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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와인과 치즈는 언제나 옳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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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선의 와인이 있는 밥상 ④ 치즈와 와인 페어링

 와인은 로마 때부터 치즈와 페어링 해 먹었다고 할 정도로, 오랜 궁합을 자랑한다. 사진 pixabay

와인은 로마 때부터 치즈와 페어링 해 먹었다고 할 정도로, 오랜 궁합을 자랑한다. 사진 pixabay

와인이 마시고 싶은데, 곁들일 음식을 만들 기운이 없다면? 그럴 땐 우리에겐 치즈가 있다. 와인과 먹는 치즈는 언제나 옳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둘은 기원전 로마 때부터 페어링 해 먹었다고 할 정도로, 오랜 궁합을 자랑한다.

치즈와 와인은 둘 다 발효식품이다. 각자 고유한 풍미가 있어, 치즈의 숙성 강도를 고려해서 와인과 매칭하는 게 좋다. 리코타, 부라타, 모차렐라처럼 숙성하지 않아 신선한 우유 맛이 나는 프레시치즈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과 두루 잘 어울린다. 반면, 그뤼에르나 에멘탈같이 더 강한 맛이 나고 단단한 경성 치즈는 피노 누아, 보졸레 같은 과일 풍미가 있는 레드 와인과 마시면 좋다.

카망베르나 브리처럼 표면에 솜털 같은 흰 곰팡이가 피어 있는 연성 치즈는 빈티지 샴페인이나 좀 더 숙성한 화이트 와인과 마시면 좋다. 예를 들면 은은하게 흙과 버섯 냄새가 나는 크리미한 질감의 브리 치즈와 섬세한 기포가 톡톡 터지는 샴페인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정반대의 맛과 향이 오히려 조화를 이뤄 입안을 풍성하게 채우는 느낌이다.

크리미한 질감의 브리 치즈는 샴페인과 잘 어울린다. 사진 pixabay

크리미한 질감의 브리 치즈는 샴페인과 잘 어울린다. 사진 pixabay

‘단짠단짠’ 페어링도 있다. 고르곤졸라, 블루 도베르뉴 같은 블루치즈는 점점이 박힌 푸른곰팡이에서 금속성의 짠맛이 톡 쏘며 입안에 퍼지는데, 이런 치즈들은 달콤한 와인들과 좋은 하모니를 이룬다. 수확 시기를 지나 포도당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짠 즙으로 만든 귀부 와인이나 발효 중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한 포트 와인과 마시면 식사에 근사한 마침표를 찍어줄 완벽한 디저트가 된다.

치즈는 과일과 견과류와도 잘 어울린다. 집에 친구들이 놀러 와 와인을 마시게 되면, 나는 냉장고 속 재료를 총동원해 휘뚜루마뚜루 치즈 플레이트를 만들어 내놓는다. 나무로 된 오각형 플레이트 중앙에 치즈를 올린 후 껍질째 얇게 슬라이스한 사과, 예전에 사놓고 잊고 있었던 말린 과일, 호두와 아몬드, 병조림 올리브 등을 풍성하게 세팅한다. 약간의 미적 감각을 발휘하면 쉽게 근사해 보일 수 있는, 꽤 괜찮은 상차림이다. 치즈는,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도 언제나 와인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 치즈는 언제나 와인의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사진 pixabay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 치즈는 언제나 와인의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사진 pixabay



Today’s Recipe 안동선 작가의 치즈 요리  

① 부라타 치즈와 토마토  

부라타는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주에서 소젖으로 만든 프레시치즈다. 모차렐라 치즈에 부드럽고 진한 크림을 더해 만든 공 모양의 새하얀 치즈로,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다. 올리브오일을 뿌리고 바질 잎을 더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식탁의 주인공이 된다. 천연 발효해 신맛이 살짝 도는 사워도우 계열의 식사 빵에 치즈를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부라타 치즈와 토마토. 사진 안동선

부라타 치즈와 토마토. 사진 안동선

재료 준비 
재료(2인) : 부라타 치즈 1~2덩이, 토마토(일반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중에서 원하는 것으로), 올리브유, 소금, 후추.

만드는 법
1. 연한 소금물에 담겨 있는 부라타 치즈를 꺼내 접시 중앙에 담는다.
2. 반으로 가른 토마토를 치즈 주변에 원하는 양만큼 둘러 담는다.
3. 올리브오일을 충분히 뿌리고 소금과 후추는 취향껏 가미한다.

② 서리태 마스카르포네 스프레드  

압구정의 퓨전 레스토랑 ‘수퍼판’을 운영하는 우정욱 셰프와 『안주와 반주』라는 책을 만들며 익힌 음식이다. 마스카르포네는 이탈리아의 크림치즈다. 우유에서 분리한 크림을 원료로 만들어, 다른 치즈와 달리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나지 않으며 맛은 섬세하고 부드럽다.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있어 구운 바게트나 비스킷과 함께 내면 좋다. 나의 경우, 손님들을 대접해야 할 때면 꼭 만들어 내놓는 애피타이저다.

서리태 마스카르포네 스프레드. 사진 안동선

서리태 마스카르포네 스프레드. 사진 안동선

재료 준비
재료(2인) : 서리태 콩 300g, 간장 3큰술, 설탕 1컵, 식소다 1/2큰술, 소금 1큰술, 물 4컵, 마스카르포네 치즈 넉넉히.

만드는 법
1. 서리태는 이물질을 골라내고 잘 씻는다.
2. 서리태는 콩의 두 배 정도 되는 물에 담가 하룻밤 정도 불린 후 헹궈 놓는다.
3. 커다란 냄비에 간장, 설탕, 식소다, 소금을 넣은 물을 붓고 서리태를 넣어 중 불에서 거품을 걷어가며 끓인다. 익은 콩이 가라앉으면 약 불로 2시간 이상 조린다.
4. 조린 서리태는 실온에서 충분히 식힌 후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조심스럽게 섞어 스프레드를 만든다.

③ 옥수수와 블루 도베르뉴 치즈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캔 옥수수에 블루치즈만 더하면 근사한 와인 안주가 된다. 푸른곰팡이를 이용해 만드는 치즈를 한데 묶어서 블루치즈라고 하는데, 쌉쌀한 매운맛과 톡 쏘는 강한 향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블루 도베르뉴 치즈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블루치즈다. 맛과 향은 진하지만, 크림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게 특징이다. 무화과처럼 달콤한 건과일이 든 캄파뉴나 호밀빵 등과 함께 먹으면 식사로도 손색없다.

옥수수와 블루 도베르뉴 치즈. 사진 안동선

옥수수와 블루 도베르뉴 치즈. 사진 안동선

재료 준비 
재료(2인) : 옥수수 1/2캔, 블루치즈 원하는 만큼, 꿀 취향껏

만드는 법 
1 옥수수를 플레이트에 적당히 펼친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리거나 그냥 활용해도 괜찮다.
2 블루치즈를 원하는 크기로 조각내 흩뿌린다.
3 꿀이나 아가베 시럽, 메이플 시럽 등을 윤기가 돌만큼 둘러 준다.

안동선 작가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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