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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나무와 체크리스트, 2가지면 끝” 성효쌤의 특급 독서전략

중앙일보

입력 2022.01.13 06:00

업데이트 2022.01.13 09:49

바쁜 당신을 위한 세 줄 요약

· 독서가 집어 넣는 과정이라면, 글쓰기는 꺼내는 과정이다. 독서를 많이 한 아이가 구슬 서 말을 가진 부자라면, 글을 쓰는 아이는 구슬을 꿰어서 목걸이로 만드는 장인이다. 구슬만 모으는 것보다 목걸이를 만들어 보게 하라.
· 방학 중 독서 전략으로 독서나무와 독서 체크리스트를 추천한다. 독서 입문자를 위한 독서나무는 말그대로 나무를 그려놓고 책을 읽을 때마다 책 제목을 써넣은 이파리를 붙이는 것이다. 독서 체크리스트는 분야별로 나눠 읽은 책을 기록함으로써 편독을 막아준다. 책 좀 읽는 아이는 독서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라.
· 글쓰기는 문장에서 시작해 문단으로 확장해야 한다. 길게 쓴 하나의 문장을 단문으로 쪼개고, 각 단문을 가지고 육하원칙에 따라 자세하게 쓰게 한 뒤 의성어와 의태어, 따옴표를 활용해 풍성하게 쓰게 한다. 마지막으로 문단을 구성해 쓰게 하면 완결성을 가진 하나의 글을 쓸 수 있다.

겨울방학, 양육자들의 고민이 크다. 학기 중 못 읽은 책도 읽게 하고, 다음 학년을 위해 수학이나 영어 같은 주요 과목 예습도 해줘야 할 것 같다. 그 와중에서 아이와 붙어 있는 시간이 늘면서 잦아지는 대립도 잘 풀어야 한다. ‘방학증후군’이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헬로! 페어런츠’가 방학 특집 시리즈를 준비한 이유다. 총 4회에 걸쳐 주요 과목별 학습 전략과 아이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감정 코칭을 다룬다. 첫 회는 최근 양육자들의 관심이 부쩍 늘어난 독서와 글쓰기다.

 김성효 장학사는 독서·글쓰기 교육 전문가다.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다양한 교수 방법을 개발했다. 그 노하우를 정리해 쓴『초등공부 독서로 시작해서 글쓰기로 끝내라』는 11쇄나 찍은 베스트셀러다. 강정현 기자

김성효 장학사는 독서·글쓰기 교육 전문가다.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다양한 교수 방법을 개발했다. 그 노하우를 정리해 쓴『초등공부 독서로 시작해서 글쓰기로 끝내라』는 11쇄나 찍은 베스트셀러다. 강정현 기자

독서나무와 독서 체크리스트,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됩니다

11일 만난 김성효 장학사는 방학 중 독서 전략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아이의 독서량과 수준에 따라 각각 다른 전략을 제안한 것이다. 독서나무는 독서량이 아직 많지 않은, 입문자를 위한 독서 전략이고, 독서 체크리스트는 ‘책 좀 읽는다’ 싶은 중급자를 위한 독서전략이다. 17년간 초등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지금은 전북교육청에서 스피치라이터 장학사로 일하고 있는 김성효 장학사는 『초등공부 독서로 시작해서 글쓰기로 끝내라』,『엄마와 보내는 20분이 가장 소중합니다』 등을 쓴 독서·글쓰기 교육 전문가다.

