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화이자·모더나 "봄·가을 오미크론 백신"…전문가 "그땐 유행 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와 모더나가 오미크론 변이를 표적으로 한 백신을 개발 중이라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되면 국내 도입 가능"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오미크론을 겨냥한 백신이 3월엔 준비가 될 것"이라며 "이미 일부 수량은 위험을 무릅쓰고 제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이달 안에 인체를 대상으로 한 오미크론 백신 임상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불라 CEO는 또 이 새 백신은 오미크론 뿐만 아니라, 유행 중인 다른 코로나19 변이들도 예방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오미크론 백신이 필요한지, 어떻게 사용될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일부 국가들이 가능한 한 빨리 오미크론 백신이 준비되길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백신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모더나·얀센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이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개발 중이거나 계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모더나·얀센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이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개발 중이거나 계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 가을을 목표로 오미크론에 특화된 백신을 개발 중"이라며 "곧 임상 시험한다"고 말했다. 

방셀 CEO는 또 "2022년 가을을 위한 (오미크론용) 부스터샷 가능성에 대한 최선의 전략을 결정하기 위해 전 세계 공중보건 지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최근 영국·한국·스위스가 올 가을을 대비해 총 185억 달러(약 22조 980억원) 상당의 선불금을 내고 백신 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도 오미크론 표적 화이자 백신 8000만 회분 등을 선 주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방셀 CEO의 발언과 관련한 중앙일보 질의에 "이전 계약 당시에 변이 표적 백신이 새로 개발되면, 그 백신을 받기로 계약이 돼 있다. 오미크론 백신으로 별도의 새로운 선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다"며 "모더나사에서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개발되고 사용 허가가 나면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불금을 준 것은 맞지만, 계약상 비밀 유지 협약에 따라 액수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11일 NBC뉴스에 따르면 얀센의 모회사인 존슨앤드존슨 대변인은 "오미크론 특화 백신을 추구하며 필요한 경우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AFP=연합뉴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AFP=연합뉴스]

"기존 백신으론 못 막아" 위기감에 개발 돌입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이 이처럼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개발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건 기존 백신으론 오미크론 예방이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데이비드 호 교수팀은 2차 접종을 했어도 오미크론을 중화하는 항체 효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오미크론이 확산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도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쳤지만,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3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델타 변이가 유행했을 당시의 효능인 80%보다 급감한 것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런 점 때문에 현재 오미크론 표적 백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등장 시점에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사들이 제시한 봄·가을에 오미크론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오미크론 대유행이 이미 끝난 뒤일 수 있다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앙일보에 "오미크론 백신이 당장 나온다면 대환영이겠지만, 타이밍이 문제"라면서 "개발을 완료해도 검증과 대량 생산, 배포에 몇 개월이 걸린다. 오미크론 백신이 대량 배포가 가능해졌을 때쯤이면 오미크론이 사라지고 새로운 변이가 또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배포 가능해졌을 땐 오미크론 사라졌을 것"  

NBC뉴스는 전문가들이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준비될 때쯤엔 그 백신이 필요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웨일 코넬 메디컬대의 존 무어 미생물학·면역학 교수는 "새로운 백신 배포가 가능해질 때쯤이면 거의 틀림없이 오미크론은 왔다가 사라진 뒤일 것"이라며 "미국은 현재의 오미크론 급증세가 2월 중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미크론은 (다른 변이들과) 너무 달라서 오미크론을 위한 부스터샷은 다른 변이들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3차 접종이 이뤄지는 모습.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3차 접종이 이뤄지는 모습. [AP=연합뉴스]

백신 전문가인 폴 오피트 박사는 "현재 백신은 위중증 예방에 매우 성공적"이라며 굳이 오미크론 특화 백신을 놓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영국 보건안전청(HSA)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후 20주가 지나면 오미크론 유증상 감염에 대한 예방 효과가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회 접종은 여전히 중증화 예방에 효과적이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부스터샷은  
오미크론의 유증상 감염에 대해 최대 75%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김우주 교수는 "여전히 백신 접종은 중요하지만, 백신만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백신 접종, 거리 두기, 치료제 사용 등 다양한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