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 20만원 와인도 가능…유통업계 바뀐 ‘김영란법’에 들썩

중앙일보

입력 2022.01.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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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이번 설 명절부터 부정청탁금지법의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두 배로 늘어남에 따라 유통업계는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사진 현대백화점]

이번 설 명절부터 부정청탁금지법의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두 배로 늘어남에 따라 유통업계는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사진 현대백화점]

올해 설 명절부터는 속칭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의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기존 보다 두 배로 늘어난다. 다만 시기와 상품 구성에 따라 적용 기준이 달라 실제 선물을 보낼 때 이를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전달한 선물에 대해서만 가액 기준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설·추석 명절 기간에 한해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 범위를 상향하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한 데 따른 조치다.

적용 대상은 단순 농·축·수산물 뿐 아니라 이를 50% 이상 사용한 가공품까지 한정한다. 이 때문에 쌀·버섯·한우·생선 같은 농·축·수산물은 물론 홍삼 같은 건강보조제도 농·축·수산물이 절반 이상 들어갔다면 최대 20만원까지 선물할 수 있다. 와인도 포도 같은 농산물을 절반 이상 사용해 만들었다고 하면 역시 선물 금액 범위가 넓어진다. 다만 부정청탁금지법상 선물 가액은 법이 정한 공직자 등에게 보낼 때만 적용한다. 일반인끼리는 선물 가액이 없다. 직무 연관성이 있는 공직자에게는 가액과 상관없이 선물을 보낼 수 없다.

가액 상향으로 실제 올해 설 선물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16일부터 10일까지 26일간 설 선물세트 판매 결과 작년 설 명절 기간 매출보다 10.5%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20만원 이상 고가 상품 매출이 지난 설 명절보다 12.6% 늘었다. 10~20만원 미만 상품도 45.8% 증가했다. SSG닷컴 역시 20만원대 냉장 한우 매출이 37% 증가하는 등 축산, 수산, 과일 선물세트 매출이 각각 19%, 22%, 22%씩 늘었다고 밝혔다.

농업계는 청탁금지법 개정으로 국산 농·축·수산물 소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선물 가액이 10만원에 묶이면서 비싼 국산품보다 저렴한 수입산으로 선물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명절 고향 방문이 제한되면서, 선물 수요가 올해 더 늘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성명서에서 “농·수산물 소비 증진 효과를 누릴 수 있고, 농어가 경영 안정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다만 선물 가액을 확대하는 농·축·수산물 기준이 모호한 데다 잦은 기준 변경으로 부정청탁금지법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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