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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단지 전체 동 다시 지어라"…무너진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 불안

중앙일보

입력

12일 아파트 사고 현장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12일 아파트 사고 현장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신축 중이던 아파트 벽면이 무너져내린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의 재시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밀 안전진단 후 재시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소식에 아파트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선 재시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시장 "안전성 확보 안되면 재시공" 

이용섭 광주시장은 13일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안정성이 확보 되지 않으면 건물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화정아이파크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일정 기간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도 법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광주시내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한 공사현장은 5곳이다. 이들 현장엔 모두 ‘공사 중단’ 행정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추정 원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추정 원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양생한 콘트리트 강도 의문 

화정아이파크의 사고 원인으로는 무리한 타설이 추정되고 있다. 콘크리트가 충분히 양생(養生)되지 않아 필요한 강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상층부 타설이 이뤄지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한 구조물이 순차적으로 무너진 것 아니냐는 추정이다. 대형 거푸집 붕괴도 사고 초기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최창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질퍽질퍽한 상태의 콘크리트가 시간이 지나 힘을 받으면 딱딱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기까지의 소요기간이 잘 지켜졌는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형준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연구원장도 “23층부터 34층이 한꺼번에 붕괴됐다는 건 콘크리트 공사의 기본 매뉴얼(충분히 강도기 발현된 뒤 다음 층 콘크리트 타설)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나머지 하층부에 대한 안전도 확실하지 않아 정밀 안전진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요에 따라 사고가 난 201동 외 다른 동까지 안전진단 범위가 넓혀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고가 난 201동 타설은 최소 12일~18일가량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고, 필요한 강도가 확보되기 충분한 기간”이라고 말했다.

"1·2단지 전체 동 철거 후 재시공" 의견도 

예비 입주자들의 불안감은 상당하다. 현재 카카오톡에는 ‘광주화정아이파크입주자방’, ‘#화정아이파크#입주자#대책토론’ 등 6개 이상의 오픈채팅 방이 개설된 상태다. 이곳에서 예비 입주민들은 “무서워서 어떻게 사느냐”, “싹 다 부수고 다시 지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부모님이 청약받으셨는데 들어가서 살기는 무섭고 그렇다고 팔수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화정 아이파크 입주 예정자회 임원들은 전날(12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긴급회의에선 붕괴 사고가 발생한 동뿐 아니라 1·2단지 전체 동에 대한 철거 후 재시공을 요구하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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