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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먹는 치료제’ 14일부터 65세 이상ㆍ면역저하자에 처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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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초도물량 2만1000명분(화이자 팍스로비드)이 13일 국내에 도입된다. 정부는 생활치료센터와 재택치료 담당 약국 등에 신속히 배송해 오는 14일부터 환자에게 투약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미국 화이자제약의 팍스로비드 제조 과정.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초도물량 2만1000명분(화이자 팍스로비드)이 13일 국내에 도입된다. 정부는 생활치료센터와 재택치료 담당 약국 등에 신속히 배송해 오는 14일부터 환자에게 투약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미국 화이자제약의 팍스로비드 제조 과정. 뉴스1

화이자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2만1000명분이 13일 국내에 들어온다. 이르면 14일부터 만 65세 이상 고령층ㆍ면역저하 상태의 유증상 확진자에게 우선 처방된다.

류근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12일 브리핑에서 “화이자에서 개발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내일, 13일 낮 12시경 처음으로 국내에 도착한다”라며 “내일 도입되는 물량은 2만 1000명분이며, 전국적으로 배송돼 빠른 지역의 경우 1월 14일부터 첫 투약이 이루어진다”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증상이 나타난 이들이 먹는 치료제 첫 투약자가 된다.

정부가 구매 계약을 체결한 먹는 치료제는 총 100만4000명분으로 화이자 팍스로비드 76만2000명분, 머크앤컴퍼니(MSD)의 ‘몰누피라비르’가 24만2000명분이다. 이번에 들어오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ㆍ효과성 검토 및 전문가 회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27일 긴급사용승인 받았다. 미국와 이스라엘에선 이미 사용되고 있다. 초도 물량은 하루 1000명씩, 3주간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달 말까지 1만 명분이 추가로 들어오고, 이후 월별로 나눠 도입될 예정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해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할 경우 치료제 품귀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대응국장은 “최근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이 12.3%까지 줄었으나 지난해 12월에는 35%를 차지했다”라며 “또 오미크론 영향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 도입과 관련한 상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 도입과 관련한 상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증상자는 처방 제외, 증상 발현 뒤 5일 내 투약

이번에 들어오는 팍스로비드는 증상 발현 5일 이내, 경증ㆍ중등증 확진자이면서 65세 이상이거나 면역저하자 중 재택치료자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에게 우선 처방된다. 면역저하자는 자가면역질환자, 에이즈(HIV 감염자) 환자, B-세포 표적치료 환자, 장기 이식 1년 이내 환자, 스테로이드제재 등 면역억제 투약 환자 등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져있는 이들을 말한다. 당국은 병원이나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는 의료진의 전문적ㆍ집중적 관리가 가능하고, 렉키로나주(항체치료제) 등 기존 치료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생활치료센터, 재택치료자에게 팍스로비드를 우선 공급키로 했다.

화이자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무증상자는 투여 대상에서 제외되며,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이내에만 사용할 수 있다. 대상자는 3개의 알약을 12시간 간격으로 하루 두 번씩 5일 동안 복용하게 된다.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하고, 5일간 중단 없이 시간에 맞춰 복용해야 한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대응국장은 “최근 국내 65세 이상 확진자의 중증화율은 8~9% 정도다. 약이 대상자에게 적시에 투여가 된다면 중증화로 갈 수 있는 위험도를 상당 부분 낮춰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팍스로비드는 임상시험에서 입원과 사망 위험을 88% 줄여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강석연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만약 4일분, 3일분만 복용했을 때는 훨씬 더 낮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바이러스가 약물에 내성이 생겨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반드시 5일분을 다 복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당국은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 등 변이에 대해서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 조정관은 “치료제의 세계적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에 도입되는 초기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치료제의 효과와 시급성을 고려해서 우선적으로 투약할 대상자를 정했다”며 앞으로 대상자를 더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5주간 생활치료센터 91곳, 재택치료 담당약국 281곳 등에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생활치료센터에서는 담당 의사가 입소자에게 처방을 내리면 의료진이 직접 환자에게 약을 공급해준다. 재택치료자는 지정 의료기관이 진단ㆍ처방하면 담당 약국이 조제하고, 지자체 보건소나 약국이 전달한다. 이후 복용 기간 동안 하루 2회 이상 비대면 진료를 통해 건강상태ㆍ이상반응을 점검할 계획이다. 임상 과정에서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고,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미각 이상이나 설사, 혈압 상승, 근육통 등이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처방받은 약 재판매 시 처벌

팍스로비드는 중증 간 장애, 신장 장애 환자에게는 처방해선 안된다. 함께 복용해선 안되는 병용 금기 약물이 국내 23개다. 이 중 17개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함께 투약할 수 있지만 6개 성분의 경우 약제 복용을 중단해도 팍스로비드 투약이 불가능하다. 6개 성분은 항불안제인 세인트존스워트와 항간질제 카르바마제핀ㆍ페노바르비탈ㆍ페니토인, 항결핵제 리팜피신, 항암제 아팔루타마이드 등이다. 이때문에 투약 전ㆍ후 의료진 관리가 중요하다. 의료진은 처방 단계에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약물 처방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류 조정관은 “본인 외에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으니 절대 재판매 등을 통한 복용은 삼가달라”며 “치료제를 재판매하는 경우 약사법에 따라서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투약 중단 등으로 복용 후 남는 치료제는 보건소 및 담당 약국 등에 반납해달라”고 당부했다.
처방ㆍ조제 비용 중 본인부담금은 국가가 지급한다. 외국인이나 건강보험 미가입자의 본인부담금도 방역당국이나 지자체에서 지급할 예정이다.
치료제는 증상 악화와 사망 위험을 낮춰줄 수는 있으나 백신처럼 코로나19 유행을 억제하는 효과는 없다. 류 조정관은 “먹는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라면서도 “아직 도입 물량과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라 위중증, 사망을 완전히 예방하고 차단하는 완벽한 수단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라며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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