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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붕괴 사흘 만에 실종자 1명 수습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71호 14면

광주광역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사흘 만에 실종자 6명 중 1명이 수습됐다. 소방당국은 14일 오후 6시 49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건물 지하 1층에서 실종자 1명의 구조를 완료했다. 이 실종자는 전날 오전 11시 14분쯤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서 팔 한쪽만 보인 채로 발견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실종자가 구조된 곳은 아파트 1·2라인 남측 구조물이 땅으로 떨어지면서 지하 1층 천장을 뚫은 지점이다. 이 실종자는 60대 남성으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진 뒤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소방 당국은 신원을 확인한 뒤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했다.

구조 작업은 난항을 거듭했다. 소방청은 “매몰자를 꺼내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전날 오후부터 적재물 제거 작업을 통해 진입로를 확보했다. 하지만 철근과 콘크리트 잔해물이 둘러싸고 있어 건물에서 꺼내지 못했다. 앞서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철야 구조작업을 했지만, 발견 장소에 붕괴한 잔해물이 많아 인력으로 구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잔해물을 들어내도 치우는 작업이 병행돼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흙더미와 잔해 속에 있던 실종자는 매몰 약 75시간 만에 구조됐다.

14일 오후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1200t 크레인의 구조작업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장정필 객원기자

14일 오후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1200t 크레인의 구조작업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장정필 객원기자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붕괴 사고 현장에서 11일부터 연락이 두절된 실종자 6명은 28~34층 소방시설 공사와 창호 작업 등에 투입된 근로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실종자가 창호 작업이나 실내 소방설비 작업을 한 만큼, 건물 붕괴와 함께 추락했다가 지상층까지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구조인력 214명과 장비 43대, 구조견 8마리를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가족들은 첫 실종자가 구조됐다는 소식에 추가 실종자가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표 A씨는 “지금 구조된 실종자가 어디서 작업하다 지하 1층에서 발견됐는지 확인되면 어디 있을지 모를 나머지 5명의 위치도 추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추가 붕괴 위험이 있는 140m 규모의 타워 크레인 상층부를 외벽에서 철거하기 위해 1200t급 이동식 크레인 7대를 조립해 사고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반이 불안정한 상태라 지하 4층부터 구조보강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산업개발은 오는 16~17일 사이 모든 크레인을 조립한 뒤 철거를 완료할 예정이다.

한편 광주경찰청과 고용노동청은 이날 아파트 현장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작업일지 등 공사 관련 서류와 감리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고, 향후 자료를 정밀 분석해 건물 붕괴 사고원인과 부실 설계·시공 여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과 현장 책임자 등 3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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