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고착화 막을 것"…파월 시즌2, 물가와의 전쟁 선포

중앙일보

입력 2022.01.11 17:52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Fed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공개한 인준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식품, 주거, 교통수단 가격 상승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에게 비용을 내도록 강요한다”며 “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고, 경제 회복과 노동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Fed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공개한 인준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식품, 주거, 교통수단 가격 상승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에게 비용을 내도록 강요한다”며 “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고, 경제 회복과 노동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긴축을 향해 방향을 튼 Fed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파월은 Fed가 이날 홈페이지에 사전 공개한 상원 인준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식품·주거·교통수단 가격 상승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에게 비용을 내도록 강요한다”며 “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고, 경제 회복과 노동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의 Fed 시즌2' 출사표가 '인플레 파이터'로의 변신이 된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난해 11월 파월을 Fed 의장에 재지명했다. 오는 11일(현지시간) 열리는 상원 청문회를 통과하면 다음 달부터 4년간 의장직을 이어가게 된다. 부의장에는 차기 의장으로 거론됐던 라엘 브레이너드 Fed 이사가 지명됐다.

물가는 당분간 파월의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당장 인준청문회에서 인플레 대처 실기(失期)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지난해 말 Fed가 기존의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긴축'으로 급선회한 배경을 두고 집중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파월은 그동안 물가 상승을 일시적이라고 평가했지만 거센 물가 상승세에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란 말을 버릴 좋은 시기”라고 밝히며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에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조기 종료와 금리 인상, 양적 긴축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파월 앞에 놓인 ‘물가 억누르기’ 숙제…금리 인상 빨라지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파월이 연일 긴축을 향한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은 커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다. 공급망 병목 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데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물가는 계속 들썩이고 있다. 에너지와 금속 등 23개 품목 가격을 지수로 나타낸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는 11일 511.05를 기록해 지난해 3월(272.69)보다 87%가 올랐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전년동기대비) 6.8% 상승했다. 1982년 6월 이후 3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오는 12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지난달 CPI는 7% 상승이 예상된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집계했다.

주거비 상승과 임금 상승 압력 등도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물가가 오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그 결과 근로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며 기업은 제품 가격을 올리게 돼 물가가 더 뛰게 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5~19년 미국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2.9%, 인플레이션은 2% 미만으로 유지됐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의 시간당 급여는 1년 전보다 4.8% 올랐지만 CPI는 6.8%를 기록하며 추가 임금 인상 요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Fed의 ‘3월 금리 인상’ 확률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Fed의 ‘3월 금리 인상’ 확률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처럼 뛰는 물가는 ‘인플레 파이터’인 중앙은행의 본능을 자극한다. Fed의 금리 인상 시간표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다. Fed는 지난달 테이퍼링 종료 시점을 오는 3월로 앞당기고 연말까지 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파월이 인플레와의 일전을 선포하며, Fed가 테이퍼링이 마무리되는 오는 3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지난 10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 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올해 3월 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76.4%로 예상했다. 지난달 전망치(54.1%)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Fed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Fed의 예상치(연내 3번)보다 횟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4차례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단지 4차례의 금리 인상뿐이라면 개인적으로 놀랄 것”라며 “인플레이션이 Fed의 생각보다 더 나쁜 상황이면, 생각보다 더 많이 금리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결정 앞둔 한은…“국내요인 따라 운용”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연방준비제도(Fed), 한국은행]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연방준비제도(Fed), 한국은행]

Fed의 긴축 기조가 빨라지면서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추가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는 한은 입장에서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미국이 올해 최소 3차례의 금리 인상에 나선다고 하면 양국 금리 차가 좁혀지며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한은은 올해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국내 경기와 물가 등 종합적으로 볼 때 금리 정상화 기조 끌고 가겠다는 종래의 기조에 변화가 없다”며 “우리(한은)가 움직일 수 있을 때 (Fed보다) 한 발 먼저 움직인 것이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여유를 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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