관절 수술이다. 의사의 손기술에만 의지한 기존의 인공관절 수술과 달리 최근엔 로봇이 접목되고 진화해 치료 효과가 높아졌다. 부산큰병원 정용욱 대표원장은 “지난해 12월 최첨단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이하 마코 로봇)를 도입하며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수술 때 관절 균형 상태 실시간 알려줘

 마코 로봇을 활용한 수술 과정은 이렇다. 먼저 환자 다리뼈의 컴퓨터단층촬영(CT)을 마코 로봇에 주면, 로봇은 환자의 무릎 정보를 모니터상에 3차원 지도로 구현한다. 이 지도에서 수술 전 퇴행성 관절의 절삭 부위를 계산한다. 수술 당일 의사는 환자의 정강이뼈와 대퇴골에 센서를 각각 1개씩 부착한다. 각 센서에 신호 발생 장치가 4개씩 있다. 이 센서는 안테나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의사는 ‘포인터’라는 기구를 이용해 환자의 수술 부위 곳곳에 100여 개의 점을 찍고, 각각의 점이 로봇이 사전에 인식한 지점과 같도록 일대일로 매칭한다. 정 대표원장은 “환자마다 무릎 모양이 다른데, 로봇이 인식하는 지점과 일치해야 로봇이 환자의 병변을 정확히 인식해 절삭 부위를 알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센서가 연결되면 수술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때 ‘관절의 균형’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관절의 균형은 무릎을 구부릴 때와 펼 때 관절의 간격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태다. 이 간격이 일정하지 않으면 무릎을 구부릴 때마다 통증이 생기고, 다리를 펼 때 인공관절이 달그락거리며 흔들려 무릎의 운동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 이 흔들림이 지속하면 뼈와 인공관절의 부착 부위가 떨어지거나 강화 플라스틱 소재의 인공 연골이 점차 닳아 재수술 위험이 커진다. 그는 “인공관절을 삽입한 후 무릎을 구부릴 때 관절 간격이 18㎜라면 펼 때의 관절 간격도 18㎜여야 환자가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무릎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코 로봇은 관절의 실시간 균형 상태를 센서를 통해 모니터에서 알려준다. 의사는 이 모니터를 참고해 환자의 인대·근육 상태에 따른 최적의 관절 균형값을 맞춘다. 정 대표원장은 “기존엔 의사의 감각에 의지해 인대를 늘리거나 떼는 방식으로 관절의 균형을 맞췄지만 마코 로봇을 활용하면 인대 조작 없이 관절 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혈 적고 회복은 하루 이상 앞당겨

최첨단 기술로 중무장한 마코 로봇 수술의 장점은 첫째, 출혈량이 적다는 것이다. 기존의 일반 수술에선 다리뼈의 정렬 축을 일(一)자로 맞추기 위해 지름 1㎝, 길이 15㎝ 내외의 기다란 쇠 구조물인 절삭 가이드를 허벅지 뼈 내에 삽입해야 했다. 이를 위해 뼈에 구멍을 내고 절삭 가이드를 넣었는데, 이 과정에서 절삭 가이드가 뼛속 혈관을 건드려 출혈량이 많았다. 하지만 마코 로봇은 환자 무릎에 부착한 센서로 다리 정렬 축을 계산하므로 뼈에 구멍을 뚫지 않는다. 출혈이 감소하면 수혈에 대한 부담이 적어 이에 따른 합병증과 감염 위험도 낮아진다. 정 대표원장은 “출혈량이 많아 인공관절 수술이 부담스러웠던 심장 질환자, 간·콩팥 기능 저하자뿐 아니라 대퇴골이 많이 휘거나 과거 금속판 삽입술을 받은 사람 등 뼈 문제로 절삭 가이드를 넣지 못한 사람까지 마코 로봇으로 정확하게 축을 맞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둘째,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다. 영국 정형외과학회지(2018)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마코 로봇 수술 환자가 수술 후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0시간으로,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31시간)보다 11시간 짧았다. 이들이 퇴원하기까지 걸린 시간(77시간)도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105시간)보다 28시간 빨랐다. 이는 마코 로봇의 ‘햅틱 기술’이 뒷받침해서다. 마코 로봇은 수술 계획에 따라 절삭 범위를 알려주는 가상의 경계 구역인 ‘햅틱존’을 수술 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로봇 팔이 햅틱존의 경계선을 벗어나면 작동을 멈춘다. 이를 통해 연부조직의 손상을 줄이고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절삭할 수 있다. 정 대표원장은 “절삭이 정교할수록 무릎 주변 조직 손상을 줄이고 통증을 최소화해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빠르다”며 “통증, 감염 위험 등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마코 로봇 수술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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