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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화물열차, 압록강 건너 단둥 도착…셀프봉쇄 2년 만에 통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화물열차가 16일 오전 북한과 중국을 잇는 압록강 철교를 건너 중국 단둥역으로 향하고 있다. [웨이신]

북한 화물열차가 16일 오전 북한과 중국을 잇는 압록강 철교를 건너 중국 단둥역으로 향하고 있다. [웨이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국경을 닫았던 북한이 16일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다고 현지 대북소식통이 전했다. 북한 화물열차가 국경을 넘어 공식 운행한 건 2020년 1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북한과 중국을 잇는 압록강 철교 [연합뉴스]

북한과 중국을 잇는 압록강 철교 [연합뉴스]

소식통은 “16일 오전 9시쯤 신의주를 출발한 화물열차가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압록강 철교를 건너 단둥에 도착했다”며 “이 열차가 언제 다시 신의주로 돌아갈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현지에선 이 열차가 긴급물자를 싣고 17일 신의주로 돌아갈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단둥 공안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압록강 철교와 단둥역 부근 경계를 강화하고 일반인들의 접근을 통제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 당국은 이날 열차 운행이 북한의 국경개방 신호탄이 될 지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해 초부터 신의주 인근에 있는 의주공항의 활주로에 대형 방역설비를 갖추고 북ㆍ중 교역에 대비해 왔다”며 “지난해 하반기 방역시설 설치 공사를 마무리하고,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품을 일정기간 이곳에서 격리시킨 뒤 내륙으로 풀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말 진행한 노동당 전원회의(8기4차)에서 기존 통제위주의 방역 정책 수정을 예고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우리(북한)의 방역을 선진적이며 인민적인 방역으로 이행시키는 데 필요한 수단과 역량을 보강, 완비하는 사업을 적극 내밀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은 외부인의 입국을 철저히 차단한 채 평양에 머물던 외교관들도 걸어서 국경을 넘도록 하는 등 외부 접촉을 철저히 통제해 왔다.

양측은 열차 운행 때 기관사 등 열차 운행 관계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의 격리시설을 단둥과 신의주에 각각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정부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북한이 열차 운행에 나선 건 내부 경제 상황의 악화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셀프 봉쇄를 한 지 2년이 지나면서 자력갱생으로 돌파하겠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내부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력갱생에 한계가 있고, 중국의 지원이나 원자재 수입이 절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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