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韓中日 합작 걸그룹 케플러, 제2의 아이즈원·엔하이픈 될까

중앙일보

입력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 999 : 소녀대전'을 통해 결성된 한·중·일 걸그룹 케플러가 데뷔 일주일 만에 20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 999 : 소녀대전'을 통해 결성된 한·중·일 걸그룹 케플러가 데뷔 일주일 만에 20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9인조 걸그룹 케플러(Kep1er)가 출발과 동시에 대박을 터뜨렸다.
한터차트 등에 따르면 10일 케플러는 초동판매(음반 발매 후 첫 일주일간 판매량)가 20만 6500장을 기록한 것.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앨범 중 최고 성적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 12월 데뷔한 6인조 걸그룹 아이브의 15만2200장이다.

'걸스 플래닛 999' 낮은 시청률에도 데뷔 성공 #아이브가 기록한 데뷔음반 초동판매 경신

케플러는 지난해 8~10월 방송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 999 : 소녀대전’을 통해 결성됐다. ‘걸스플래닛 999 : 소녀대전’은 Mnet이 '프로듀스 48'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인 데다 사상 처음으로 한·중·일 3개국 연습생을 한 자리에 모아 화제가 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시청률은 0%대에 머물렀다. 앞서 진행했던 걸그룹 오디션 '프로듀스 48'이나 '프로듀스 101'(시즌1)이 3~4%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만큼 실망스러운 성적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플러는 데뷔 음반을 내자마자 훨훨 날고 있다. 발매 첫날에만 15만장을 팔며 앞서 데뷔한 오디션 출신 '선배' 걸그룹  I.O.I와 아이즈원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I.O.I의 데뷔 음반 '크리슬리스(Chrysalis)는 2만8400 장, 아이즈원의 데뷔 음반 '컬러라이즈(COLOR*IZ)'는 8만800장을 각각 기록했다. 이같은 케플러의 성공은 최근 달라진 K팝의 상황을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

주요 걸그룹 데뷔음반 초동 판매량 [자료 한터차트, 가온차트]

주요 걸그룹 데뷔음반 초동 판매량 [자료 한터차트, 가온차트]

①시청률은 더이상 인기의 척도가 아니다
I.O.I, 워너원, 아이즈원 등이 데뷔한 Mnet의 '프로듀스' 시리즈는 3~5%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화제성도 높았다. '데뷔=성공'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시청률 0%대의 케플러의 고공비행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위원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아이돌의 흥행 상관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며 "TV로 대표되는 올드미디어보다는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의 접근도가 점차 증가하기 때문에 시청률과 화제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Mnet '걸스플래닛 999 : 소녀대전' [자료 CJ ENM]

Mnet '걸스플래닛 999 : 소녀대전' [자료 CJ ENM]

앞서 2020년 Mnet의 '아이랜드(I-LAND)'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1%대의 기대 이하의 시청률로 마감했는데, 여기서 데뷔한 보이그룹 엔하이픈(ENHYPEN)은 데뷔 음반이 첫날에만 23만장이 팔리는 등 돌풍을 예고했다. 엔하이픈이 지난해 낸 정규 1집 'DIMENSION _ DILEMMA'은 120만5900장이 판매됐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음반 판매 순위 9위에 해당한다.

'아이랜드'를 통해 데뷔한 엔하이픈 [사진 빌리프랩]

'아이랜드'를 통해 데뷔한 엔하이픈 [사진 빌리프랩]

②팬덤의 세계화
3일 공개한 케플러의 데뷔곡 '와다다(WA DA DA)'의 뮤직비디오는 12일 현재 유튜브 조회수가 3199만 760회다. 그런데 뮤직비디오를 시청한 국적을 따져보면 인도네시아가 33.7%로 가장 높고 일본(15.2%), 필리핀(10.8%), 태국(6.2%) 순이다. 한국은 6위에 해당하는 3.8%로 베트남(5.2%)보다도 비중이 작다.

또한 발매 직후 일본,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칠레, 멕시코, 싱가포르, 필리핀,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11개국의 아이튠즈 전체 장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K팝이지만, 해외에서 더 많이 찾는 노래가 된 것이다. K팝의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케플러'의 'WA Da DA'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 국가별 비중 [자료 유튜브]

'케플러'의 'WA Da DA'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 국가별 비중 [자료 유튜브]

'케플러'의 'WA Da DA'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 국가별 비중 [자료 유튜브]

'케플러'의 'WA Da DA'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 국가별 비중 [자료 유튜브]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위원은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앨범 수출 순위가 일본, 중국, 미국에 이어 4위에 새롭게 올랐다"며 "최근 K팝의 시장으로 급속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조회수가 2위국인 일본은 케플러의 멤버 9명 중 2명이 일본인이라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케플러를 선발한 ‘걸스플래닛 999 : 소녀대전’이 '유니버스'라는 앱을 통해 글로벌 투표 시스템을 만든 게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유니버스'라는 글로벌 투표 시스템을 만든 것은 처음부터 국내 시장보다는 세계 시장의 팬덤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③성장하는 K팝 걸그룹 시장
음반 발매 첫 주의 판매량을 가리키는 초동 판매량은 팬덤과 시장 규모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최근 걸그룹의 초동 판매 기록은 뚜렷한 우상향 추세다. 최근 6년간 매해 최고 기록을 보면 2015년 f(x)의 '4wall' 6만6000장, 2016년 트와이스의 'TWICEcoaster : LANE 1' 9만4000장, 2017년 트와이스의 'twicetagram' 12만9600장, 2018년 트와이스의 'Yes or Yes' 11만8200장, 2019년 트와이스의 'Feel Special' 15만4000장, 2020년 블랙핑크의 'THE ALBUM' 68만9000장, 2021년 트와이스의 'Formula of Love: O+T=〈3' 31만8800장 등이다.

최근 6년간 걸그룹 초동 음반 판매량 연도별 1위 [자료 가온차트]

최근 6년간 걸그룹 초동 음반 판매량 연도별 1위 [자료 가온차트]

다만 보이그룹보다는 여전히 시장성이 낮은 편이다. 지난해 보이그룹은 197만3200장을 판매한 방탄소년단의 'Butter'를 비롯해 초동 판매량만 100만장이 넘는 앨범이 세 차례 탄생했다. 지난해 최고 기록을 세운 트와이스의 'Formula of Love: O+T=〈3'도 보이그룹에서는 11위인 더보이스의 'THRILL-ING'(52만3600장)보다 낮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