독서나무는 어떤 전략인가요?
아이가 책을 좀 더 많이 읽을 수 있도록 격려하는 전략입니다. 간단하지만 효과적이죠. 커다란 종이에 나무를 그려 넣어 벽에 붙여두세요. 그리고 아이가 책을 읽을 때마다 나뭇잎 모양으로 자른 포스트잇을 붙입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잎이 무성한 나무가 되겠죠. 아이가 책을 읽는다는 행위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목표를 정해서 몇 권 읽으면 같이 뭘 한다거나 하는 식의 보상을 해주는 것도 좋겠죠. 관련 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는데, 보시면 좋겠어요.
독서 체크리스트도 설명해주세요.
이건 어느 정도 책을 읽는 아이에게 추천해요. 보통 동화책을 많이 읽는데, 과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정해서 그 책도 읽게 하고 읽으면 체크 리스트에 스티커를 붙여줍니다. 독서나무와 마찬가지로 독서란 행위를 시각화한 것인데, 분야를 나눴다는 게 차이죠. 저는 교실에선 동전 스티커를 써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책은 10원짜리 스티커를 붙여주고, 과학 분야를 안 좋아하는 아이가 그 분야 책을 읽으면 500원짜리 스티커를 붙여줍니다.
편독습관 바로잡는 독서 체크 리스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편독습관 바로잡는 독서 체크 리스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책에 재미를 느끼게 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글자를 읽고 그 뜻을 이해하는 두 가지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책 읽기를 갓 시작한 아이들은 글자를 읽는 것으로 벅차서 혼자 읽게 하면 내용을 이해하고 상상하기 힘들 수밖에 없어요. 그럴 때 양육자가 책을 읽어주면 글자를 읽는 데 쓰는 에너지를 내용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데 쓰겠죠. 양육자가 책을 읽어주는 건 아이의 외장 하드가 되어준다는 의미입니다. 책 읽기에 더 쉽게 빠질 수 있는 거죠. 그렇게 책을 읽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의 읽기 능력도 향상됩니다.
책을 유독 싫어하는 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구나 좋아하는 분야가 있어요. 아이가 야구를 좋아한다면 야구 관련 책을 권해보세요. 긴 글을 읽기 어려워하면, 관심 있는 분야를 다룬 짧은 글, 예를 들면 기사 같은 걸 권하는 거죠. 그렇게 읽기에 재미를 붙이면 자연스럽게 읽는 양도 늘리고, 읽는 분야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동화책을 많이 읽었고, 또 좋아하는데 교과서를 어려워하는 아이도 있는데요.
교과서는 지식을 전달하는 글이라, 이야기책, 그러니까 동화책과는 좀 다릅니다. 교과서를 읽는 데는 말 그대로 독해력이 필요하죠. 이건 동화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건 아니에요. 독해력을 늘리는 훈련이 필요해요.
어떤 훈련이 필요한가요?
거창하게 말씀드렸지만 간단한 독후 활동으로 독해력을 기를 수 있어요.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질문카드 방법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그 내용을 가지고 양육자가 질문하고 아이가 답하는 식으로 활동하는 거죠. 예를 들면 ‘주인공은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뭐였어?’ 같은 질문을 해서 아이가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찾아보고 복기하게 하는 겁니다.
문해력을 키우는 독서 질문카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문해력을 키우는 독서 질문카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김성효 장학사는 독해력을 기르는 방법을 설명하며 “책에만 갇혀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일상생활에서 보는 다양한 글을 통해서 독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일상생활에서도 독해력을 키울 수 있다고요?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간다고 해볼게요. 승차권에도 정보가 있죠. 몇 번째 기차의 몇 번째 좌석에 앉으라는 정보요. 그걸 아이가 읽어낼 수 있는 게 독해력입니다.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워 왔어요. 그럼 약 봉투에 투약 지도서가 있죠. 그걸 아이에게 읽고 어떻게 약을 먹어야 하는지 물어보세요. 이런 활동이 책을 읽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학습 만화가 인기에요. 하지만 양육자들은 그다지 반가운 책은 아닌데요,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얼마 전에 방학을 맞아 서점에 갔다가 한 양육자가 아이랑 같이 와서 학습만화만 사서 가시는 걸 봤어요. 학습만화를 읽혀선 안 된다는 입장은 아니에요. 다만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죠. 독서, 그러니까 글자를 읽는 행위는 뇌를 발달시키는 훈련입니다. 학습만화는 글을 읽는 것보다는 그림을 보는 것에 가까운 독서고요. 그래서 독서를 학습만화로만 채워선 곤란합니다. 다른 책을 읽게 하고, 목표량을 달성하면 학습만화를 보상으로 읽게 하는 식으로 양을 조절하세요. 또 학습만화는 배경 지식을 늘리거나, 어려운 내용을 학습할 때 보조 자료로 쓰면 좋습니다. 역사를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비슷한 내용을 다룬 책과 학습만화를 골라서 둘 다 읽게 하세요. 다만 먼저 책을 읽게 하고, 그 뒤에 학습만화를 보게 하는 걸 추천합니다.
책을 읽어도 내용을 물어보면 정작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떻게 해야 하죠?
어른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한 번만 봐서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여러 번 읽기는 또 쉽지가 않죠. 메모하면서 읽는 걸 해보세요. 챕터 별로 아이에게 중요한 문장 3개씩을 골라서 적게 하는 ‘초록 만들기’ 방법을 추천합니다. 책을 다 보고 전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장을 골라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이걸 ‘황금 문장 찾기’라고 부르는데요, 양육자와 아이가 각각 황금 문장을 찾고 왜 그 문장을 골랐는지 이야기해 보세요. 책을 훨씬 밀도 있게 읽는 경험이 될 겁니다.
독서와 관련한 양육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어떤 책을 읽게 할 것인가’일 텐데요, 책을 고르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이가 좋아하는, 재미있는 책이 먼저죠. 하지만 그런 것만 읽어선 부족합니다. 독서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게 하는 식의 전략이 필요하죠. 저는 양육자들이 각자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책 리스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책들, 소위 양서라 불리는 책을 아이가 좋아하는 책 사이사이에 끼워 넣어야 하죠. 처음엔 양서 비율을 20% 정도로 시작해서, 그 비중을 점점 늘려 가세요.
선생님은 자녀들에게 어떤 책을 읽히셨나요?
초등학생이라면 졸업 전에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은 읽게 하면 좋겠어요. 『톰 소여의 오두막집』,『허클베리 핀의 모험』,『보물섬』,『15소년 표류기』,『로빈슨 크루소』,『걸리버 여행기』,『아라비안나이트』 같은 책들이요.

