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붉게 물든 툴루즈…2200년 된 프랑스 제4도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오래] 연경의 유럽 자동차여행(21) 

툴루즈는 파리, 마르세유, 리옹 다음으로 프랑스에서 4번째로 큰 도시다. A380을 만든 에어버스 본사가 있는 첨단 항공 산업 도시로도 유명하다.

프랑스 지도 맨 아래쪽 잘록한 부분의 중심에 있는 도시로 피레네 산맥에서 발원한 가론 강이 툴루즈를 지나 대서양을 향해 보르도 쪽으로 흘러가는 곳이다. 이곳에서 미디 운하를 시작해 동쪽의 오드강과 연결했다는 그 툴루즈다.

이 고장에서 나는 점토로 만든 붉은빛 벽돌로 건축한 건물이 많아 ‘장미 도시’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카피톨 광장을 중심으로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에 볼거리가 몰려있으므로 주차는 도심 한복판 카피톨 광장 지하에 한다.

툴루즈가 기록에 언급된 시기는 기원전 2세기 로마 정복시기 부터다. 5세기 후반 서고트족이 세운 왕국의 수도였으며 6세기 샤를마뉴 대제의 정복으로 프랑크 왕국의 도시가 된 곳이다. 이후 9세기 중반부터 400년간 아키텐 공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툴루즈 전경. [사진 Tonio94 on Wikimedia Commons]

툴루즈 전경. [사진 Tonio94 on Wikimedia Commons]

주차장

parking indigo capitol
좌표 43.604114, 1.442875

툴루즈 시내 진입하면 먼저 상당한 대도시라 놀라게 되는데 이 주차장은 시청 광장 지하에 있고 요금은 비싸지만 관광하기에는 좋은 위치에 있으므로 잠깐 들르는 여행자라면 여기 주차한다.

툴루즈 여행 지도. [자료 연경]

툴루즈 여행 지도. [자료 연경]

카피톨 광장(Place du Capitole)의 시청

툴루즈 시청. [사진 Velvet on flickr]

툴루즈 시청. [사진 Velvet on flickr]

툴루즈 구시가 대표 광장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시청도 있고 광장에는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광장 바닥에 툴루즈 백작의 문장이었던 오크 십자가가 새겨져 있다. 카피톨은 툴루즈의 시청을 말하는데, 과거 툴루즈의 정치를 담당했던 의원들을 ‘카피톨’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

시청 안뜰의 이름은 ‘앙리 4세의 뜰’이고, 앙리 4세의 동상과 캐피탈 가문의 문장이 있다. 멋진 계단 홀에는 툴루즈 출신 화가 장 폴 로랑과 아들이 그린 그림들도 있고, 이층 홀에는 툴루즈 출신 신인상파 화가 앙리 마르탱의 작품도 10점 있다. 시청이 아니라 훌륭한 뮤지엄에 온 것 같다. 미디 운하 건설을 주도한 리케의 흉상 부조를 찾아보자.

카피톨 광장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세르넹 성당과 미디운하가 있고 서쪽에서는 자코뱅 수도원과 가론 강을 볼 수 있다.

빅토르 위고 시장(Victor Hugo Market)

시간 7:00~14:00(월요일 휴업)

툴루즈에 일찍 도착했다면 신선한 농산물, 해산물을 살 수도 있고 식사도 할 수 있는 빅토르 위고 시장에서 여행을 시작해 본다.(2층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할 수 있음)

타우르 노트르담 성당(Notre-Dame du Taur)

카피톨 광장에서 세르넹 성당을 가다 보면 만나는 작은 성당이다.

타우르 노트르담 성당. [사진 Didier Descouens on Wikipedia Commons]

타우르 노트르담 성당. [사진 Didier Descouens on Wikipedia Commons]

245년 그리스도교를 전하기 위해 파견된 세르넹 주교는 이단 미트라교 사제의 음모로 붙잡혀 두 발이 묶인 채 밧줄에 묶여 밧줄이 끊어질 때까지 황소에 끌려다녔다. 밧줄이 끊어진 자리가 바로 이 성당이 세워진 자리고 거리의 이름도 ‘황소 거리’다. 세르넹의 주검을 거둔 두 여인은 아무도 파 가지 못하도록 이 자리에 깊게 묻었고 훗날 그 위에 성당이 지어졌다. 중세 성인의 시신이나 물건들은 ‘성유물’로 여겨져 순례의 대상이 되었는데, 세르넹의 성유물은 후에 세르넹 성당으로 옮겨졌다.

왼쪽 벽면에 장 루이 베자르드가 그린 ‘생 세르낭의 순교’, 오른쪽 벽에 그려진 14세기 프레스코화 ‘야곱의 계보’, 제단 왼쪽의 베르나르 베네제 그림 ‘요셉의 죽음’을 챙겨 보고 모셔진 검은 성모님도 찾아본다. 무료로 볼 수 있고 규모는 작지만 엄숙미가 느껴진다.

생 세르넹 사원(Basilique Saint-Sernin de Toulouse)

주소 Basilique Saint-Sernin de Toulouse
지하 묘지 시간 월~토: 10:00~17:45, 일요일 14:00~17:45

생 세르넹 사원. [사진 ZbebVial on Wikimedia commons]

생 세르넹 사원. [사진 ZbebVial on Wikimedia commons]

황소 거리를 지나 높은 탑을 보면서 찾아갈 곳은 생 세르넹 사원이다. 투박하고 육중한 성당은 중세 로마네스크 양식 성당의 전형인데, 프랑스에서 가장 큰 로마네스크 성당이니 당대 얼마나 많은 순례객이 툴루즈를 거쳐 갔을지 짐작이 된다.

