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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예배당 인질로 잡은 괴한…석방 요구 '레이디 알카에다' 정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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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 텍사스 콜리빌의 한 유대교 회당 앞에 경찰 특수기동대(SWAT) 병력이 배치돼 있다. [AFP=연합뉴스]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 텍사스 콜리빌의 한 유대교 회당 앞에 경찰 특수기동대(SWAT) 병력이 배치돼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한 유대교 회당에 한 남성이 침입해 인질극을 벌이면서 장갑차까지 동원된 경찰 병력과의 대치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남성은 알카에다 소속으로 체포돼 미국서 복역 중인 테러리스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15일(현지시간) 오전 텍사스주 포트워스 인근 콜리빌의 한 유대교 회당에 침입했다.
토요일이 유대교 안식일이라 이 시간 예배가 진행 중이었고,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도 생중계되고 있었다.

회당에 난입한 이 남성은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고 한참을 이야기하다 중계가 끊기기 직전 "결국 나는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내용이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교인들에게 전달됐고, 오전 11시쯤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인질로 잡혀 있는 이들이 이 회당을 책임지는 유대교 성직자 랍비를 비롯한 최소 4명이라고 밝혔다.
ABC뉴스는 익명의 경찰 관계자를 통해 이 남성이 무장하고 있으며, 모처에 폭탄을 숨겨놨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경찰 특수기동대(SWAT)가 대테러장비를 동원해 현장에 배치됐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미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BATFE) 요원들도 출동했다.

알카에다 활동 혐의로 체포돼 86년형을 받고 미국서 복역 중인 아피아 시디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지난해 10월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열렸다. [EPA=연합뉴스]

알카에다 활동 혐의로 체포돼 86년형을 받고 미국서 복역 중인 아피아 시디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지난해 10월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열렸다. [EPA=연합뉴스]

외신들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남성이 알카에다와 연관된 파키스탄 출신 여성 과학자 아피아 시디키의 동생인 것으로 보고 있다. 누이의 석방을 주장하며 이런 인질극을 벌였다는 것이다.

'레이디 알카에다'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진 시디키는 파키스탄 국적 여성으로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신경과학을 공부하고 브랜다이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시안화나트륨(청산가리)과 테러 계획이 적힌 종이를 가지고 있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붙잡힌 시디키는 미국으로 이송돼 재판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 내 미국인을 공격·살해하려 한 혐의로 2010년 86년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콜리빌과 멀지 않은 텍사스 포트워스 카스웰 공군기지에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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