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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척하면 돼" 낄낄 댄 10대…판사는 "천만에" 징역형 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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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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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매매를 미끼로 남성들을 유인해 돈을 뜯어내려던 10대 공갈범들이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강도상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공갈)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18)군 등 7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주범 A군은 징역 장기 4년에 단기 3년, 또 다른 주범인 B(20)씨는 징역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나머지 10대 남녀 5명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지난해 6월9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채팅 앱을 통해 제주시 한 모텔로 성매수 남성을 유인한 뒤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흉기로 위협하는 방식으로 금품을 뺏으려고 했다.

일부 피고인들은 성매수 남성과 대화하며 시간을 끌거나, 성관계를 하면 나머지 피고인들이 현장을 급습해 성매매한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들을 감금·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기도 했다.

피고인들은 지난해 12월16일 결심공판 전까지 재판부에 100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반성문에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다시는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그러나 재판부는 결심공판에 이어 이날 선고공판에서도 피고인들에게 크게 호통쳤다. 피고인들이 법정 안과 달리 밖에서는 반성 없는 모습을 보여서다.

공판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하다고 했던 피고인들은 구치소로 돌아가는 호송차 안에서 교도관들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창 유치장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직후 “판사 앞에서 불쌍한 척하니까 넘어가던데”라며 낄낄대고,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쪽지를 돌렸던 일까지 모두 들통났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초범이고 소년범이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소년이라서 무조건 용서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피고인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법을 악용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모두 형사처분으로 판단하겠다"고 선고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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