양육자가 아이에게 읽게 하고 싶은 책이 있으려면, 그만큼 양육자도 책을 가까이할 수밖에 없다. 양육자가 책을 가까이해야, 아이도 그렇게 된다는 얘기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은 독서 교육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글쓰기, 문장에서 시작해서 문단으로 끝내라

김성효 장학사는 “독서와 글쓰기는 단짝”이라며 “어느 하나만 고를 수 없을 정도로 둘 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글쓰기 교육에 애정이 많다. 한때 무협지 작가를 꿈꿀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하기도 했고, 대학 시절 국어 및 문학 교육 전문가인 최명환 교수로부터 글쓰기 개인 지도를 받으며 작가의 꿈을 키우기도 했기 때문이다.

김성효 장학사는 "독서가 구슬을 모으는 일이라면, 글쓰기는 구슬을 꿰어 목걸이를 만드는 일"이라며 "독서만큼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김성효 장학사는 "독서가 구슬을 모으는 일이라면, 글쓰기는 구슬을 꿰어 목걸이를 만드는 일"이라며 "독서만큼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왜 글쓰기가 중요한가요?
지식·정보를 습득해서 자기 생각을 풀어내는 게 학습입니다. 독서가 전자, 지식·정보의 습득 능력을 향상하는 방법이라면 글쓰기는 자기 생각을 풀어내는 방법이죠. 시험 역시 학습자의 생각을 풀어내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에요. 공부가 독서에서 시작해서 글쓰기로 끝나는 이유죠. 제 책 제목을 그렇게 단 이유이기도 하고요. (웃음)
글쓰기야말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막막한 분야인데요. 양육자가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을 좀 알려주세요.
문장 쓰기, 자세하게 쓰기, 풍부하게 쓰기, 문단 구성해서 쓰기, 이렇게 4단계로 나누어 하나씩 가르쳐 보세요. 예를 들어 설명해볼게요. 처음에 아이에게 일기를 쓰라고 하면 이렇게 씁니다. ‘서점에 가서 책을 사고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문장 쓰기 단계에선 이걸 단문으로 쪼개는 겁니다. ‘서점에 갔다’, ‘책을 샀다’, ‘집에 돌아왔다’, ‘저녁을 먹었다’ 이런 식으로요. 단문을 하나씩 가지고 자세하게 쓰기를 합니다. 방법은 육하원칙을 활용하는 겁니다. ‘서점에 갔다’를 가지고 해볼까요? 언제 갔는지, 어떻게 갔는지, 왜 갔는지, 누구랑 갔는지,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세요. 그럼 그게 하나의 짧은 글이 될 수 있어요. ‘오후에 엄마랑 서점에 갔다. 방학을 맞아 읽을 책을 사기 위해서다. 『천년손이 고민해결사무소』를 샀다. 구미호, 저승사자 같은 등장인물이 재미있어 보였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의 문장을 가지고 자세히 쓰기를 하게 한 뒤에는 풍부하게 쓰기를 해보세요. 풍부하게 쓰기는 생생하게 쓰는 겁니다. 의성어, 의태어, 따옴표(대화)를 활용해서 눈앞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것처럼 쓰게 하는 거죠. 여기까지만 해도 글쓰기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고 느끼실 겁니다.
마지막 단계는 문단 구성해서 쓰기인 거군요?  
문단 개념이 초등학교 3학년 때 나오는데, 실제로 가르쳐 보면 아이들이 굉장히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제가 만들어낸 방법이 연꽃 기법이에요. 기업 같은 브레인스토밍 방법으로 쓰는 걸 차용했어요. 1단계를 글감 찾는 거예요. 가족이란 주제로 글을 쓴다고 하면, 엄마 아빠 강아지 이런 식으로 확장하는 거죠. 강아지를 선택했다고 하죠. 그럼 강아지의 어떤 걸 쓸까요? 강아지의 이름을 어떻게 지었는지, 강아지가 좋아하는 산책 이야기, 간식 이야기,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 등 쓰고 싶은 주제를 구체화해요. 그중 강아지가 산책을 좋아하는 걸 골랐어요. 그럼 그걸 가지고, 다시 사고를 확장해요. 산책하는 이유(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다), 어떻게 산책하는지(집 근처에서 30분간 걷는다) 등으로요. 그리고 각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써서 문단을 구성합니다.
문단구성 글쓰기 3단계 그래픽=전유진 기자 yuki@joongang.co.kr

