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대법원, 민간기업 백신 의무화 "무효"...바이든 "실망"

중앙일보

입력 2022.01.14 12:30

업데이트 2022.01.14 12:57

미국 연방대법원이 13일(현지시간) 민간 기업 근로자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려던 조 바이든 정부의 조처는 무효라고 판단했다. “과도한 권한 행사”라면서다. 하급심들에 이어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이같이 결정함에 따라 정부의 행정 권한으로 백신 접종을 늘리려던 바이든 대통령의 야심찬 계획은 가로막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즉각 “실망스럽다”는 설명을 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11월 미 노동부 산하 직업안전보건청(OSHA)은 2022년 1월 4일까지 직원이 100명 이상인 기업의 근로자는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조치를 위반하는 고용주는 한 건당 1만4000달러(약 1600만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이번 방침은 미 전역의 근로자 약 8400만 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이날 이런 조처가 과도한 권한 행사라고 대법관 6 대 3 의견으로 판단했다. 보수 성향 대법관 6명이 모두 의무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대법원은 “코로나19는 집, 학교, 스포츠 경기장, 그리고 사람들이 모이는 모든 곳에서 확산할 수 있다. 이는 범죄나, 대기 오염, 또는 전염성 질병으로부터 우리 모두가 직면하는 일상적인 위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어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직업을 갖고 있고, 24시간 같은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OSHA가 일상 생활의 위험을 규제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의회의 명확한 규정 없이 OSHA의 규제 권한을 상당히 확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회의 입법 과정이 없이 행정부가 이런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미다.  

미국 연방대법원.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 [AFP=연합뉴스]

반면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정부의 민간 기업에 대한 백신 의무화 조치는) 근로자들에 대한 코로나19 위협에 대응해 연방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의무화 중단 결정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다만 대법원은 병원·요양원 등 의료 시설 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조처에 대해선 5 대 4로 유지 결정을 내렸다. 이 방침은 7만 6000개 의료 시설 종사자 1030만 명에게 적용된다. 민간 기업 백신 의무화엔 반대 의견을 냈던 존 로버츠 대법원장,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의료 종사자 의무화에 대해선 찬성 입장을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 결정 뒤 성명을 통해 “의료 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유지하기로 한 대법원의 오늘 결정은 생명을 구할 것”이라면서도 “대법원이 근로자들을 위한 상식적인 구명 요건을 차단하는 쪽을 택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이 결정했다고 해서 미국인들의 건강과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주들이 올바른 일을 하도록 대통령이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여러 기업이 백신 접종 의무화에 동참했다면서 “기업 지도자들이 즉시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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