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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MB는 가짜 실용, 난 진짜…실적으로 여기까지 왔다" [단독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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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가에 대해 "그분(이 전 대통령)하고는 비교 안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가에 대해 "그분(이 전 대통령)하고는 비교 안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그분은 가짜 실용주의자다. 그리고 나는 실제로 실용주의자다.”

이재명(58)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이명박 전 대통령(MB)와 자주 비교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광역단체장 시절의 추진력과 성과 등을 기반으로 대선에 도전하고, 도덕성보다는 능력이 더 높게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그는 MB와 닮았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MB를 “자기 이익을 위해서 (권력을) 쟁취한 분”으로 규정하며 “그걸 국민들이 다 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감성이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실적이 있다고 믿고, 실적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성과 없이, 국민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무능한 결과를 빚는다면 (그건) 저 자신의 실패”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을 거론하며 “정치인에 대한 지지라고 하는 게 선언이나 외향, 이런 데서 오는 게 아니고 성과에서 온다. 내가 그걸 처음으로 증명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0일 예정된 인터뷰 시각보다 10분 가량 늦게 도착했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한 그는 "촉박하긴 한데 후다닥 하면 되겠지. 정한대로 합시다"라며 분야별로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김상선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0일 예정된 인터뷰 시각보다 10분 가량 늦게 도착했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한 그는 "촉박하긴 한데 후다닥 하면 되겠지. 정한대로 합시다"라며 분야별로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김상선 기자

이 후보는 이날 1시간 남짓한 인터뷰에서 ‘역량(7회)’, ‘실적(6회)’, ‘실용(6회)’, ‘성과(5회)’ 등의 단어를 즐겨 썼다. 그는 MB와 자신을 비교하는 대목에서 “나는 남은 인생이 워낙 많은 사람이라 비난받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는 말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G5(주요 5개국) 진입·국민소득 5만 달러’ 공약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의 ‘747 공약(성장률 7%·국민소득 4만 달러·7대 강국 진입)’을 연상시킨다"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747은 누가 봐도 불가능한 소리”라고 선을 그었던 그는 이날도 “747은 기망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제 공약에 대해선 “내가 임기 내에 반드시 (국민소득) 5만 달러를 한다는 게 아니고, 5만 달러로 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고, 내가 말하는 게 나름 상당히 근거가 있다”고 했다.

10일 인터뷰는 4명의 중앙일보 팀장이 분야별 질문을 묻고 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테이블 왼쪽부터 이 후보, 정효식 사회1팀장, 유지혜 외교안보팀장, 서승욱 청치팀장,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김상선 기자

10일 인터뷰는 4명의 중앙일보 팀장이 분야별 질문을 묻고 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테이블 왼쪽부터 이 후보, 정효식 사회1팀장, 유지혜 외교안보팀장, 서승욱 청치팀장,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김상선 기자

‘유권자에게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이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외향성이 비슷할 수 있지만, 트럼프와도 좀 많이 다르다”면서 “나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이고, 국민 중심적이고, 사욕을 위해서 정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트럼프식 리더십에 대해선 '갈라치기'라고도 했다.

이날 이 후보가 답변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질문은 부동산 정책 관련이었다. 분양가 상한제와 수도권 주택 공급정책 관련 질문이 나오자마자 “제일 중요하다”면서 공급·세제·규제를 아우른 자신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해 7분 45초간 쉼 없는 열변을 토했다.

외교 분야 답변에선 ‘실용주의’ 기조가 두드러졌다. 대중 관계와 관련된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해선 “중국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기보다 우리의 경제문제와 국민의 삶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증강에 대한 레드라인’을 묻자 “외교관계에서 레드라인이라는 게 바람직한지 잘 모르겠다.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답이 돌아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하느냐에 대해서도 “믿지도 않고 안 믿지도 않는다. 거기에 의존하면 안 되고,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인터뷰를 위해 수십장 분량의 답변지와 참고자료를 준비했지만, 이 후보는 즉문즉답 형식으로 인터뷰를 소화했다. 이날 인터뷰는 중앙일보에서 서승욱 정치팀장, 유지혜 외교안보팀장,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정효식 사회1팀장이 참여하는 집단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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