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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제보자, 대장동도 고발…'李 범죄자 핏줄' 글쓴뒤 연락두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최초 제보한 이모(55)씨가 11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가 최근 수차례 “나는 자살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철저한 수사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 “법학을 전공하고 개발사업 경험이 있는 이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배임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를 고발하는 데 관여함으로써 대규모 검찰 수사로 이어지게 한 핵심 인물”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이씨는 대표적인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이며, 10년 넘게 더불어민주당원으로 활동해왔다. 생업으로 이혼상담사 등을 해왔고 시민단체인 ‘차별 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 대표로도 활동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최초로 제보했던 이모씨가 11일 숨진 채 발견됐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최초로 제보했던 이모씨가 11일 숨진 채 발견됐다. 뉴스1

지난달 이씨 “자식 결혼 전까지 절대 자살할 생각 없다”

1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생은 비록 망했지만 전 딸, 아들 결혼하는 거 볼 때까지는 절대로 자살할 생각이 없다”라고 밝혔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난해 12월 22일에는 “오늘 오전 이재명 반대운동 전면에 나선 분들 서로 생사확인 한다고 분주”라는 글을 올렸다.

앞선 12월 10일에는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도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이씨의 지인이라는 나모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12월 26일 이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었다”라며 “본인은 절대 자살을 안 할 거라고 말씀했다”라고 밝혔다. 또 “본인이 중요한 녹취록을 더 갖고 계신데 그게 공개될 경우 후폭풍이 두렵다고 하셨고 본인이 한강에서 시체로 발견될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라고 했다. 나씨는 “○○샘은 절대 자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월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1월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이민석 “대선 앞두고 李의혹으로 3명 죽어…철저 수사해야”

이씨와 가까운 이민석 변호사는 중앙일보에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과 관련해 벌써 3명이 죽었다”라며 “오비이락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하필 왜 대선 전에 이런 일이 잇따르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 변호사와 일문일답.

이씨와 어떻게 알고 지냈나
3년가량 전부터 같이 팟캐스트 등을 하며 이재명 후보 관련 폭로를 해왔다. 국제마피아파 의혹 등이다.
최근 대장동 의혹이 터지고는
이씨는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녹취록을 원외정당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에 제보해 지난해 10월 7일 검찰 고발로 이어지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전철협)이 지난해 9월 24일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개발이익을 부당하게 민간사업자에 몰아줬다”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할 당시 이씨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후 공수처는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다.)

대장동 고발에 어떤 역할을 했나
고발장을 내(이민석 변호사)가 작성했는데, 이씨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못 썼을 것이다. 이씨는 법대 출신으로서 법 지식이 많은 데다 개발사업을 한 경험이 있다. 추석 연휴에도 이씨를 만나 상의하면서 고발장을 썼다. 이씨는 검찰의 대규모 수사가 이뤄지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마지막 연락은 언제 했나
올해 1월 2일 만났고, 7일까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2일 만나서는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개판” “덮으려는 거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했다. 7일엔 깨시연이 이재명 후보 부부를 김영란법 위반으로 고발한 날이다. 이재명 후보 부인인 김혜경씨 사건과 관련해 무료 변론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서도 이씨와 만나서 논의하거나 카카오톡으로 이야기했다.
7일 갑자기 연락이 끊긴 건가
이씨가 페이스북에 글을 자주 올리다가 갑자기 7일 마지막 글을 올리고 끊겼다. 

(※이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 13분 “범죄자 핏줄”이라는 글과 함께 이재명 후보 친척들의 범죄 전력을 정리한 이미지를 포스팅했다.)

사망 사실은 어떻게 알았나
어제 저녁에 이씨 지인이 내게 문자로 “(이씨와) 연락이 안 돼서 친 누나가 실종 신고를 했다”라고 전했다. 그 문자를 보고 내 페이스북에 “이씨의 행방을 찾아보자”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비보를 들은 것이다. 너무 황당하고 슬플 뿐이다.
이씨는 서울 양천구 모텔에서 3개월 동안 장기 투숙했다고 한다
선릉 쪽에 사시다가 양천구로 간 건 알았지만, 모텔에서 장기 투숙한 것까진 몰랐다.
경제적 사정이 안 좋았을까
그런 걸로 안다. 개발사업 하다 크게 말아 먹었다고 하더라.
최근 이씨가 신변에 위협을 느끼진 않았나
그런 건 없었다. 하지만 이씨는 이재명 후보 관련 의혹을 계속 문제 삼고 페이스북에도 올려왔지 않나. 그쪽 사람들이 미행해서 뭐 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지금까지 이재명 후보 관련 의혹으로 3명이 죽었다. 오비이락일 수도 있지만 왜 하필이면 대선 전에….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 측은 지난해 10월 8일 “이씨와 깨시연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맞고발했다. 이후 민주당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에 “이씨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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