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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열린 원격진료, 네이버·카카오가 하면 된다? 안된다? [팩플]

중앙일보

입력 2022.01.16 08:00

팩플레터 186호, 2022.1.11

Today's Topic
원격진료, 네이버·카카오가 하면 된다? 안 된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그동안 건강히 잘 지내셨지요? 팩플팀은 짬짬이 쉬며, 부지런히 기사도 쓰며 새해를 잘 맞이했어요. 그래도 얼른 다시 레터를 드리고 싶어,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어요. 여러분도 팩플레터 없이 보낸 2주가 너~무 허전하셨을 거라고, 굳게 믿습니다.😎

우리가 코로나와 함께 세번째 1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을 받아들이며 만 2년을 살아냈단 얘깁니다. 백신 접종이력을 증명하지 않으면 식당이나 마트에 못 들어갈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런데 말이죠, 코로나 덕분에(?) 낮아진 장벽도 있습니다. 오늘 정원엽·김정민 기자가 소개할 원격의료가 그렇습니다. 한국에선 절대 열릴 것 같지 않던 원격의료의 문이 코로나 이후 ‘일부’ 열렸습니다.

여기에도 플랫폼 기업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원격의료를 비롯한 디지털 헬스케어는 ‘데이터’와 ‘서비스’가 중요하니 IT 기업이 유리하겠지만, 아시다시피 ‘갈등 비용’이 만만치 않을 거예요. 제아무리 네이버·카카오라 해도, 의료서비스만큼은 ‘넘사벽’ 시장일까요? 혹은 이들 플랫폼 기업이 원격의료까지 뛰어드는 건 지나치다고 보시나요?

여러분 생각을 팩플 설문에서 공유해주세요. 코로나 이후 세상에서 언젠가는 꼭 맞닥뜨릴 문제이니, 이참에 팩플과 함께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From 박수련 팩플 팀장

🧾 목차
1. 코로나가 불러낸 원격진료
2. 제도화는 가시밭길?
3. 원격진료, D헬스 플라이휠의 시작
4. 조용하던 네이버·카카오의 시동
5. 안갯속 D헬스, 변수는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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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 오늘은 개념 먼저!

팩플레터 186호

팩플레터 186호

1. 코로나가 불러낸 원격진료

1988년 시범사업 이후 30년간 주춤거린 원격진료, 코로나가 1년 만에 해냈다. 개정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지난 2020년 2월 전화 상담과 처방(비대면 진료)이 한시적으로 허용되자, 원격진료 봇물.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150만명이 312만건의 원격진료를 경험했다. 환자 1인당 약 2회꼴.

스멀스멀 대중화 : 원격진료가 전환점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공백을 우려해 부분적으로 허용됐지만 2년 만에 꽤 빨리 자리잡는 추세. 감기·설사 등 일상적 진료,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방문진료를 망설이던 성(性)·정신 질환, 이동이 힘든 소아·고령자 등으로 확대되는 중. 모바일 영상통화로 의사를 만나고, 택배로 약국 처방약을 받는 ‘원격진료 사이클’ 경험자들이 늘고 있다.

대선레이스 등판 : 원격진료엔 대선 주자들도 관심.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해 12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주관 간담회에서 “비대면 진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기존 의료계와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는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상충되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원격진료’를 직접 건들진 않았지만, 지난 2일 부산 스마트시티를 방문해 원격진료를 체험했다. 김윤 서울의대 교수(이재명 캠프 보건의료특보단 정책위원장)은 팩플팀에 “원격진료라기보단, 의료 접근성이 낮은 도서 지역이나 장애인 등을 위한 의료서비스의 일부로 IT 기술을 활용하는 정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스타트업 : ‘한시적 허용’ 기간동안 놀라운 속도로 성장 중.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닥터나우는 1년 만에 누적 사용자 90만명을 넘겼다. 엠디스퀘어, 솔닥, 메디버디, 올라케어 등 후발주자도 월간 사용자(MAU) 5만~20만명 확보. 이들은 코스포 산하 원격의료산업협의회(회원사 15곳)를 만들고 ‘원격진료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팩플레터 1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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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도화는 가시밭길?

‘대세’가 ‘제도’로 굳어지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의사 등 직역단체가 반대한다면 그 길은 더 험난. 당장 한시적 허용도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것. ‘의료법’상으론 여전히 의료진 간 의견교환만 허용된다. 로톡, 강남언니, 삼쩜삼에 이은 ‘스타트업 vs 전문직’ 갈등 4탄.

