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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 1년7개월 만에 떨어졌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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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1호 06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1년 7개월 만에 하락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179.9로 10월보다 0.79%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하락한 것은 2020년 4월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기도 역시 전월보다 0.11% 떨어지며 2019년 5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거래가격지수는 거래 신고가 2회 이상 있는 동일 주택의 실거래 가격 변동률을 이용해 지수를 산출한다. 시세 중심의 가격 동향 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된 가격을 사용해 최근 시장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거래량이 적거나 가격이 시세를 크게 벗어난 거래가 포함될 경우 변동 폭이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서울은 도심권(종로·중·용산구 3.82%)을 제외한 전 권역에서 실거래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 등 동북권(-1.76%)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도 0.05% 내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잠정변동률도 0.4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정변동률은 작성 시점까지 신고된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다.

정부가 지난해 8월 이후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거래량이 급감하고 매물이 쌓이면서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거래된 것이 실거래가 지수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실거래가격이 하락 전환되는 등 주택시장 안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1.00→1.25%)으로 중장기적으로 시장 하향 안정세가 보다 확고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거래의 비율이 서울의 경우 지난달 50.6%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지방에서도 실거래가 하락 지역이 늘고 있다. 세종은 전월보다 4.11% 떨어지며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대구(-1.35%)는 2개월 연속 하락했고, 대전(-0.82%), 부산(-0.51%), 울산(-0.09%), 충북(-0.05%) 등지도 하락 전환했다. 한편 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포함) 가격은 전월 대비 0.29% 올랐으나 오름폭은 11월(0.63%) 대비 크게 줄었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12월 한 달간 무려 2.10% 떨어지며 전월(-0.82%)보다 낙폭이 확대됐고, 대구 아파트값도 12월에 0.17% 내리며 11월(-0.07%)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까지 겹치면서 이런 하락세가 대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수준은 코로나 이전 정도지만, 대출금리는 더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서 특히 영끌족들의 이자 부담과 심리적 불안은 더 클 수 있다”며 “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주택시장 위축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고 대선 이후 정책 변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동안 거래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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