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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혐의 오스템 임플란트 직원 부친 숨진채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오스템 임플란트 직원 이모(45)씨의 아버지(70)가 11일 숨진채 발견됐다. 이씨 아버지는 전날 피의자로 입건됐고, 이날 11시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쯤 파주시 동패동의 한 공터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이씨의 아버지를 발견했다. 앞서 오전 7시부터 경찰은 ‘아버지가 유서를 남긴 채 사라졌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선 상태였다.

경찰은 이씨 아버지가 남긴 유서에 가족들을 향해 ‘잘 있어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유서의 내용은 유족 조사하면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새벽 차량을 몰고 집을 나섰다. 이씨 아버지가 발견된 장소는 집에서 약 2~3㎞ 떨어진 공터였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동선을 추적했지만, 압수수색에서 이씨 아버지의 핸드폰이 압수돼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경찰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이씨 아버지 거주지를 10일 오후 8시10분부터 이날 오전 0시30분까지 압수수색해 금괴 254㎏과 아버지 핸드폰 등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진술이 아닌 수색을 통해 이씨 아버지 거주지에 은닉한 금괴를 찾았다”고 했다.

경찰은 이씨 아버지 외에도 이씨의 아내와 여동생, 처제 부부 등 4명을 형사 입건한 상황이다. 지난 6일에는 아내와 처제 등을 불러 조사했다. 이씨는 횡령금으로 아내와 처제의 명의로 약 75억원어치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금까지 최소 800억원대의 피해금을 회수했거나 회수할 예정이다. 금괴 755㎏(약 530억원)과 252억원어치의 주식이 들어있는 증권사 계좌, 현금 4억3000만원 등이다. 여기에 이씨가 처제와 아내 명의로 사들인 부동산 75억원에 기소 전 몰수 및 추징 보전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금괴 100㎏를 포함해 범죄 수익금 추가 환수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이씨가 지난해 3월 이후 횡령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며 최소 700억원대 이상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전날 오스템임플란트 측에서 2020년 4분기 235억대 추가 횡령 범행을 신고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손실 금액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씨는 2020년에 235억원을 5차례에 걸쳐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본인 계좌로 빼돌린 횡령금을 다시 입금하며 범행을 숨겼다. 이후 이씨는 지난해 3월에도 50억원씩 100억원을 회사계좌에서 본인 증권사계좌로 이체한 후 다시 넣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스템임플란트는 횡령액은 2215억원이지만, 피해금은 188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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