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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LCD는 잊어라, 올레도스가 온다(feat.메타버스)

중앙일보

입력

앤츠랩이 좋게 내다봤던 기업 중 지난해 내내 주가가 기대에 못 미쳤던 종목이 있습니다. 돌발변수가 생기거나 주변 환경이 갑자기 나빠진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혹시 중요한 걸 빠뜨렸나 싶어 되짚어봤는데, 어라. 11개월 전에 썼을 때보다 오히려 더 좋아졌네요. LG디스플레이입니다.

OLED 롤러블 TV. LG디스플레이

OLED 롤러블 TV.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사업군이 아주 단순합니다. 크게 두가지를 만들죠. LCD(액정표시장치)패널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패널.

LCD패널은 주로 TV나 전자기기(노트북·모니터 등)에 쓰이는데요. 한땐 LG디스플레이가 이걸로 세계를 주름 잡았지만, 중국업체에 1위 자리를 내준 지 오래입니다(1위는 중국 BOE).

LCD TV. LG디스플레이

LCD TV. LG디스플레이

OLED패널은 대형(TV)과 중소형(휴대폰)으로 나뉘죠. 이 중 TV용 대형OLED는 사실상 LG디스플레이가 시장을 독점 중(세계 유일 양산)!

LG디스플레이가 중국업체 공세에 밀려 ‘이제 LCD로는 가망 없어, OLED로 가자’며 LCD 사업을 구조조정하기 시작한 게 2018년. 하지만 여전히 매출에서 LCD 비중이 높죠(2020년 약 70%→2022년 60% 수준 예상) 그래서인지 주가가 LCD 패널, 특히 그 중에서도 오르내림폭이 큰 LCD TV패널 단가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올랐던 LCD TV패널 가격(TV가 많이 팔렸음)이 2021년 하반기부터 꺾일 거란 건 이미 모두가 예상했던 일이었거든요. 그런데도 지난해 여름 LCD 패널 가격이 막상 떨어지기 시작하자, 주가는 아주 무섭게 빠졌습니다(7월 2만5000원→10월 1만7000원, -32%)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줄하향하고, 아예 일부는 커버리지에서 제외하며 줄행랑...

OLED 전광판. LG디스플레이

OLED 전광판. LG디스플레이

정작 OLED 시대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거든요. 드디어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가 빛을 발할 때가 왔건만. 주식시장에선 영 인정을 받지 못해서 안타까웠다는.

앞으론 어떨까요. OLED TV 시장 전망은 아~주 밝습니다. 올해 LG디스플레이의 OLDE TV패널 출하량이 800만대였는데요, 내년엔 1000만대로 늘 거라고 합니다. OLED TV 시장은 쑥쑥 크는데, 패널의 99%를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니까요.

무엇보다 이미 기사화된 대로 올해엔 삼성전자에도 OLED TV패널을 공급하게 되겠죠(현재 마지막 조율 단계). 아마도 연 150만~200만대 분량을 3년 이상 장기공급하는 계약을 맺게 될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세계 TV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OLED TV를 내놓는 건 2013년 이후 9년 만! LG전자야 경쟁이 치열해지니 걱정이겠지만,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OLED TV 시장이 커지면 무조건 땡큐입니다.

 애플이 내놓을 XR기기는 헤드셋? 글래스? 상상은 자유. 위 사진 역시 상상으로 만든 것. 셔터스톡

애플이 내놓을 XR기기는 헤드셋? 글래스? 상상은 자유. 위 사진 역시 상상으로 만든 것. 셔터스톡

최근 주가를 회복시키는 데는 이게 또 한몫했죠. 애플 XR기기. 애플이 XR(확장현실) 기기를 개발 중이란 건 이미 알려진 사실. 그 핵심부품을 LG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이라는 점도 여러번 보도됐죠. 바로 ‘OLEDoS(OLED on Silicon) 디스플레이’가 그겁니다(‘올레도스’라고 읽으면 됩니다).

이쯤에서 이 말이 안 나올 수 없죠. 메타버스. 메타버스를 제대로 즐기려면 간편하면서도 아주 새로운 XR기기가 필요한데요. 이걸 애플이 (아마도) 올해 하반기쯤 내놓는 거죠. 그리고 거기엔 가벼우면서도 속도가 빠르고 화질이 좋으면서 소비전력도 낮은, 한마디로 이전엔 없던 디스플레이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LG디스플레이의 올레도스란 말씀.

물론 아직 애플의 그 신제품이 과연 어떻게 생겼을지(아마도 헤드셋? 설마 글래스?!) 얼마나 혁신적일지, 실제로 소비자들이 살 만할지. 알려진 바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몇달 만에 사라져버릴 유행이 아닌 건 분명해 보이고요. ‘메타버스 관련주’인 거 맞습니다.

주가에 악재였던 LCD패널 가격 하락이 좀 주춤해질지, 계속될지에 대해선 전망이 좀 엇갈립니다. 하지만 이제 LCD패널 단가와 주가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질 때가 됐죠.

연간 실적만 보면 2022년이 2021년보다 못할 겁니다. 작년 상반기에 워낙 LCD 가격이 좋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저효과인데요.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처음으로 OLED TV패널 사업이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무려 사업 시작 8년 만에..) 올해도 쭉 흑자일 전망. 그러니까 이제 LCD 가격 타령은 이제 그만!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예전의 그 LGD는 잊어라

이 기사는 1월 10일자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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