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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초과세수로 소상공인 지원”…대선 앞 추경 가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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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지난해 예산을 처음 짤 때와 비교해 60조원에 육박하는 초과세수가 발생했다. 정부의 세수 추계가 세 번이나 틀리면서 발생한 초과세수다. 정부는 14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이후 추경 편성 방침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3일 “내일 정부가 새 거리두기 지침을 발표하면서, 방역 정책으로 인한 피해 계층을 재정으로 지원하는 추경 편성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돈 풀기’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의 2021년 초과세수 예상 실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부의 2021년 초과세수 예상 실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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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정부는 지난해 연간 세금이 예상보다 총 31조6000억원 더 걷힐 것이라며 이 돈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그해 11월에는 여기에 19조원이 더 걷힐 것이라며 기존 계산을 번복했다. 그리고 13일, 지난해 1~11월 국세 수입이 총 323조4000억원이라고 밝히면서(2021년 11월 기준 재정 동향) 두 달 전 예상보다도 최소 7조8000억원 더 걷힐 것이라고 다시 예측을 수정했다. 지난해 본예산을 처음 짤 때 정부는 2021년 한 해 동안의 국세 수입을 282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세금을 걷어 보니 총 58조4000억원 이상 더 걷히면서 지난해 연간 국세 수입은 341조1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결국 지난해 본예산 대비 세수 추계 오차율은 20%를 넘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세수 추계 오차율은 지난 10년간 10%를 넘은 적이 없다. 세금이 얼마나 걷힐지를 판단하는 일은 이듬해 재정을 얼마나,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첫 단추인데, 이를 처음부터 잘못 채웠다는 의미다. 재정정책 전문 민간연구원인 나라살림연구소의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세입 규모를 예측하지 못해 합리적인 지출 규모를 정하지 못하는 것은 정부가 위기 상황에서 마땅히 해야 할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수 추계 오차율 역대 최대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세수 추계 오차율 역대 최대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부는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항변한다. 지난해 1~11월 국세 수입 진도율은 100%를 넘어 102.9%를 기록했다. 추경 당시 예상했던 국세 수입을 모두 달성하면 진도율이 100%인데, 이를 이미 넘어섰다는 의미다. 특히 소득세 진도율이 107.2%로 가장 높았는데, 기재부는 “자산시장 영향, 취업자 수 증가로 양도·근로소득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돼 양도소득세 수입이 둔화할 것이라던 정부 기대와 달리 주택 가격은 계속 상승했고, 상용근로자 등 고용시장 회복 속도도 정부 예상보다 빨라 근로소득세 수입이 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예상보다 더 늘어난 초과세수를 활용해 방역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는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세수 추계에 오차가 발생한 것은 아쉽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의 여력을 갖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 발생한 초과세수는 당장 쓸 수 없는 돈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난해 초과세수는 오는 4월 국가 결산을 거쳐 세계잉여금으로 처리한 뒤에야 사용할 수 있다. 1분기에 추경을 편성하려면 결국 적자국채를 먼저 발행하고 이후에 초과세수로 갚는 방식을 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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