① 의약계의 입장 : ‘피할 수 없다면, 이제부터라도?’
오랜 기간 강경 반대했다. 환자의 안전과 기존 의료체계 모두 위협받는다는 이유.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원격의료TF 공동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은 팩플팀과 인터뷰에서 “(원격의료 확대 시) 대형병원으로 수요가 몰려, 의원급은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며 “의사들의 진료 능력보다 진열장에서 상품 고르는 ‘의료 쇼핑’이 될 것”이라 우려했다. 대한약사회도 동네 의원-약국 전달 체계가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이다.

그러나 최근 ‘현실론’으로 돌아선 분위기도 감지된다. 책임 소재가 분명해지고 실익이 보장되면 조건부 찬성하겠다는 의사들도 증가 추세(서울시의사회 설문조사, 2021.10). 의협도 “코로나 이후 국민과 산업계의 원격의료 도입 요구를 논의(박명하 위원장)”하겠다며 지난해 11월 ‘원격의료 TF’를 구성했다.

② 원격진료 스타트업의 입장 : ‘걱정은 묻어두고, 일단 해보면?’
지난 2년간 전화 진료 300만건에서 안전성은 입증됐다는 입장. 의료사고는 없없고, 71.8%가 의원급에서 이뤄져 대형병원 쏠림도 없었다고. 오수환 코스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엠디스퀘어 대표)는 “무제한 하자는 게 아니고, 경증이나 만성질환, 정신과적 질환 등에 제한적으로 제도화하자”며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시작하면 국민 건강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③ 정부·국회의 입장 : ‘필요하긴 한데, 의약계 합의 없이는…’
노인 만성질환 관리나 예방의학이 중요해지면서 원격진료의 필요성은 정부도 잘 안다. 하지만 직역단체(의사·약사)의 반대가 심해 의료법 개정 논의 자체가 난관이다. 원격진료에 대한 보험적용시 ‘건강보험 재정고갈’이란 현실적 문제도 고민. 고형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국회 발의된 법안들처럼, 정부도 ‘원칙은 대면 진료, 비대면은 보완재’라는 입장”이라며 “보건의료발전협의체나 이용자협의체와 올해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④ 시민단체의 입장 : ‘그때는 틀렸으나, 지금은 맞다.’
코로나 전까지는 ‘원격진료로 인한 의료 영리화, 플랫폼 독점’을 우려했다. 그러다 최근 ‘비대면 환경에서의 의료 접근성 확대’로 입장이 바뀌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국회서 열린 ‘비대면 진료의 미래’ 세미나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성을 공감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개인정보 우려나 디지털 소외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겠지만, 코로나로 인한 의료 공백을 고려하면 비대면 진료가 더 촘촘한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결국은 돈 문제
원격진료에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진료비가 비쌀 수 밖에 없고 안착하기 어렵다. 중국은 2019년 전자의료보험시스템을 출범하며 원격진료를 의료보험에 포함시켰다. 위챗이나 알리페이만 있으면 의료보험증 없이도 병원을 온·오프라인서 이용할 수 있다. 미국도 코로나 이후 메디케어를 원격의료 서비스에도 적용했지만, 코로나 이후에도 유지될지는 의문. 한국 역시 원격의료에 건보 적용을 할 것이냐, 수가는 대면진료 대비 어느 정도로 할 것이냐가 제도화의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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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격진료, D헬스 플라이휠의 시작

의료산업도 디지털 전환은 피해갈 수 없다. 정용 카이스트 뇌공학과 교수는 “원격진료는 모든 것이 데이터화 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진단했다(한림원탁토론회, 2021.5). 디지털 선진국들은 이미 ‘원격진료→의료 데이터 축적→데이터를 활용한 각종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 선순환에 올라탄 상황.

① 우물 밖은 어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32개국이 원격진료를 허용한다. 해외에선 진단·처방 등 치료 중심 → 예방·건강관리 등 헬스케어 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도 바뀌는 중. 애플의 스마트워치가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아마존 클라우드가 여러 병원에 흩어진 예약·통원·진료 기록을 데이터 플랫폼 형태로 관리하는 식. 이런 헬스케어 시장은 작년 1520억 달러(182조원) 규모에서 2027년 5080억 달러(607조원)까지 커질 전망.

