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멸공 언급 않겠다" 하루뒤, 北미사일 뉴스 올리고 'OO'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멸공’ 관련 발언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신세계그룹 계열사 불매운동 포스터와 북한 관련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정 부회장은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 이미지를 올리며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해당 이미지는 2019년 일본 불매운동 때 공유된 ‘노재팬’ 포스터를 모방한 것으로,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잇달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기사 내용을 캡처해 올리며 ‘○○’이라고 적었다. ‘멸공’이라는 단어를 쓰는 대신 북한 관련 기사를 함께 올리며 해당 단어가 ‘멸공’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끔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이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은 지난해 11월 ‘난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일각에서 비판이 일자 정 부회장은 계속해서 ‘멸공’ 관련 게시물을 올렸다.

특히 지난 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까지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정치권으로까지 이슈가 확산했다. 조 전 장관은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며 “거의 윤석열 수준이다”라고 저격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 [사진 국민의힘 선대위]

여기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가세하며 논란이 더 커졌다. 윤 후보는 다음날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를 찾아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와 콩을 구입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파장을 키웠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멸공’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신세계그룹 주가까지 급락하는 등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지난 10일 “더는 멸공 관련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라며 “진로 고민 없으니 정치 운운하지 말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 수습에 나선 지 하루 만에 관련 게시물을 다시 올리며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