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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까지... 중국 '이곳'으로 모인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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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도시권’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우한 도시권(Wuhan Metropolitan Area)은 중국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시와 인근 8개 도시의 통합 발전을 꾀하는 도시계획이다. 일명 우한 ‘1+8’ 도시권이라고도 하며, 중국 중부 최대 도시인 우한을 중심으로 주변 약 100km 반경 8개 도시-황스(黃石)∙어저우(鄂州)∙황강(黃岡)∙샤오간(孝感)∙셴닝(咸寧)∙셴타오(仙桃)∙톈먼(天門)∙첸장(潛江)-로 이뤄져 있다.

우한 도시권 [사진출처=바이두백과]

우한 도시권 [사진출처=바이두백과]

이 9개 도시를 합한 면적은 후베이성 전체 면적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후베이성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 거주하며,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이 이곳에 집중돼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작년 5월 '우한 도시권 도시 통합화 발전 연석회의 제1차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도시권 형성을 위한 계획과 협력 발전 메커니즘이 잇따라 발표됐다.

‘우한 도시권’의 핵심은 협력 발전 메커니즘 구축에 있어

중국은 가장 먼저 우한을 구심점으로 황스∙어저우∙황강 세 도시의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우한은 ‘최신 국토공간계획’에서 10개의 시역철도(市域鐵路)를 건설해 주변 4개 지급시와 6개 현급시를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우한 시와 어저우 시 거뎬 역을 잇는 지하철 11호선 [사진출처=武漢發布]

우한 시와 어저우 시 거뎬 역을 잇는 지하철 11호선 [사진출처=武漢發布]

그중 가장 먼저 착공에 들어갈 철도는 우한-어저우, 우한-황스의 2개 노선이다. 현재 우한시의 지하철 11호선은 어저우 시 거뎬(葛店)역까지 연결돼있다. 여기에 시역철도까지 더해진다면 우한-어저우 도시 간 이동은 더욱더 편리해질 전망이다.

*시역철도(市域鐵路): 시속 100~160km로 운행되며 도시와 교외, 주도심과 원도심을 이어주는 철도. 통상 지하철(地鐵)보다 역 간격이 짧고 운행 빈도가 높다.

우한 도시권 남북부 관문을 책임지는 셴닝∙샤오간과 우한 사이의 연결 역시 가속화될 예정이다. 이외에 셴타오∙톈먼∙첸장은 작은 지역에서 주변부로 점차 확대해 나가는 현급(縣級) 지역의 발전 모델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우한을 중심으로 모이는 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사슬

어저우 시 거뎬(葛店)경제기술개발구의 후베이싼안(三安)광전유한회사는 미니/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칩을 생산한다. 생산된 칩은 멀지 않은 후베이신잉(芯映)광전유한회사로 옮겨져 패키징을 마친다.

패키징까지 마친 제품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은 우한의 둥후(東湖)첨단기술개발구다. 제품은 화싱광뎬(華星光電·CSOT), 톈마웨이(天馬微)전자 등 둥후첨단기술개발구에 입주한 디스플레이 패널 선두 업체들에 의해 완성된다.

둥후 첨단기술개발구 [사진출처=바이두백과]

둥후 첨단기술개발구 [사진출처=바이두백과]

이러한 일련의 산업사슬을 두고 후베이신잉광전유한회사 책임자는 "대량의 전∙후방 기업 클러스터가 물류, 제품 공급, 연구개발(R&D) 등 전 단계에서 기업의 신속한 대응을 가능케해 생산 효율을 크게 높였다"고 말했다.

후베이신잉광전유한회사는 디스플레이 전후방 기업들을 이어주는 몸통 역할로, 칩이 디스플레이로 제작되는 중간 단계의 패키징을 담당한다. 신잉광전은 중간 매개 역할을 통해 향후 연간 90억 위안(한화 약 1조 6777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저우 시는 광전자 산업을 기반으로 1조 위안(한화 약 186조 4100억 원) 규모의 우한 '광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클러스터와 연합했다. 이는 반도체 칩에서부터 디스플레이까지 이어지는 우한 도시권 산업사슬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9일 어저우 화후공항 활주로 위에 떠 있는 비행 점검용 항공기 [사진출처=신화통신]

지난 29일 어저우 화후공항 활주로 위에 떠 있는 비행 점검용 항공기 [사진출처=신화통신]

또한 어저우 시에는 전 세계 4번째 이자 아시아 최초로 화물 전용 공항이 생긴다. 어저우 시에 위치한 화후(花湖) 공항은 최근 완공돼 작년 말 시험 비행을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화후 공항은 2030년까지 연간 화물 물동량이 330만 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말 인천국제공항이 개항 20년 만에 돌파한 연간 화물 물동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화후공항은 기업들이 내륙 지방인 우한 도시권에 자리 잡더라도 하늘길을 통해 세계로 나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어저우 시 뿐만이 아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첸장 시에는 업계 선두인 우한 창페이 광섬유(長飛光纖)를 중심으로 신소재 신화학 공업 기업들이 모여들고 있다. 셴타오 시에는 스마트 제조, 신에너지, 기계 및 자동차 부품 기업이 잇따라 둥지를 틀고 있다. 톈먼 시는 우한의 방대한 헬스 관련 산업을 겨냥해 바이오 기업 51개를 유치해 육성할 계획이며, 관련 연간 생산액은 200억 위안(한화 약 3조 7272억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한 도시권의 성과는 2021년부터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1년 1~3분기 우한 도시권의 GDP는 2조 1천억 위안(한화 약 391조 3770억 원)을 돌파해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다. 우한의 앞선 과학기술 혁신 성과와 함께 일부 우위 산업들이 우한 도시권 내부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광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바이오 의약 등 전략적 신흥 산업 클러스터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구파 신문(九派新聞)은 중국 지역 경제 발전 판도를 '활' 한 장에 비유했다. 징진지(京津冀), 창싼자오(長三角), 웨강아오대만구(粵港澳大灣區)를 잇는 경제벨트를 활 궁(弓)에, 중국 북방과 남방을 잇는 철도 동맥 징광선(京廣线)을 활시위(弦)에, 장강경제벨트(長江經濟帶)를 화살(箭)에 비유한다.

우한 도시권은 공교롭게도 이 중국'활'의 시위와 화살이 맞닿는 지점에 위치한다. 세계로 뻗어나갈 중국'활'의 노킹 포인트(nocking point)인 것이다. 우한 도시권이 2022년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발전을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출처=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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