문단구성 글쓰기 3단계 그래픽=전유진 기자 yuki@joongang.co.kr

왜 이렇게 가르치나요?
문단을 구성한다는 건 글의 구조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글 전체에 주제가 있고, 그 주제를 뒷받침하는 소주제 혹은 근거가 글에 들어가야 하죠. 이렇게 설명하면 아이들이 굉장히 어려워해요. 어떻게 써야 할지 감조차 잡지 못하죠. 그래서 이 과정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찾아낸 게 바로 이겁니다. 실제로 이렇게 하면 긴 글쓰기를 어려워했던 아이들이 뚝딱 글을 써냅니다. 제가 경험적으로 효과를 검증한 방법인 만큼 꼭 적용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쓰기만 하면 될까요? 아니면 쓴 글을 고쳐 써야 할까요?
글쓰기는 결국 자기 생각을 꺼내는 일입니다. 누군가의 피드백을 받고 글을 고치는 건 생각을 좀 더 깊게, 그리고 선명하게 하는 과정입니다. 제가 가르칠 땐 계속해서 새로운 글을 쓰게 하지 않고 하나의 글을 쓰면 그 글을 가지고 2, 3번 수업을 하면서 수정하게 합니다. 수정하면서 생각도, 글도 는다고 생각해요.
아이의 글쓰기 수준을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분량을 보는 겁니다. 저는 자기 나이만큼 쓸 수 있다고 보는데요, 3학년(한국 나이로 10살)이면 1000자 정도 쓸 수 있어요. 그 정도 쓰면 잘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어요.
영어나 수학 같은 과목과 달리 독서나 글쓰기는 진도 개념이 없어서 어떻게 아이를 가르쳐야 할지 좀 막막한데요, 조언을 좀 해주신다면요.
초등 교육 과정 전체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접근하길 권합니다. 1, 2학년은 글자와 친해지는 시기입니다. 취학 전 언어 경험을 바탕으로 기초 문해력(literacy)을 기르는 게 목표입니다. 이 시기엔 그림책과 동화책을 두루 읽어주고, 또 읽게 하면서 끝말잇기 같은 다양한 말놀이를 해주면 좋습니다. 3, 4학년은 구체적은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하는 시기에요. 우리 고장 이해하기, 동물의 한살이 등 아이들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걸 배워요. 아직 추상적인 사고가 어려운 시기죠. 책을 고를 때 참고하면 좋겠죠. 글쓰기를 할 때도 구체적인 경험이나 눈으로 본 것을 쓰게 하는 게 좋습니다. 5, 6학년이 되면 이제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합니다. 우리 고장을 넘어 세계 여러 나라를 이해할 수 있어요. 가지 못해도 조사해서 추론할 수 있는 거죠. 독서를 역사 같은 영역으로 확장하는 시기가 바로 이때입니다. 글쓰기 역시 기행문 같은 경험 기반 글쓰기에서 논술 같은 추상적인 글쓰기까지 가능하고요.

독서가 집어넣는 과정이라면, 글쓰기는 꺼내는 과정입니다. 독서를 많이 한 아이가 구슬 서 말을 가진 부자라면, 글을 쓰는 아이는 구슬을 꿰어서 목걸이로 만드는 장인이죠. 구슬만 모으는 것과 서툴더라도 목걸이를 만들어 본 아이, 누가 더 생산적일까요?

김성효 장학사는 독서에 머무르지 말고, 글쓰기까지 교육을 확장하라고 강조했다. 누구나 집에서도 쉽게 교육할 수 있도록 독서와 글쓰기 교육서를 꾸준히 내는 것도 공부의 핵심이 바로 이 두 가지라는 믿음 때문이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다. 겨울 방학, 독서와 글쓰기의 한 걸음을 내디뎌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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