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새 이민법 제정돼도 기존 투자자 보호하는 '그랜드파더'

중앙일보

입력 2022.01.12 11:00

업데이트 2022.01.12 11:02

[더,오래] 국민이주의 해외이주 클리닉(42)

20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그런데 인플레이션에 따른 물가 폭등으로 미국민의 지지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최근 미국 경제방송인 CNBC는 지난해 12월 여론조사를 통해 바이든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44%에 불과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임기가 채 1년도 안 되었지만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낮은 지지율이라고 합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이 반영되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바이든이 추진했던 친이민 정책도 지지부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이민정책의 주요한 축이랄 수 있는 미국 투자이민(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이 지난해 6월 끝난 이후 재개가 되지 않고 있어 투자이민 희망자와 관련기업, 이민전문 변호사들을 노심초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랜드파더링 룰'은 새 법규가 제정되더라도 기존 고객을 기존 절차대로 그대로 진행할 수 있게끔 법적으로 기득권을 예외 인정하는 것이다. [사진 pxhere]

'그랜드파더링 룰'은 새 법규가 제정되더라도 기존 고객을 기존 절차대로 그대로 진행할 수 있게끔 법적으로 기득권을 예외 인정하는 것이다. [사진 pxhere]

역사적으로 미국 투자이민 프로그램은 미국의 통합예산안 기간과 맞물려 1년을 넘기지 않고 해마다 단기간으로 연장됐습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2021년 6월 30일을 기한으로 ‘미국 투자이민만을 위한 법’을 제정하라고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이게 안전성을 보장하고 수속기간을 줄이고자 하는 이른바 ‘미국 투자이민 청렴성 개혁법안’입니다. 이와 함께 2021년 6월 22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결정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해 인상했던 투자이민 금액도 9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로 다시 하향 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뒤로 지금 시점까지 6개월 이상이 지났지만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은 실질적으로 멈춘 상태입니다. 그 이유는 미국의 통합예산안이 아직도 통과되지 않은 데다 새로운 ‘미국 투자이민 청렴성 개혁법안’이 나와야 제도적으로 다시 수속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 투자이민 관련 변호사인 나에게 고객들이 최근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미국 투자이민 EB-5 리저널 센터 프로그램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나요?”

나는 이런 질문에 미국 투자이민은 결국 재개될 수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미국 이민국(USCIS) 역시 지난해 12월에 공지했는데, 그 내용을 추리자면 최우선으로 EB-5 리저널 센터의 고객정보 등록 갱신을 위해 관련 서류부터 챙겨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지속적인 리저널 센터 자격 증명을 위해서입니다.

미국 이민 정책의 중요한 축인 투자이민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이 지난해 6월 이후 재개되지 않아 투자이민 희망자와 기업, 이민전문 변호사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사진 pixnio]

미국 이민 정책의 중요한 축인 투자이민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이 지난해 6월 이후 재개되지 않아 투자이민 희망자와 기업, 이민전문 변호사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사진 pixnio]

하지만 재개 시점이 늦어질 때마다 기존 투자자들의 수속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관련 업계에서는 미국 투자 이민 신청자뿐만 아니라 EB-5 리저널 센터 프로그램이 제때 운영되지 못할 경우를 가정해 ‘외국인 투자자 공정성 보호법(FIFPA : Foreign Investor Fairness Protection Act)’의 제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FIFPA는 EB-5의 모든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공정성 보호법입니다. 이 법안은 “최초의 이민청원, 신분 조정, 이민 비자 신청 등을 심사할 때 바로 첫 이민 청원이 접수된 당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것임을 명시한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 법규가 제정되더라도 기존 고객을 기존 절차대로 그대로 진행할 수 있게끔 법적으로 기득권을 예외로 인정하는 것을 ‘그랜드파더(Grandfather)’라고 합니다.

워싱턴 DC에 기반을 두고 전 세계 EB-5투자자를 대신해 보호해주는 비영리단체로 미국 이민투자자 연합(AIIA: American Immigrant Investor Alliance)이 있습니다. AIIA는 “현재와 미래의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최소한 기존 이민 청원서의 제출 투자자에게 이민 절차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게 하는 기득권 조항이 있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AIIA는 USCIS의 수석 고문 겸 이사 대행이었던 로버트 디바인 변호사와 협력해 투자자를 보호할 입법 문구의 초안을 만들었습니다. 비즈니스 이민과 소송에 관한 전문변호사인 로버트 디바인은 바로 이 FIFPA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투자이민 희망자가 이민 청원서를 처음 제출할 당시에 적용되었던 자격 규정에 따라 권리가 부여되고 그에 따른 이민 절차도 지속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버트 디바인 변호사는 “IIUSA(미국 투자이민 비영리단체, Invest in the USA)와 EB5IC(미국 투자이민연합, The EB-5 Investment Coalition)도 우리가 추진하는 모든 제안에 기존 투자자 보호 조항을 포함하기로 약속했다”면서 “AILA(미국 이민변호사협회, American Immigration Lawyers Association)도 지지를 표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이민 투자자 연합 AIIA가 법안으로 발의할 경우 상원과 하원 의원들의 FIFPA 제정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일부 의원은 그러한 법안을 공동 발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FIFPA의 내용이 논란의 여지가 없고 지지가 초당적이어서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IIA’은 ‘외국인 투자자 공정성 보호법’을 입법화하기 위해 현재 미국 법무법인과 로비스트를 선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EB-5 독자적인 법안의 향방이 뚜렷해지면 정식 법안 통과 전까지 한시적인 법으로 기존 투자자에 한해 기득권을 예외로 인정해주는 일명 ‘그랜드파더링 룰(Grandfathering Rule)’을 시행하도록 의회에 압박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노력이 뒷받침된 EB-5의 새 법안이 하루빨리 제정되기를 희망합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