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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가족 한명한명에 "미안하다"…오스템 횡령직원 父의 유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1일 오후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의 한 도로변에서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피의자 이모씨의 부친이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지난 11일 오후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의 한 도로변에서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피의자 이모씨의 부친이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뉴스1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45)씨의 아버지(70)가 유서에서 가족 구성원 개개인에게 ‘미안하다’ ‘잘 있어라’고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유서에서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 감식 및 검시, 유족 조사 등을 진행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파악했다. 이씨 아버지의 장례식장은 11일 경기 소재 한 병원에 마련됐다.

경찰은 전날 오전 7시 ‘아버지가 유서를 남긴 채 사라졌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폐쇄회로(CC)TV 분석 및 차량 동선 파악 등 추적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10일 이씨 아버지의 거주지를 수색해 금괴 254㎏ 등을 압수하고, 그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피의자 입건했다.

경찰 수색이 진행되던 중 이씨 아버지는 전날 오후 5시께 경기 파주 동패동의 한 공터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장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구속된 이씨는 현재 상황에 대해 극심한 심적 고통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이씨 측이 경찰에 구속집행정지를 촉구할 경우 경찰은 집행정지 필요성 등을 심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30일 잠적한 이씨는 지난 5일 파주 자택에서 검거됐고, 지난 8일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사유로 구속됐다.

형사소송법은 구속피고인의 경우 중병이나 출산, 부모 장례 등 중대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 법원이 피고인의 구속 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씨와 같이 구속피의자의 경우 해당 형사소송법 조항을 준용해 경찰이 검찰에 구속집행정지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피의자 이모씨가 지난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피의자 이모씨가 지난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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