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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파티' 참석 인정한 英 총리, "진심 죄송…업무상 행사인 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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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8)가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졌던 지난 2020년 총리 관저 정원에서 열린 음주 파티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야당에서는 "사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더타임스 등은 존슨 총리가 이날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개회사를 하다 음주 파티에 대해 언급하며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사과하고 싶다"며 음주 파티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2020년 5월20일 오후 6시가 넘은 시각에 참모진과 함께 관저 정원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해 25분 정도 머물렀다"고 인정한 뒤 "당시 나는 그것이 업무적인 행사라고 암묵적으로 믿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 나라 전역의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지난 18개월 동안 특별한 희생을 치렀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며 "친척들을 애도할 수도 없고, 원하는 삶을 살 수도, 좋아하는 일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파티 참석자) 모두를 돌려보냈어야 했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만남이 일체 금지된 국민들을 인식했어야 했다"고 후회하며 "모두에게, 그리고 이 의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가 음주 파티에 참석했다고 인정한 2020년 5월20일은 영국 정부가 실내 모임을 금지하고 야외에서도 2m 거리두기를 지킬 것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시행하던 때다. 최근 총리 관저 정원에서 열린 파티에 존슨 총리가 참석한 걸 봤다는 증언이 잇따르자, "전 국민에게 일상을 포기하는 희생을 강요해놓고 솔선수범을 보여야할 정부 수반이 방역지침을 멋대로 어겼다"며 국민적 분노가 일었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사반타콤레스에 따르면,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존슨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자가 66%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해 5월 총리 관저에서 와인파티를 하는 모습. [가디언 캡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해 5월 총리 관저에서 와인파티를 하는 모습. [가디언 캡처]

야당 공세도 계속됐다. 이날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총리가 마침내 파티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이제 남은 것은 대중이 그를 쫓아낼지, 보수당이 그를 추방할지, 그가 스스로 사임할지 뿐"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또 "(업무 행사인 줄 알았다는) 총리의 해명이 너무 어이 없어서 국민을 모욕하는 수준"이라고도 했다.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는 "(총리가) 부끄러움을 모른다"며 "총리는 신뢰를 잃었고, 대중은 이를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비난에도 존슨 총리는 사임 요구에 대해 거부하며 "그날에 대한 전체 사실이 확인될 수 있도록 (조사 책임자인) 수 그레이가 조사를 완료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총리의 관저 음주 파티 관련 의혹을 조사하는 내부조사기관이 구성됐고, 조사기구는 정부 고위공무원 수 그레이가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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