코로나 이후 미국 : 미국은 주(州)별로 원격의료에 대한 입장이 달랐지만, ‘코로나 락다운’으로 의료 마비를 경험한 후 원격진료 초진을 허용하고, 이메일이나 문자로 하는 의료상담에도 보험수가를 지급하기 시작(251개 항목). 외래진료에서 원격진료의 비중은 코로나 이전 0.1%에서 코로나 확산기였던 2020년 4월 17%까지 늘었다. 현재도 심리상담 분야는 40%, 소아과 상담은 23%가 원격진료다. (맥킨지 보고서)

대표주자 텔레닥 : 2002년 설립한 텔레닥은 원격진료의 대표주자. 450여개 세부 전공, 5만명 이상 의사가 참여해 10분 안에 앱으로 진료를 해준다. 2021년 3분기 이용자만 390만명. 포춘 500대 기업의 40% 이상이 텔레닥을 유료로 쓰는 기업 고객이다. 2020년 8월엔 만성질환 솔루션 기업 리봉고를 185억 달러에 합병해 글로벌 최대 규모 원격진료 회사가 됐다. 2위권 원격진료 회사 암웰(Amwell)도 구글 클라우드로부터 1억 달러를 투자받아 챗봇을 통한 자동문진-원격진료-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인공지능(AI) 보험청구 같은 구조를 갖췄다.

뒤질세라 중국 : 중국도 2016년 이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기술기업과 보험 대기업이 원격진료 시장에 진출. ‘핑안굿닥터’의 경우 위챗을 통한 의료, 건강상담이 보편화됐다. 핑안굿닥터는 2만명 이상의 의사, 3700개의 병원, 15만여개의 약국과 파트너십을 맺고 4억명 가입자에 10억건 이상의 원격진료를 수행했다. 알리헬스, 징둥헬스, 위닥터(텐센트) 등도 급성장. 최근엔 안면인식을 통한 환자 구분, 드론을 통한 약 배송 등 다른 분야의 첨단기술도 결합하고 있다.

구글이 1억 달러를 투자한 원격진료 스타트업 암웰. 사진 암웰

구글이 1억 달러를 투자한 원격진료 스타트업 암웰. 사진 암웰

② 빅테크는 어때?
돈 내려간다 : 2020년 디지털 의료기업이 유치한 투자(216억 달러) 중 20%(43억 달러)는 원격진료였다(PwC). 투자 분야는 원격 모니터링이나 약 배송을 넘어, 원격 만성질환관리, 원격 심리상담 등 전문 분야로 확대되는 중. 실리콘밸리 투자사 락헬스에 따르면 2019년~2021년 사이 디지털 헬스 투자는 매년 2배씩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여기서도 아마존이.. : 미국 빅테크들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31억 달러를 헬스케어에 투자했다. 이중 ‘원격진료 대장’은 아마존. 2020년부터 직원용 원격진료 서비스 ‘아마존 케어’를 시작했다. 본사 직원 대상으로 시작해 B2B 및 50개주 직원 대상 서비스로 폭풍성장했다. 2018년 인수한 ‘온라인 약국’ 필팩(7억 5000만달러)을 바탕으로 지난해 ‘아마존 파머시’(처방약 배송)를 출시했고, 클라우드와 AI로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해주는 ‘아마존 헬스레이크(Health Lake)’도 서비스 중이다.

4. 조용하던 네이버·카카오의 시동

‘때’가 온 걸까. 네이버·카카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간 각종 규제와 의사단체의 반발로 의료 사업만큼은 ‘거리두기’ 해왔는데 사뭇 달라진 분위기. 이에, 긴장하는 쪽은 의협. 박명하 의협 원격의료TF 공동위원장은 “전 국민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란 점에서 스타트업들과는 무게가 다르기 때문에, TF에서도 굉장히 우려하며 주시한다”고 말했다.

① 네이버

● 아마존처럼, 직원부터 : 네이버는 지난해 초 로봇수술 권위자 나군호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CEO 직속 헬스케어연구소 소장으로 영입했다. 올 상반기 입주할 제2사옥엔 200평 규모 사내병원을 마련해뒀다. 이곳에서 의료 AI 개발, 의료데이터 처리, 필요시 원격진료 등이 이뤄질 예정. ‘아마존 케어’와 똑 닮은 모델이다. 직원 4300여 명이 접속하는 본사를 ‘테스트베드’ 삼아 사업화 기회를 엿본다는 복안. 네이버는 앞서 2018년 대웅제약과 AI 헬스케어 합작법인 ‘다나아데이터’를 설립하기도.

