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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밥퍼' 최일도 목사 고발당해…시유지 건물 무단증축 혐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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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대문구에 위치한 무료급식소 '밥퍼'에서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함민정 기자

지난해 동대문구에 위치한 무료급식소 '밥퍼'에서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함민정 기자

서울 청량리 일대에서 무료급식사업 '밥퍼나눔운동'(밥퍼)을 펼치고 있는 다일복지재단(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가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최 목사를 상대로 건축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냈다. 최 목사가 시유지에 세워진 건물에 대해 지난 6월부터 무단으로 증축공사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최 목사는 1988년 11월 답십리 굴다리 지하차도(쌍굴다리)에서 라면을 끓여 나눠주는 무료급식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009년 시유지인 현재 자리에 가건물을 짓고 매일 아침 노숙인·노인 등 대상 급식사업을 해왔다.

이들은 지난해 6월 노인 고독사 예방 등 추가 사업을 진행하겠다며 밥퍼 본부의 기존 공간 확장·증축 공사를 시작했고, 이에 관할인 동대문구청은 시유지에서 무단 증축을 하고 있다며 두 차례에 걸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최 목사는 구청의 공사 중지 명령에 응하지 않았고, 구청은 결국 시에 경찰 고발을 요청했다.

서울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최 목사가) 계속해서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민들도 밥퍼 때문에 다른 동네 노숙인까지 모인다고 민원을 넣으셔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민원과 경찰 고발이 이어지자 최 목사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기고 9박 10일간의 묵언·단식기도에 들어갔다.

그는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거의 탈진 상태다. 밥퍼를 청량리에서 내쫓아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사람도 있다"며 "다일공동체는 창립 34년 만에 최대의 위기 속에 있다. 모든 인간적 방법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가야 할 길을 묻고자 한다"고 썼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적합하게 시설물이 사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일복지재단과 협의하고 있다"며 "기부채납 후 사용 등 시에서 지원이 가능한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서울시와 밥퍼 측의 협의 결과를 지켜본 뒤 입건 및 수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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