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女 죽였다" 손가락질 속 세상 뜬 베트남男, 28년만 누명벗었다

중앙일보

입력

사후 28년만에 살인 혐의를 벗게 된 보 떼의 아들이 사건현장에 서있다. [VN익스프레스 캡처]

사후 28년만에 살인 혐의를 벗게 된 보 떼의 아들이 사건현장에 서있다. [VN익스프레스 캡처]

베트남에서 살인용의자로 몰려 세상을 떠났던 한 시민이 사망 28년만에 누명을 벗게 됐다.

16일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베트남 중부 빈투언성 공안은 지난 1980년 7월 함딴 구역에서 발생한 여성 살인 사건의 진범을 최근 찾아냈다. 사건 발생 42년 만이다.

그간 공안은 보 떼라는 남성을 살인사건 용의자로 보고 있었다. 떼는 사건 직후 체포됐지만, 5개월 뒤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다. 이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공안은 그를 계속 용의선상에 올려뒀고, 가족들은 '살인자의 가족'이란 낙인이 속에 살아왔다.

떼는 사건 14년 뒤인 1994년 6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가 죽은 뒤에도 유족은 주변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다고 한다. 보 떼의 아들(54)은 "아버지와 가족의 원한을 드디어 풀었다"고 말했다.

공안이 최근 찾아낸 진범은 피해 여성의 친척인 것으로 밝혀졌다. 진범은 그동안 수차례 가명을 쓰면서 거처를 옮겨 다녔다고 한다.

공안은 2년전 피해자의 아들이 뒤늦게 범인을 안다고 진술하자 이를 토대로 수사를 벌여 결국 진범을 찾아냈다. 하지만 이미 이 사건의 공소 시효가 지난 탓에 진범은 법의 처벌을 피하게 됐다. 베트남의 살인 사건 공소 시효는 20년이다.

빈투언 공안 관계자는 "보 떼의 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절차를 밟는 한편 관계 법령에 따라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