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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중국 진출 앞둔 검은사막, 도깨비 마법까지 기대해 볼까?

중앙일보

입력

연초부터 게임주의 부진이 심상치 않습니다.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 2021년 흐름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일종의 조정기가 온 걸까요? 일단 미국의 금리인상 시계가 빨라진 영향이 커 보입니다. 긴축과 성장주는 아무래도 동행하기 힘드니까요.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이면서 게임주 기대치를 한층 끌어올린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의 동력이 좀 약해졌다는 분석도.

검은사막, 글로벌 MMORPG 탄탄한 입지 #중국 진출 원년, 성장세 탄력 받을 듯 #붉은사막·도깨비 등 차기작 기대감도 UP

여러 우려가 있지만, 올해 전망이 괜찮은 게임주 하나를 골라봤는데요. 펄어비스입니다. 'destin***@hanmail.net', 'sksk****@naver.com' 두 분의 독자님께서 제안해 주셨네요. 게임을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면 생소할 수 있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코스닥 시가총액 3위(약 8조원) 기업! 앤츠랩이 소개했던 크래프톤, 엔씨소프트에 못지않은 파워를 갖춘 곳입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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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게임회사가 대부분 그렇듯 실력 있는 창업자가 있는데요. 김대일 이사회 의장입니다. 2000년대 초 게임업계에 뛰어든 뒤 만든 첫 작품이 추억의 게임 ‘릴 온라인’. NHN으로 옮겨 만든 R2, C9도 잇달아 흥행에 성공해 스타 개발자로 명성이 자자했는데요. 2010년 독립해 창업한 회사가 바로 펄어비스입니다. 12년 새 직원 수가 7명→770명(본사)으로 늘었으니 대충 성장 속도를 가늠할 수 있겠죠?

지금의 펄어비스를 만든 건 2014년 출시한 게임 ‘검은사막’입니다. 장르는 MMORPG(많은 플레이어가 같은 가상공간에서 동시에 즐기는 롤 플레잉 게임)인데요. 게임 소개를 좀 하고 싶지만, 가상의 시공간 속에 엄청나게 복잡한 세계관이 녹아 있기 때문에 패스. 어쨌든 흥미로운 게임성과 탁월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유저를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검은사막. 펄어비스

검은사막. 펄어비스

현재 검은사막 전 세계 유저는 2000만명, 2018년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의 누적 다운로드는 2800만건. 검은사막 IP(지식재산권)를 통한 누적 매출은 2조3000억원(2021년 3분기 기준)에 달합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이 꼽은 2021년 가장 많이 판매된 게임에 선정되기도 했죠. 리니지의 사례에서 보듯 MMORPG는 진입장벽이 높지만 일단 ‘자리를 잡으면 오래 가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정도면 자리를 잡은 정도가 아니라!

검은사막은 전 세계 150개국에서, 12개 언어로 플레이할 수 있는데요. 해외 매출 비중이 약 70%.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덕에 글로벌 IP로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뜻이죠. 미국, 유럽, 남미까지 안 간 데가 없는데 하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 바로 중국. 그런데 그 문이 곧 열립니다.

검은사막 모바일(PC는 아님)은 지난해 6월 중국 정부의 신규 게임 허가증(판호) 발급 심사를 통과했는데요. 지난해 사전 예약을 받았고, 지금은 중국 내 퍼블리셔(텐센트)를 통해 현지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빠르면 1분기 정식으로 출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기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중국 시장(2020년 약 47조원) 상륙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은 충분!

검은사막. 펄어비스

검은사막. 펄어비스

게임 개발엔 게임 엔진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그래픽부터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물리적 환경 등을 아우르는 일종의 도구 상자(플랫폼)죠. 게임을 만들려면 엔진부터 만들어야 하는데 요즘엔 게임의 수준이 워낙 높아서 엔진부터 만들다간 돈과 시간을 감당하기 어렵죠. 그래서 아예 엔진 개발사가 따로 있고, 상당수 게임업체는 이 엔진을 사다 씁니다. 언리얼이나 유니티 엔진 등이 대표적.

같은 엔진을 쓰면 분명 다른 게임인데도 뭔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게 이 때문이죠. 펄어비스는 좀 다릅니다. 검은사막을 내놓기 전 엔진부터 개발. 당시엔 좀 무모해 보이기도 했는데 이게 지금은 차별화 포인트가 됐습니다. 일단 엔진 사용료를 안 내니 돈이 덜 들고, 게임 개발 속도나 업데이트 측면에서도 유리하죠. 이 엔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차세대 엔진도 개발했죠.

붉은사막. 펄어비스

붉은사막. 펄어비스

일단 차세대 엔진을 적용한 첫 게임이자 검은사막의 명맥을 이을 붉은사막이 출격을 앞두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담은 게임인데요. 2020년 12월 더 게임 어워즈(TGA)에서 게임 트레일러(게임 장면을 구현한 영상)를 공개했을 때 호평을 받았죠. 지난해 출시하려다 한 차례 연기했는데 기대감은 여전.

끝이 아닙니다. 메타버스 기반 게임인 ‘도깨비(DokeV)’도 대기 중인데요. 지난해 8월 한 게임행사에서 트레일러를 공개했는데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이후 사흘 동안 주가가 45%나 급등했으니 말 다했죠. 실제 도시(심지어 한국적)와 흡사한 그래픽과 살아 숨 쉬는 듯한 캐릭터가 매우 인상적! 도깨비를 수집(구출?)하는 컨셉트 때문에 포켓몬과 비교되기도 하는데요. 이 때문에 사막 시리즈보다 더 큰 폭발력을 가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도깨비. 펄어비스

도깨비. 펄어비스

펄어비스의 지난해 실적은 아쉬웠습니다. 4분기를 보지 않아도 2020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게 확실! 부진한 실적에도 주가는 꾸준히 올랐습니다. 기대가 크기 때문일 텐데요. 올해는 내내 그 결과를 확인하는 시간이 될 듯하네요. 일단 분위기가 좋은 건 맞습니다.

다만 게임주를 소개할 때마다 늘 말씀드리지만, 신작 출시가 늘 호재인 건 아닙니다. 시원찮은 데뷔에 눈 녹듯 사라져간 수많은 게임이 떠오르네요. 중국 진출 역시 숫자(영업이익)가 예상과 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은 원래 그런 곳이니까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내세울 게 없던 2021, 밥상 잘 차린 2022

※이 기사는 1월 14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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