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리떼' 점령한 한라산 1100고지...겨울산행 때 호루라기, 왜

중앙일보

입력 2022.01.16 05:00

업데이트 2022.01.16 08:54

제주 한라산 1100고지 새하얀 ‘눈 세상’

“제주에서 보는 눈꽃은 더욱 황홀한 듯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답답했는데 가족들과 새하얀 눈을 보니 살 것 같아요.”

지난 12일 오후 2시 한라산 1100고지(1100m) 휴게소 앞에서 만난 김은경(39·울산시)씨가 한 말이다. 이날 김씨 일행은 오전까지만 해도 폭설로 차량이 통제됐던 곳이 오후 들어 풀리자 렌터카를 타고 한라산을 찾았다고 했다. 불과 1~2시간 전까지만 해도 폭설이 쏟아졌던 탓인지 이날 한라산 일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이 현실로 펼쳐지는 듯한 경관이 연출됐다.

눈사람·눈오리 만들며 겨울 만끽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에 내린 폭설로 1100고지 인근의 나무에 눈꽃이 활짝 피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에 내린 폭설로 1100고지 인근의 나무에 눈꽃이 활짝 피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 1100고지를 찾은 가족단위 탐방객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 1100고지를 찾은 가족단위 탐방객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최충일 기자

이날 산 곳곳에서는 눈사람이 만들어졌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눈오리’를 만드는 장면도 여러곳에서 목격됐다. 폭설로 인해 주요 5개 등반로가 모두 통제된 만큼 차량진입이 가능한 곳을 중심으로 탐방객이 몰렸다.

산 중턱에는 천연 눈썰매장…“동심 가득”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 1100고지에 만들어진 눈오리들. 최충일 기자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 1100고지에 만들어진 눈오리들. 최충일 기자

산 중턱 곳곳은 천연 눈썰매장이 됐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산 곳곳에서 썰매를 타는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위선영(36·제주시)씨는 “워낙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눈썰매를 타다 넘어져도 아프지 않은 것 같다”며 “친구들 모두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인지 웃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했다.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에 내린 폭설로 탐방객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에 내린 폭설로 탐방객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다. 최충일 기자

이번 겨울들어 한라산에는 곳에 따라 누적 60㎝ 이상의 눈이 쌓였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0일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눈이 이어지면서 대설경보와 대설주의보가 잇따라 내려지기도 했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는 날씨가 풀리며 기온이 평년수준으로 오르겠다고 전망했다.

겨울산행, 월동장구·비상식량 갖춰야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에 내린 폭설로 탐방객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에 내린 폭설로 탐방객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전문가들은 날씨가 풀린다고 해서 겨울산행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눈 쌓인 산을 오를 때는 월동장구를 잘 갖춰야 해서다. 겨울의 한라산은 해발 100m를 올라갈 때마다 기온이 0.6도씩 떨어지는 데다 바람이 거세 체감온도는 2도씩 내려간다. 등산시 흘리는 땀에 옷이 젖어 체온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얇은 여벌 옷을 준비해야 한다.

또 눈이 쌓인 등반로를 오르려면 아이젠이 필수인 데다 체력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 식수와 초콜릿 등 열량이 높은 비상식량도 챙겨가야 한다. 길을 잃을 것 등에 대비해 호루라기 등도 챙겨가는 게 좋다고 한다.

‘탐방예약제’ QR코드 거래시 “1년 입산금지”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에 내린 폭설로 1100고지 인근의 나무에 눈꽃이 활짝 피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한라산에 내린 폭설로 1100고지 인근의 나무에 눈꽃이 활짝 피었다. 최충일 기자

제주도는 지난해 1월 4일부터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에 대해 탐방예약제를 운용 중이다. 한라산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자연 훼손과 환경오염, 도로 정체로 인한 주차 문제 등이 심화한 데 따른 조처다. 하루 탐방 인원은 성판악 코스 1000명, 관음사 코스 500명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최근 탐방예약제 QR 코드가 온라인 중고장터 등에서 비정상적으로 거래되자 “타인 명의 QR 코드 이용자에 대해 1년 동안 입산 금지 조치를 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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