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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탄 해변열차, 월 10만명 몰린다"…부산은 오늘도 촬영 중 [여기 어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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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현의 여기 어디? 부산 신흥 촬영 명소 

지난해 부산에서는 역다 최다인 140편의 영화·영상이 촬영됐다. 사진은 넷플릭스 드라마 'D.P'의 부산 촬영 모습. 부산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광안대교를 달리며 촬영했다. 사진 넷플릭스

지난해 부산에서는 역다 최다인 140편의 영화·영상이 촬영됐다. 사진은 넷플릭스 드라마 'D.P'의 부산 촬영 모습. 부산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광안대교를 달리며 촬영했다. 사진 넷플릭스

부산은 영화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영화·드라마 등 영상물 140편이 촬영됐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부산영상위원회, 2021). 코로나 장기화로 극장가는 연일 불황이었지만, 부산에서는 1년 내내 카메라가 돌아갔다. 팬데믹으로 해외 로케이션이 어려워지자, 부산 촬영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게다. 어디서 그 많은 작품을 찍었을까. 익숙한 명소도 있고, 뜻밖의 장소도 있다. 영상 콘텐트 전성시대, 촬영지는 여행의 훌륭한 목적지다.

영도에선 추격전, 해운대에선 로맨스

바다를 마주 보는 가파른 비탈 위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들어서 있다. 언덕 위쪽의 아파트 단지가 'D.P'를 촬영한 영선미니아파트다. 그 아랫마을이 근래 관광지로 명성을 얻은 흰여울마을이다.

바다를 마주 보는 가파른 비탈 위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들어서 있다. 언덕 위쪽의 아파트 단지가 'D.P'를 촬영한 영선미니아파트다. 그 아랫마을이 근래 관광지로 명성을 얻은 흰여울마을이다.

부산은 도시 전체가 거대한 세트장이다. 장쾌한 바닷가와 초고층 빌딩, 시간이 멈춘 듯한 옛 골목, 왁자한 분위기의 부둣가와 시장 등 면면으로 풍성하다. 숨겨진 공간을 찾아내는 작업도 끊임없이 이뤄진다.

부산 영도 봉래산(396m) 서쪽 기슭의 영선미니아파트. 넷플릭스 드라마 ‘D.P.’에서 안준호(정해인) 이병이 탈영병과 옥상과 골목을 넘나들며 추격전을 벌였던 장소다. 이름 그대로 3층짜리 미니아파트(40동, 1976년 준공)인데, 산비탈에 다닥다닥 붙어 단지를 이루고 있다. 드라마에서처럼 부산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산동네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혼생활을 한 아파트로도 알려져 있다. 아랫동네는 영화 ‘변호인’ 촬영 후 전국구 관광지로 뜬 흰여울마을이다. 걸어서 5분 거리다.

'D.P'는 영도 영선미니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추격 장면을 촬영했다. 사진 넷플릭스

'D.P'는 영도 영선미니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추격 장면을 촬영했다. 사진 넷플릭스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의 최종회 엔딩 장면의 무대는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해운대 해변 열차)’다. 옛 동해남부선 ‘미포~송정역’ 구간(4.8㎞)에 이태 전 산책로와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시설 관계자는 “송혜교가 탔던 해변 열차는 한 달 탑승객이 10만명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부산관광공사 여행 선호도 조사에서는 방문 희망 관광지 1위(23.7%)에 올랐다.

옛 동해남부선 철길을 따라 달리는 해운대 해변 열차(그린레일웨이). SBS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최종회 엔딩 장면의 촬영지다. 사진 해운대블루라인파크

옛 동해남부선 철길을 따라 달리는 해운대 해변 열차(그린레일웨이). SBS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최종회 엔딩 장면의 촬영지다. 사진 해운대블루라인파크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첫 회에서 화제를 뿌린 송혜교와 장기용의 베드신 장면은 시그니엘 부산의 최상급 객실 ‘로얄 스위트룸’에서 찍었다. 하룻밤 방값이 1000만원에 달한다. 같은 건물 99층의 레스토랑 ‘스카이99’에서는 두 주인공이 즐겼던 안심스테이크와 와인을 묶어 ‘지헤중 첫만남’ 세트(2인 15만4000원)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부동의 섭외 1순위 장소

광안대교의 아경. 뒤쪽의 빌딩 숲이 해운대의 마린시티다. 사진 부산시

광안대교의 아경. 뒤쪽의 빌딩 숲이 해운대의 마린시티다. 사진 부산시

광안대교는 부산 로케이션 섭외 1순위로 통한다. 2003년 개통 이래 수많은 영화의 무대가 됐다. ‘해운대’에서는 재난의 현장으로, 마블의 ‘블랙 펜서’에서는 카 체이싱 현장으로 등장했다.

바다 위로 쭉 뻗은 다리를 건너 빌딩 숲으로 들어가는 자동차. 이런 식의 인서트는 너무 흔해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관객 95만 명을 동원한 영화 ‘발신제한’에도,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광안리해변 일대에 광안대교와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전망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수두룩하다. 부산역과 해운대를 오가는 일명 ‘레드라인’ 시티투어버스의 하이라이트도 광안대교 구간이다. 넷플릭스 ‘D.P.’에도 정해인과 구교환이 지붕이 뚫려있는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광안대교를 건너는 장면이 나온다.

'마이 네임' 속 다대포 해수욕장. 사진 넷플릭스

'마이 네임' 속 다대포 해수욕장. 사진 넷플릭스

광안대교를 경유하는 드라이브 여행도 재미가 쏠쏠하다. 경로는 짜기 나름이다. 부산시가 관광포털 ‘비짓부산’을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영화‧TV드라마‧예능 촬영지를 관광코스로 구성해 홍보 중인데, 다리를 테마로한 ‘브릿지 드라이브’ 코스도 있다. 광안대교를 시작으로 부산항대교‧남항대교 등을 거쳐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31.9㎞ 코스다. 부산 내륙과 영도를 잇는 부산항대교는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네임’에서 마약 조직의 접선 장소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다대포 해수욕장은 극 중 경찰과 마약 조직을 오가는 주인공 윤지우(한소희)의 유일한 안식처로 등장한다.

영화 속 식당을 찾아다니는 미식여행 코스도 있다. ‘올드보이’ 속 중국집 ‘장성향’에서 군만두를 먹고, ‘친구’의 곱창집 ‘칠성식당’에 들렀다가, ‘택시운전사’의 기사식당 ‘칠백장’에 가서 불고기 백반을 먹는 식이다. 광주가 주 무대인 ‘택시운전사’를 부산에서도 촬영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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