산티아고 순례길 중 프랑스 아를의 길에 속해 있는 툴루즈에는 중세 많은 순례객이 모여들었는데 4세기 후반 이 성당의 건축을 시작한 생 실비우스 주교가 순례자의 복장으로 방문객을 맞아주고 있다. 유럽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크 왕국의 카를루스 대제(프랑스어로 샤를마뉴)가 많은 성유물을 기증하면서 툴루즈는 순례객들로 북적였고 성당은 계속 증축되어 11~12세기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위에서 보면 라틴식 십자가 모양(세로가 긴)의 건축이고 가운데에 65m 높이의 팔각형 종탑이 서 있다.

툴루즈 최초 주교 세르넹 성인을 기념하는 성당에는 세르넹 성인의 성 유물이 옮겨져 모셔져 있고 샤를마뉴 대제가 기증한 유물은 따로 보존되어 있다. 오르간은 아리스티드 카바이에콜의 걸작으로 꼽힌다. 카르카손 시테를 복원한 중세 건축의 복원 전문가 비올레 르 뒤크의 손을 거쳐 오늘날 모습으로 복구된 성당은 미디운하와 함께 1998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툴루즈 시는 올드 타운 전체를 지정받기 위해 공사를 확장하고 있다고 한다.

생 세르넹의 성유물 제대. [사진 PierreSelim on Wikimedia Commons]

생 세르넹의 성유물 제대. [사진 PierreSelim on Wikimedia Commons]

미디 운하(Canal du Midi)

세르넹 성당에서 북쪽으로 1.1km 정도 곧장 걸어가면 미디 운하를 볼 수 있지만 다시 올드타운으로 돌아와야 하므로 자동차 여행자는 ‘Parking enedis/좌표43.613665, 1.432517’ 입력하고  미디 운하로 가면 된다. 미디 운하는 도시를 크게 돌아 서쪽의 가론 강과 합류한다.

미디운하. [사진 pixabay]

미디운하. [사진 pixabay]

툴루즈에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이제 다시 올드타운으로 돌아와 중세 고딕양식의 걸작으로 불리는, 도미니크 수도회에서 세운 자코뱅 수도원을 찾아간다. 역시나 이 지역 특산인 붉은 벽돌로 세운 육중한 수도원이다. 이 수도원은 중세 토마스 아퀴나스의 성유물을 제대에 모셔 놨다.

중세 신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신학에 접목시킨, 아오스딩과 더불어 가톨릭 신학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의 성유물에 대해 오늘의 우리는 무덤덤하지만 당대 이 수도원이 가진 자부심은 대단했을 것이다. 실제로 토마스 아퀴나스는 툴루즈와는 연관이 없었지만 도미니크회 본산이 자코뱅 수도원이므로 여기도 모셔졌을 것이다.

자코뱅 수도원(Couvent des Jacobins)

자코뱅 수도원. [사진 연경]

자코뱅 수도원. [사진 연경]


시간 화~일요일 10:00~18:00
요금 교회 예배당 무료, 수녀원, 회랑, 전시회 통합 5유로

토마스 아퀴나스 제대. [사진 Didier Descouens on Wikimedia Commons]

토마스 아퀴나스 제대. [사진 Didier Descouens on Wikimedia Commons]

도미니크회에서 세운 최초의 수도원으로 고딕 양식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하나의 기둥에서 뻗어 나간 천정의 야자수 모양 조각이 인상적이고 수도원 회랑도 백미다.

아세자 관. [사진 연경]

아세자 관. [사진 연경]

과거 이 도시가 얼마나 부를 쌓았는가는 아세자 관을 가보면 안다. 염료와 곡물 교역으로 부를 쌓은 피에르 아세자가 세운 건축물로 소장품이 알차고 건물 또한 아름답다. 툴루즈를 부의 도시로 만든 것은 대청이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파란 염료였는데 16세기 옷이나 커튼 등을 염색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이를 거래한 상인은 큰 부를 쌓았고 대표적인 상인이 바로 아세자였다.

퐁네프다리와 오귀스탱 미술관

오귀스탱 미술관. [사진 Didier Descouens on Didier Descouens]

오귀스탱 미술관. [사진 Didier Descouens on Didier Descouens]

파리에만 퐁네프다리가 있는 게 아니다. 아세자 관에서 나와 가론 강변 쪽(서쪽)으로 300m만 걸어가면 툴루즈에서 가장 오래된 16세기 다리를 만나고 아세자관에서 동쪽으로 400여m만 움직이면 14세기에 건축된 수도원 건물에 개관한 오귀스탱 미술관을 만난다. 고대 로마시대 유물부터 중세, 20세기 초반까지의 작품을 두루 소장하고 있다.

여기까지 보면 툴루즈 여행에서 하루를 다 소모할 것 같고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시작돼 4세기를 거치면서 다양한 고딕양식을 수렴한 생테티엔 대성당(Cathédrale Saint-Étienne) 검은 성모님이 모셔진 도라드 노틀담 사원(Basilique Notre Dame la Daurade)등 크고 작은 아름다운 성당과 예배당들, 뮤지엄들이 곳곳에 있어 여행자는 마음이 바쁘겠다.

툴루즈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향으로 그는 툴루즈 대학 출신이라고 한다. 대학이 있어 거리에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또 오늘에 와서는 항공 산업의 메카로도 유명한 툴루즈지만 여행자로선 가톨릭 성지 루르드, 중세 요새 카르카손을 갈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고, 또 가까이 고색창연한 알비에는 툴루즈로트렉 뮤지엄이 자리하고, 코르드 수르 시엘 같은 예쁜 마을도 가깝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 안도라 공국을 가 볼 수 있는 곳이다.

봄에 여행을 시작한다면 툴루즈에서 탄 강의 프랑스 예쁜 마을 코스를 시작해 볼 수도 있겠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