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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北, 안보리 긴급회의 노려 발사체 발사…영향력 극대화”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지난 5일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자칭 '극초음속미사일' 1발을 시험발사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5일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자칭 '극초음속미사일' 1발을 시험발사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5일에 이어 11일에도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한 가운데 외신들은 이번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맞춰 이뤄졌다는 데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이날 일주일 만에 두 번째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번 실험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특히 북한의 행동이 미국과 일본,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알바니아 등 6개국이 안보리 긴급회의에 앞서 북한의 마지막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칭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6개국은 공동성명에서 안보리가 “북한의 지속적이고 불안정하며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똘똘 뭉쳐 반대할 것”과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NYT는 국내 언론이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따라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쐈다고 보도한 것과 달리 북한이 발사한 것은 탄도미사일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번 발사가 유엔 안보리가 논의를 막 끝낸 직후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을 인용해 “이번 발사는 정치적, 군사적 동기가 있다”며 북한이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당일로 발사 시간을 조정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어 북한이 올해 들어 벌써 두 차례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군을 강화하라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최근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제조건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해왔지만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북한도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할 경우에만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두 나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총비서가 2018~2019년 세 차례 만났으나 북핵 폐기나 국제 제재 해제에 대한 합의 없이 협상은 결렬됐다고 덧붙였다.

CNN 역시 이번 발사는 지난 5일에 이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두 번째 발사체 발사라며 김정은 정권은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혔으나 많은 전문가는 이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CNN은 이어 북한은 국제법상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실험이 금지되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안보리는 한국 시각으로 이날 새벽 5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공개 토의를 진행했다. 다만 의견만 교환하고 별도의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고 추가 논의도 예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안보리 토의가 시작된 후 2시간27분 만인 이날 오전 7시27분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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