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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못 뚫었는데…안철수 왜 "완주, 완주, 또 완주" 외치나

중앙일보

입력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는 세 번의 대선 출마 과정에서 늘 따라다니는 화두가 있다. 바로 '단일화'다. 안 후보는 2012년 첫 출마 당시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 중 후보 사퇴를 했고, 2017년도에는 단일화 압박을 받으면서도 3위로 대선을 완주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 하고 있다. 2022.1.11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 하고 있다. 2022.1.11 국회사진기자단

이번 선거에서 안 후보는 “단일화는 없다”며 연일 완주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11일 복수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선 후보 자리를 양보한 게 정치 인생에서 가장 후회된다”며 “단일화는 제 상승세를 차단하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표현했다. 이날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도 “단일화에 관심없다. 내가 정권교체를 하려고 나온 것”이라며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①‘비호감 대선’에 인물대결 자신감

안 후보가 이처럼 완주를 강조하는 배경엔 지지율 상승추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거대 양당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비호감도가 높은 상황에서 "안 후보가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표를 더 뺏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이 국민의당 내에 있다. 한국갤럽이 4~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4명의 후보 중 호감도 1위, 비호감도 4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지형은 당이 아닌 인물 구도”(10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란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정쟁과 선을 긋고 있는 안 후보의 정책 행보가 통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최근 양당 후보가 각론 중심의 단발성 공약들을 계속 내고 있는 반면, 안 후보는 “과학기술을 통한 세계 5대 강국”이라는 대형 어젠다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정책공약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또 의사인 안 후보가 코로나19 국면에서 쓰임새가 많을 것이란 주장도 편다.

신용현 국민의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제 관련 유튜브 ‘삼프로TV’ 등)유튜브 출연으로 (정책)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코로나19 관련 내용을 다루는 의료 전문 유튜브 출연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②‘중도사퇴’ 이미지 극복으로 고정 지지층 확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단일화를 먼저 언급할 경우 불안감을 느낀 지지층이 사표 방지 심리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각각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에서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는 양당 후보와 달리 중도층에 퍼져 있는 안 후보 지지층은 특히 움직임이 유동적이다. 여론조사기관 KSOI가 7~8일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교체 의향’을 물었을 때 안 후보 지지자 중 45.6%가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재명(8.9%), 윤석열(15.2%) 후보 대비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철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서 단일화를 직접 언급하면 상승 무드가 흔들릴 수 있다. 안 후보가 과거 중도 사퇴를 한 경험이 여러 번 있기 때문에 존재감을 스스로 부정하는 표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특히 국민의힘에선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윤석열 후보 지지율 하락 국면과 맞물린 점을 들며 “우리 후보를 지지하다가 최근 인재영입 등에 실망한 젊은 층이 이탈해 안 후보 지지층에 더해진 것”(11일 이준석 대표)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때문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경쟁자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이 아닌 안 후보만의 고정지지층 확보를 과제로 삼고 있다. 신용현 선대위원장은 “최근 20대와 워킹맘을 공략 중”이라고 전했다. '설 연휴 전 트로이카 체제 달성'을 목표로 내건 데엔 명절 밥상에서 ‘윤석열 대체제’가 아니라 동등한 선택지로 대접받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③단일화 국면 앞두고 몸값 높이기

본격적인 단일화 국면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면 지지율을 최대한 높이는 게 중요하단 게 국민의당 내부의 판단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적어도 지지율이 20%는 돼야 단일화에 대비를 하든 하지, 지금은 전혀 고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김형준 교수는 “양당 후보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안 후보에 대한 수도권 지지세가 강해지면 20% 지지율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야 훨씬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공동정부 등을 조건으로 걸고 협상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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