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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어떻게 사나, 부수고 다시 지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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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축 중이던 아파트 외벽 3분의 1가량이 무너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의 재시공 여부도 관심사다. 최소한 11월 입주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11일 광주시 서구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광주시 서구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시와 광주 서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화정 아이파크는 이날 일부 동의 23∼38층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사고 직전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작업 중이었다. 콘크리트 타설은 건물 바닥·벽면 등을 최종적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철근으로 바닥 하중 등을 만들고, 전기배선· 배관 등 설치가 끝난 후 진행한다. 공사 현장 주변의 일부 시민은 “비나 눈이 올 때도 공사를 벌이는 것을 목격했다”며 부실공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고로 파손된 차량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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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밀조사 필요성을 강조한다. 최창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아파트는 지상 1, 2층부터 위로 올라가며 시공한다”며 “아래층에서 어느 정도 (콘크리트 구조물의) 강도가 발현되면 거푸집을 제거하고 위층으로 간다. 이번 사고의 경우 몇 개 층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바람직하지 않고 흔한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다만 “안전진단을 해서 붕괴 부분 외 다른 부분에 문제가 없다면 부분적으로 철거하고 보강하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재건축 가능성도 제기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여러 층의 외벽이 한꺼번에 무너져내리는 경우는 드물다. 경우에 따라 전체 건물을 철거한 뒤 다시 지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비 입주자들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크게 불안해했다. 화정 아이파크 예비입주민들은 오픈 채팅방에서 “무서워 저기서 어떻게 사느냐” “싹 다 부수고 지어야 하는 거 아니냐” “물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 “P(프리미엄) 주고 산 사람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지” 등 심경을 쏟아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일단 추가 붕괴 위험이 없는지 안전진단이 우선이다. 안전진단 업체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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