● 해봤다, 라인에서 : 네이버는 이미 일본에서 라인(LINE) 메신저를 통한 원격진료 경험이 있다. 2019년 소니의 의료전문 플랫폼 M3와 합작해 ‘라인 헬스케어’를 시작. 일본 내 사용자 8900만명을 보유한 라인으로 예약-진료-결제까지 원스톱으로 되는 원격진료를 구현했다. 현재는 코로나 의심 환자, 만성질환 환자 등이 활용한다.
빅 픽처 :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네이버 케어(NAVER CARE)’를 상표등록했다. 상표 업종만 보면 원격의료, 헬스케어, 건강관리, 미용까지 서비스 가능한 모델. 네이버 관계자는 “일단은 직원을 위한 서비스 차원의 상표 등록”이라면서도 “사업 확장은 속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D2FS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의료데이터 기업 ‘메디블록’, 암 진단보조 AI 개발사 ‘루닛’ 등 유망한 의료 스타트업에도 투자중.

② 카카오

● CIC부터 설립 :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헬스케어 사내독립기업(CIC)을 세우고,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를 대표로 선임했다. 황 대표는 현재 인재 영입과 조직 구성에 박차를 가하는 중. EMR 전문가인 황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병원의 디지털 혁신사업을 20건 이상 추진한 경험이 있어 글로벌향 서비스를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 관계자는 “헬스케어 CIC는 조직구성을 마친 후 사업계획 등 방향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김범수의 관심 : 김범수 의장이 2017년 헬스케어 선진국 에스토니아를 방문한 후, 카카오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블록체인에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해왔고 2019년부턴 서울대 아산병원과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 연세대 의료원과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세워 의료정보 빅데이터도 쌓고 있다.

● 빅 픽처 : 카카오가 최대주주인 블록체인 기반 의료데이터 플랫폼 ‘휴먼스케이프’와 협업하면 글로벌 희귀난치성 치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전망. 5000만 카카오톡 사용자를 보유한 만큼, 국내 규제가 완화되면 일본 라인헬스 같은 모델도 가능.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장이 된 나군호 연대세브란스병원 교수(왼쪽)와 카카오 헬스케어 CIC 대표가 된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사진 나군호 교수 홈페이지, 카카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장이 된 나군호 연대세브란스병원 교수(왼쪽)와 카카오 헬스케어 CIC 대표가 된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사진 나군호 교수 홈페이지, 카카오

5. 안갯속 D헬스, 변수는 데이터

‘네카’표 헬스케어, 잘 될까? : 원격진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이상, 당분간 조용히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백남종 분당서울대학교 병원장(한국원격의료학회 학술위원장)은 팩플팀에 “네이버·카카오뿐 아니라 통신사 등 모든 기업이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한발씩 걸치려 한다”면서 “최근 플랫폼 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을 고려하면 국내보단 해외 사업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벤처스 파트너로 활동 중인 김치원 서울와이즈병원 원장도 “정치권의 비판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네이버·카카오가 국내에서 헬스케어 사업을 얼마나 크게 벌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혹시, 타다의 악몽 : 원격진료 스타트업들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도 ‘타다’처럼 어느날 갑자기 원격진료가 중단될 상황을 우려한다. 타다가 소비자들로부터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란 평가를 받고도 개정된 법에 막혀 좌절된 걸 지켜봤기 때문. 익명을 원한 IT 업계 관계자는 “원격진료 약 처방만 해도 지역 약사회의 반대로 막혀 있는데,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과거 타다 때의 국토부처럼 기계적 중립만 유지하고 있다”며 “한시적 허용을 해놓고도,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가 중단되거나 후퇴한다면 대한민국 원격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변수는 의료 마이데이터 : 보수적이던 금융업계의 혁신을 토스 같은 스타트업과 카카오뱅크 같은 빅테크가 촉발했듯, 원격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도 계기를 만들기 나름. 금융기관의 데이터를 개방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의료 데이터로 확장되면, 디지털 헬스케어가 자연스레 활성화될 것이란 게 스타트업들의 기대다. 실제 미국 등에선 비식별화된 의료정보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국내서도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2월 의료 마이데이터 도입계획을 발표한 후 최근 수요조사에 들어갔다.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는 “정부도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은 규제를 적극 풀고 있다”며 “개별 병원 내 데이터가 공공재로 공개된다면 변화의 흐름이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팩플서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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