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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리뷰] "번역 앱, 뭐 써?" 이것보면 답 나온다…구글번역 VS 파파고 비교

중앙일보

입력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해외 유학 중인 나는 많은 사람에게 '어떤 번역 앱을 쓰냐'란 질문을 받는다. 이에 대한 답을 이번 리뷰에 담아 소개하고자 한다. 비교 대상은 번역 앱 계의 절대 강자라 불리는 '구글 번역'과 '파파고(네이버)'다. 물론 두 앱의 장단점은 다르다. 음성이나 실시간 대화를 번역할 때 또는 이미지 속 텍스트를 번역할 경우 등 상황에 따라 어떤 번역 앱이 더 유용한지 꼼꼼히 분석했다. 더 효율적인 번역 앱을 찾고 있다면, 잠시 시간을 내서 읽어보시길.

한국인이 즐겨 쓰는 번역 앱 파파고(왼쪽)와 구글 번역. 두 서비스를 직접 써보고 비교했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 구글번역 캡처]

한국인이 즐겨 쓰는 번역 앱 파파고(왼쪽)와 구글 번역. 두 서비스를 직접 써보고 비교했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 구글번역 캡처]

평소 번역 앱을 자주 이용하나요.

물론이에요. 번역 앱은 생각보다 다양한 용도로 쓰입니다. 외국인과 대화할 때는 물론이고 과제 제출, 전문적인 문서 번역, 소설이나 블로그를 읽을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온라인 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많은 번역 방법이 있지만 직접 사용해본 결과, 두 개의 꽤 괜찮은 번역 앱을 찾았고 정착했죠. 바로 '구글번역'과 '네이버 파파고'입니다. 각각 구글과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인공 신경망 기계 번역 기술(Neural Machine Translation)'을 기반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현재 웬만한 사람의 수준을 뛰어넘는 번역 기술로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고 있어요. 두 앱 중 언제, 어떤 상황에 이용하면 더 나은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비교해 보았습니다.

미국 유학생이 직접 써본 번역 앱 #네이버 파파고 vs 구글번역

번역 외에도 이 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요.

번역 앱은 많은 사람의 시간과 비용을 아껴주고, 마음고생을 덜어주는 서비스예요. 실시간 대화 번역도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죠. 그러니 필요 이상으로 '어떻게 발음할까'에 집착하는 대신, 내가 하고 싶은 말의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결국 언어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예요. 그런 면에서 파파고와 구글번역 둘 다 언어 장벽을 넘어 많은 사람이 만나고, 더 많은 생각을 접하며,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치가 있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파파고(왼쪽)와 구글 번역의 메인 화면. 두 서비스 모두 언어에 따라 음성, 대화, 이미지 번역이 가능하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파파고(왼쪽)와 구글 번역의 메인 화면. 두 서비스 모두 언어에 따라 음성, 대화, 이미지 번역이 가능하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실제 비교 결과가 궁금해요.

구글은 총 108개 언어의 번역이 가능해요. 반면 파파고는 13개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해 줍니다. 구글번역과 파파고 둘 다 음성·대화·이미지번역 서비스가 가능한데, 각 서비스가 정확히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음성 번역 → 구글·파파고, 동일한 수준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음성 번역'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가벼운 번역이 필요한 경우 두 서비스 모두 만족스럽게 이용할 수 있어요.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실시간 대화 번역 → 구글이 좀 더 편리
두 명의 대화를 동시에 번역하는 '실시간 대화'는 구글번역·파파고 둘 다 괜찮게 작동합니다. 다만 파파고는 누군가 이야기 할 때마다 언어별 '마이크'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구글은 '동시 번역' 기능이 있습니다. 동시 번역 마이크 버튼을 누르면, 선택 언어 중 하나를 자동 인식하기 때문에 굳이 말할 때마다 버튼을 따로 누를 필요가 없습니다. 사용성 측면에서 구글번역이 더 편하죠. 하지만 실제 사용해 보니 문장의 시작과 끝을 바로 인식하지 못해 뒤섞이는 등 오류가 있더군요. 번거롭더라도 정확한 번역을 위해 말할 때마다 해당 언어 마이크 버튼을 누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구글 번역의 동시번역 기능. 오른쪽 하단의 버튼(빨간 박스)을 누르면, 두 가지 언어를 자동 인식해 번역한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구글 번역의 동시번역 기능. 오른쪽 하단의 버튼(빨간 박스)을 누르면, 두 가지 언어를 자동 인식해 번역한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이미지 번역 → 한영 번역은 파파고가 앞서
'이미지 번역'은 번역하고 싶은 텍스트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번역하는 기능입니다. 이때 근소한 차이지만 파파고가 구글번역보다 장문의 한글 텍스트를 잘 인식합니다. 그래서 한영 번역을 할 때는 파파고를 사용하는 편이에요. 구글은 영문 텍스트의 경우 모든 줄을 잘 인식하는데, 한글 텍스트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단 파파고와 구글 모두 이미지에 있는 한글 텍스트를 번역하려면, 먼저 하이라이트로 번역하려는 부분을 표시해야 해요.

