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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조' 두나무가 메타버스에 뛰어든 이유?...이석우 대표 "NFT 자랑할 판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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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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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같은 아티스트의 한정판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를 갖고 있으면, 어디에서 자랑할까요?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만난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 배경을 묻자, 이렇게 되물었다.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2조 8209억원을 기록했다. 24시간 최고 45조원의 거래기록도 갖고 있다. NFT의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 ‘최강자’인 두나무가 메타버스 서비스 '세컨블록'을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두나무가 과연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이석우 대표는 "내가 어떤 (예술) 작품을 자랑하고 싶으면 친구들을 그 작품이 있는 곳으로 데려오듯, NFT를 자랑할 온라인 공간이 필요한데, 메타버스가 그 '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콘셉트만 정해놓고 디테일은 아직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사용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 관찰하는 게 먼저"라는 이유에서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 [사진 폴인, 최지훈]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 [사진 폴인, 최지훈]

왜 메타버스인가요. 
두나무는 NFT에 강점이 있습니다. 그 위에 메타버스라는 '판'을 열면 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 단계 중 하나가 (BTS 소속사인) 하이브와 손을 잡고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이죠.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에 기반을 둔 NFT를 확보하는 작업입니다. 하이브 외 다른 엔터테인먼트사·방송사와도 만나고 있고, 미술·스포츠 분야와의 협업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발행한 NFT가 경매에서 얼마에 팔리느냐보다, 그걸 가진 사람이 자랑할 수 있는 '세컨더리 마켓'이 있어야 합니다. '나도 저거 갖고 싶다' '얼마에 팔래'라는 대화가 오가고, 이를 사고파는 온라인의 공간이 필요한 거죠. 그게 메타버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요. 
어느 정도 '익명성'을 갖는 (네이버의) 제페토와는 달리, 실명 기반으로, 오프라인에서 못하는 걸 온라인에서 할 수 있게 하는 콘셉트입니다. 다만 디테일은 아직 열어두고 있어요. 먼저 사용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 관찰하고 싶어서죠. 사용자들은 항상 옳습니다.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편하게 활용하게 기능을 만들어줘야지, (사용자를) 가르치려고 들면 안 됩니다.
가정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틀릴 수 있습니다. 그럼 수정해서 달리 접근하면 됩니다. 가정을 하되, 간단한 판을 만들고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반영하는 '무한 루프'를 돌려야 합니다. 제일 안 좋은 건 가만히 있는 겁니다. 제일 위험한 건 실패를 야단만 치는 것이고요. "실패했어? 수고했다, 그럼 뭘 배웠는지 공유하자"가 돼야 하죠.
두나무가 메타버스 서비스 '세컨블록'을 통해 기자간담회를 연 모습. [사진 두나무]

두나무가 메타버스 서비스 '세컨블록'을 통해 기자간담회를 연 모습. [사진 두나무]

회사의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초기 카카오벤처스의 투자를 받다 보니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이식됐습니다. 대표적으로 영어 이름을 써요. 저는 '비노'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요. 다른 점도 확실히 있습니다. 두나무는 돈이 직접 움직이는 곳이니,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에는 수직적으로 결정합니다. 실제로 2년 전에 해킹을 당한 적도 있는데, 순식간에 580억원이 사라졌어요. '아차' 하는 순간이 위기가 될 수 있기에, 실행의 순간에서만큼은 수직적입니다. 
큰돈을 다룬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객과 소통하는 게 일상입니다. 많게는 하루에 돈 40조원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우려하는 지점도 발생합니다. 업비트를 앞세워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문제를 풀고자 대표 직속 '상장 사기 제보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문제가 될 법한 소문이 들리면 대표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라고 한 거죠. 실제로 브로커가 ‘업비트에 상장시켜 줄 테니 뒷돈으로 20억원을 달라’고 한 경우도 있더군요. 전에는 이런 움직임이 있어도 막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신고 수리를 마친 가상자산 사업자가 되면서 달라졌습니다. 이젠 자금세탁 의심거래를 탐지하면 FIU에 실시간으로 보고할 수 있죠. 더 적극적인 투자자 보호·교육을 위해 '업비트 투자자 보호센터'도 만들었습니다.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인터뷰하는 이석우 대표. [사진 폴인, 최지훈]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인터뷰하는 이석우 대표. [사진 폴인, 최지훈]

스스로 어떤 리더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자신을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참모'라고 생각하죠. 제가 잘하는 일을 하기보다, 사람들이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상황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을 때는 구성원이 필요한 게 뭔지 듣고자 했어요. 예를 들어 디자이너의 고충이 ‘더 좋은 노트북’이라면, 윗사람을 찾아가 컴퓨터 교체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거죠. 
그러고 보니, 창업한 적이 없는 '영입된 대표'입니다. 
두나무에는 2018년 1월 처음 출근했습니다. 카카오 대표로 일하던 때 알았던 송치형 의장과 김형년 부사장의 제안으로 합류했죠. 두나무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서비스가 빠르게 클 때였습니다. NHN과 카카오에서 회사가 급성장할 때 겪었던 경험을 나눠달라는 요청이었죠. 그렇게 만 4년을 달려왔습니다. 물론 저는 지금도 사업을 벌여본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겉으로 보면 IT를 대단히 잘했던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고요. 기자와 변호사, IT 회사 등을 거치며 나한테 맞는 게 뭘지 계속 고민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결국 사람을 상대하고 다루는 일을 해왔더군요. 다양한 분야에 도전한 것이 현재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은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의 스토리 ‘매출 3조 업비트 키운 두나무 대표의 위기극복법’ ‘사학과 출신 두나무 대표가 기획한 메타버스 판, 뭘까?’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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