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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바보" 이런 거친 말 없었다…달라진 尹, PK구애 총력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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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도시철도 서면역에서 퇴근길 시민들과 인사하며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도시철도 서면역에서 퇴근길 시민들과 인사하며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왕 시작할 거면 화끈하게 예타 면제 가겠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5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약속했다. 전날 경남 창원에서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 건설 재개와 경남 우주청 설립 등을 약속했던 'PK(부산·경남) 맞춤형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부산 선대위 결의대회에 참석해 “가덕도 신공항을 이왕에 시작할 거면 화끈하게 예타(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부울경(부산·울산·경남) GTX 건설▶북항 재개발사업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매머드급 지역 공약도 대거 발표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연설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연설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저녁 창원에서 부산으로 넘어와 서면역에서 퇴근길 인사를 했던 윤 후보는 이날 부산 순직선원 위령탑 참배를 시작으로 신해양강국 비전선포식과 부산·울산 선대위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지난달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국민 약탈""삼류 바보" 같은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걸 의식한 듯, 이번엔 양상이 달랐다. 1박 2일 내내 준비된 원고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공약 발표에 집중했다. 국민의힘에선 "윤 후보가 정치 언어에 어느정도 익숙해지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아내 김건희씨의 녹취록 보도 논란에 대해선 "일정이 워낙 바뻐 판결문도 보지 못했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의 언론사 항의 방문이 언론탄압이란 지적엔 "언론 탄압은 힘있는 여당이 하는 것이지, 야당의 언론탄압은 금시초문"이라 반박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해양강국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해양강국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윤 후보가 새해 첫 지방 일정으로 PK를 찾아 공약 보따리를 풀어놓은 건 현장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PK는 야당의 강세 지역으로, 지난해 4월 부산시장 보궐 선거때 당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62.6%를 득표했다.

하지만 선대위 내홍 등이 겹치면서 최근 지지율은 그렇지 않다. 지난 4일 부산KBS와 부산MBC가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지난달 31일~2일, 유권자 1005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후보의 지지율은 41.2%로 30.8%를 얻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0.4%포인트 차로 앞섰다. 부산이 고향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9.4%를 기록했다.

여전히 윤 후보가 1위이지만,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 선거와 비교하면 지지율이 20% 포인트 이상 빠진 셈이다. 윤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부산 선대위 결의대회에서 “지난 4월 부산 박형준 부산시장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주셨다”며 “이제 저를 믿고 제게 힘을 보태달라. 제가 더 잘하겠다”고 호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3일 오후 모교인 부산 동구 부산고를 찾아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으며 후배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3일 오후 모교인 부산 동구 부산고를 찾아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으며 후배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PK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중앙일보에 “선대위 내홍 수습 뒤 지역 분위기가 다소 회복됐다”면서도 “이재명 후보가 호남에서 앞서듯 우리 역시 여기서 격차를 벌려야 대선을 이긴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번 대선은 윤 후보가 PK에서 다른 후보와 격차를 얼만큼 벌리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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