같은 장문의 한글 문장을 파파고(위)와 구글 번역(아래)으로 '이미지 인식'한 결과이다. 근소한 차이이지만, 파파고가 더 매끄럽게 번역했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같은 장문의 한글 문장을 파파고(위)와 구글 번역(아래)으로 '이미지 인식'한 결과이다. 근소한 차이이지만, 파파고가 더 매끄럽게 번역했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한글 번역 → 파파고, 한국 문화에 맞는 높임말 설정 돋보여
파파고에는 '높임말'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을 설정하면 번역 어투가 달라집니다. 구글번역에는 없는 기능이죠. 또 파파고는 번역된 문장의 키워드를 뽑아 사전적 의미를 곁들여 알려주기도 해요. 센스 있는 구성이라 생각해요. 한국인 사용자에 특화된 기능이고요. 그 밖에 파파고에는 테마별 회화 사전이나 어린이를 위한 영어단어 사전 등 다양한 콘텐트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 잘못된 번역이나 인식 오류 신고가 쉬워요. 외국어 데이터가 부족한 파파고는 이런 방식으로 사용자의 평가 데이터를 모아 번역의 질을 높이려는 의도가 엿보였어요. 반면 구글번역에서는 이런 기능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윗 문단을 각각 파파고(왼쪽)와 구글 번역(오른쪽)으로 한영 번역 한 결과이다. 빨간 밑줄로 그어진 곳들을 비교하면 구글번역이 좀 더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낸다. 예를 들어 '영단어 사전'을 파파고는 ‘English Word Dictionary’로 직역하는데, 여기서 ‘Word’라는 단어는 불필요하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바로 윗 문단을 각각 파파고(왼쪽)와 구글 번역(오른쪽)으로 한영 번역 한 결과이다. 빨간 밑줄로 그어진 곳들을 비교하면 구글번역이 좀 더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낸다. 예를 들어 '영단어 사전'을 파파고는 ‘English Word Dictionary’로 직역하는데, 여기서 ‘Word’라는 단어는 불필요하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결론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추천하나요.

가볍게 사용한다면 구글의 한국어 번역과 파파고의 한국어 번역 실력은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좀 더 까다롭게 본다면 파파고는 직역을 하는 경향이 있고, 구글은 번역 본질에 집중하는 것 같아요. 정리하면, 결론적으로 한국어나 한국어와 어순이 비슷한 일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는 파파고를 추천합니다. 인공지능 모델의 결과물은 데이터의 양과 질이 결정합니다. 구글도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네이버는 한국인에게 특화돼 있어요. 다년간 이용자들이 쌓아온 한국어 텍스트가 있으니 국어 번역 면에서는 파파고가 가장 나을 것 같아요. 특히 영문 글을 번역하며 공부한다면, 단어의 사전적 의미까지 나오는 파파고가 훨씬 편리해요. 반면 영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고 싶다면, 구글번역을 추천합니다.
다만 두 앱 모두 과제나 전문적인 문서를 완벽히 번역하기엔 아직 완벽하게 매끄럽지 않으니, 마지막에는 꼭 문법과 글의 흐름을 한 번 더 확인해야 해요. 또 광고 카피 같은 크리에이티브한 글의 경우엔 특유의 느낌을 살리지 못한다는 점은 알아두세요.

이용료가 있나요.

현재 두 앱 모두 무료로 다운로드 및 사용 가능합니다.

개선하고 싶은 부분은요.

두 앱 모두 사실 기반의 문장을 빠르게 번역하기엔 매우 적합해요. 하지만 감성이나 논리력이 필요한 글을 번역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아직 기술이 문맥을 잘 이해하진 못하는 것 같아요. 사람은 상황과 대상에 따라 알맞은 톤과 단어를 선별해 사용하는데, 기계는 아직 인간만큼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또 두 앱 마찬가지로 호흡이 긴 글을 번역하는 데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각 서비스 모두 지금 이 순간에도 수집한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런 부족한 부분도 보완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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